dd
지난해에만 나무 24만 그루 분량의 신용카드 영수증이 발행됐지만 소액결제 영수증 대부분이 발행 즉시 버려지고 있어 자원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수증 용지에서 환경호르몬까지 검출된 상황에서 환경부가 영수증 선택 발급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부처 등의 합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발행 즉시 버려지는 신용카드 영수증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한 편의점을 찾은 손님들은 음료수나 담배, 잡화 등을 사며 대부분 신용카드를 점주에게 건넸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손님들은 대부분 점주가 영수증을 건네기도 전에 "버려주세요"라고 말한 뒤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편의점 점주 이 모(48·여) 씨는 "신용카드로 결제한 손님 중 열에 일곱은 영수증을 받아가지 않거나 받아도 즉시 찢거나 버린다"고 말했다.
인근 대학가인 신촌의 커피 전문점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영수증을 챙겨가는 손님들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커피전문점 주인 박미성(46·여) 씨는 "영수증을 출력해서 드리면 대부분 손님들은 금액을 확인하거나 휴대전화로 오는 메시지를 체크한 다음 버리고 간다"고 말했다.
손님 박순봉(30) 씨는 "어차피 휴대전화로 내역이 와서 지갑에 자리만 차지해 버려달라고 하는데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만 63억 건 발행…A4 24억 장, 30년 수령 나무 24만 그루 분량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결제 건 수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44억 건, 53억 건, 63억 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보통 영수증이 카드회사 제출용, 업체용, 고객용 3부가 발행되고 1부를 10cm로 가정했을 때, 2010년 한 해에만 발급된 영수증 길이가 1백89만km다. 지구 둘레를 무려 47바퀴나 돌 수 있는 길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영수증 가로 길이가 7.9cm임을 감안할 때 면적으로 본다면 A4 용지 24억 장 분량인 149㎢이고 30년 수령 나무 24만 그루가 베어져야하는 분량이다.
가장 많이 쓰이는 영수증 감열지 가격이 70m 당 850원임을 감안하면 230억 원에 달한다. 이 감열지는 표면에 덧입혀진 화학성분 때문에 다른 종이와는 달리 재활용도 불가능하다.
s
◈바로 버려지는 고객용 영수증이라도 발행 안 한다면이에 따라 대부분 버려지고 있는 고객용 영수증이라도 아낀다면 천문학적인 자원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YMCA 서영경 팀장은 "요즘 카드 영수증에는 거래 명세뿐 아니라 업체 광고가 들어가 필요보다 더 많은 영수증이 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또 "영수증 감열지에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검출된 상황이라 선택 발급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8월 감열지에서 내분비교란 의심물질인 '비스페놀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환경부 영수증 선택 발급제 추진했지만 지지부진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해 종이절약 차원에서 행정안전부 내부 공모로 고객용 영수증을 원하는 사람에게만 발급해주는 제안을 채택해 실행에 옮기려 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실무 협의를 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며 "법적인 문제와 신용카드 결제 기기를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