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명절을 맞아 디앤샵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각종 파격할인가의 화장품 선물세트가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파격가 상품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단종된 상품들로 구성돼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70~80% 파격 할인가를 내세운 설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 상품은 여성 화장품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보습라인 13종에 5만2,400원(원제품 구성가격 25만8,000원), 초보습 11종 세트에 4만9,900원(원제품 구성가격 34만원) 등이 그 예다.
파격할인율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이를 보는 소비자들은 이렇게 팔고도 남는게 있을까라고 의아해 할 정도다.
그렇다면, 원제품 구성가격이 30만원을 넘는데 어떻게 5만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이들 제품이 구성될 수 있었을까. 이는 화장품 유통 구조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화장품업계 관례상,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구성된 파격할인가의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서브라인 상품이다.
해당 제조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상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팔리지 않는 단종된 상품"이라며 "재고로 남아있는 상품을 설 명절 등 대목에 맞춰 선물세트로 구성해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의 특성상 새롭게 리뉴얼된 상품을 판매하게 되면 이전 라인은 생산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 이 때 새롭게 리뉴얼된 라인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판매를 촉진하게 되고 이전 상품라인은 온라인으로 올려져 판매가 된다.
이러한 것은 화장품 업계의 전형적인 마케팅 수법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철수한 서브라인의 남은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상품들이 하자가 없는 정품임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상품의 제조연월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보다 오래된 상품이 많다.
상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통상적으로 화장품의 유통기한은 2년정도로 본다. 이 때문에 대리점 측에서는 생산한 지 2년이 다되가는 상품은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싸게라도 파는 게 이득이 된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상품이지만, 유통기한 등의 하자가 있는 상품이 아닌 모두 정품"이라며 "재고의 소진을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소비자들은 속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유통단계를 줄여 저렴하게 나온 상품일거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단종된 상품이라서 당황스럽다는 것이다.[BestNocut_R]
서울 화양동에 사는 김수현씨(32)는 "동일한 상품을 유통마진을 줄여 싸게 파는 것인줄만 알았다"며 "사전 고지 없이 동일한 상품인것처럼 판매한 이후에 알게되니 속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디앤샵 측은 "특가 판매됐던 상품은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에서만 판매되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일반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지 않을 뿐 단종 상품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제조일자 역시 2011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생산된 최근 제품"이라며 "설을 앞두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큰 혜택을 주기 위해 몇 달 전부터 마진을 포기하고 다양한 추가증정품을 준비, 기간 한정으로 판매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