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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문재인 말엔 형용사, 부사 없지만 진정성 있다”

정치 일반

    윤여준 “문재인 말엔 형용사, 부사 없지만 진정성 있다”

    문재인, 민주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사람
    문재인, 지금 대통령 되어도 괜찮겠다는 판단 들어

    윤여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방송일 : 2012년 9월 28일 (금) 오후 7시■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출 연 : 문재인 캠프 윤여준 前환경부장관


    ▶정관용>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국민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된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스튜디오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윤여준> 예,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이네요.

    ▶정관용> 왜 이걸 맡으셨어요?

    ▷윤여준> (웃음) 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지금 정 교수님 설명을 듣고 보니까요, 제가 바로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는 사람이네요.

    ▶정관용> 그렇지요.

    ▷윤여준> 그러면 아무 데라도 갈 수 있는 것 아니에요?

    ▶정관용> 아, 물론 가실 수 있지요.

    ▷윤여준> (웃음) 그런 거지요, 뭐. 삶이라는 게 꼭 무슨 계획하고 설계해서만 사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뜻밖의 일이 생길 수도 있고. 그런 것 같아요, 살아보니까.

    ▶정관용> 뜻밖의 일이란, 대체로 다 이유가 있습니다.

    ▷윤여준> 뭐 우연이냐, 필연이냐, 우연은 없다는 이야기도 듣고 있습니다. 어쨌든 그런데 본인으로서는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라는 뜻이지요.

    ▶정관용> 아, 스스로?

    ▷윤여준> 그럼요.

    ▶정관용>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까?

    ▷윤여준> 아니, 그러니까 저는 평소에 그러니까 대통령 선거에는 제가 간여할 일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고 그래서 전혀 그런 쪽에 생각은 안 두고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9월 중순 무렵에 문화계에 계신 분인데, 전서부터 아는 분들이었어요. 그분들이 좀 찾아오시겠다고 그래서 뭐 그러시라고 그래서 만났지요.

    ▶정관용> 누가? 문화계 쪽에?

    ▷윤여준> 예, 문화계 쪽에, 뭐 유명한 분은 아니고요. 그런데 이제 그분이 와서 하시는 말씀이 문재인 후보하고 오랜 동안 인연을 맺고 살았대요. 그래서 잘 안다고...

    ▶정관용> 지금 답변하시는 걸 보니까 안철수 교수, 문재인 후보가 막 헷갈리시는 것 같아요.

    ▷윤여준> 아니, 요새는 하도, 어제 그저께 이틀 동안 그냥 거의 언론 인터뷰 종사하다시피 하다 보니까 맨날 나오는 사람이 두 사람이다 보니까...

    ▶정관용> 단어가. 예, 알겠습니다.

    ▷윤여준> 그래서 헷갈려가지고... (웃음)

    ▶정관용> 그래서, 9월 중순에 문화계 인사가 문재인 후보와 가까웠다, 하면서?

    ▷윤여준> 예, 그래서 이제 본인이 보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는 설명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아니, 뭐 안 그래도 TV를 통해서 보나, 주변분 말 들어보나 참 굉장히 인품이 좋은 분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런데 문 후보가 요새 자꾸 윤 장관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민주당 후보가 되고 나면 좀 도와줄 수 없느냐, 라고 완곡하게 의사 타진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정관용> 9월 중순이면 사실 경선 끝나기 전이네요?

    ▷윤여준> 그러니까 수도권 경선 시작하기 전이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분들이 이렇게 말했거든요. 큰 이변이 없는 한 수도권 경선에서도 이길 것 같다. 그 기억을 보면 직전인데, 그래서 제가 그렇게 말씀드렸지요. 아이고, 그건 우선 첫째 저를 과대평가하셨을 것 같고, 둘째 저는 그런 데에 관심이 없으니까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그러고 그냥 돌아가셨어요, 그분들도. 그런데 그 뒤에 그분이 아닌 다른 분들이, 학계에 계신 분들도 있고, 뭐 종교계에 계신 분도 있고, 의사이신 분도 있고, 어떻게 한국 사회가 좁다 보니까 저도 잘 알면서 또 문 후보도 잘 아는 분들이 좀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이 산발적으로 찾아오시기도 하고 그래 가지고, 자꾸 문 후보 말씀을 하면서 좀 봐줬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이다.

    ▶정관용> 그러니까 다 문 후보가 그렇게 보낸 건가요?

    ▷윤여준> 아니,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정관용> 그런 건 아니고요?

    ▷윤여준> 예, 아니고요. 그냥 이제 주변 가까운 분들이 자기들도 뭔가 도와야 된다는...

    ▶정관용> 알겠습니다.

    ▷윤여준> 그런 생각으로 그러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제 다 사양했지요. 뭐 그런 능력이 없고 그런 마음도 없다고. 그랬는데, 그러니까 지난 월요일, 24일이지요. 그 전 주말에 문 후보를 모시고 있다는 분이 전화를 걸어가지고 후보께서 좀 월요일 아침 조찬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그러시는데 가능하겠느냐, 그래서 뭐 아침이야 대개 약속이 없으니까 가능하다고 그랬어요.

    ▶정관용> 그 월요일이 바로 이번 주...

    ▷윤여준> 지난주 24일인데.

    ▶정관용> 며칠 전 월요일인 거지요. 그날 처음 만나신 거예요, 그러니까?

    ▷윤여준> 그렇지요. 그렇게 마주앉은 것은 처음이지요. 전에는 몰랐던 분인데요, 작년에 무슨 행사장에서 악수 한 번 한 게...

    ▶정관용> 알겠습니다.

    ▷윤여준> 그래서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한 두 시간쯤 이야기를 했어요. 그게 이제 처음 마주앉아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마주앉아서 이야기를 해보니까 제가 텔레비전 영상을 통해서 받았던 인상으로 판단했던 사람하고 많이 다르구나, 하는 걸 알겠더라고요. 얼마 안 되어서, 이야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정관용> 영상으로 판단한 문재인은 어떤 사람이었어요?

    ▷윤여준> 말하자면 이제 아주 소박하고 소탈하고 정중하고 아주 훌륭한 인품을 가졌지만, 권력을 잡고 국가를 운영하고 뭐 정치를 요리한다는 게 험한 일인데 그런 일을 감당하기에는 좀 너무 나이브한 면이 있지 않나, 하는 그런 인상을 받았거든요. 그건 아마 저만이 아니고 많은 분들이 같은 인상을 받았던 것 같아요.

    ▶정관용> 하긴 초창기부터 권력 의지가 과연 있냐, 뭐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지요.

    ▷윤여준> 예,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지요. 그랬는데, 만나서 딱 이렇게 이야기를 해보니까 역시 인품은 훌륭하다는 것을 금방 알겠는데 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딱 느끼겠더라고요. 아, 내가 이렇게 너무 나이브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했던 게 이게 잘못 생각이었구나, 하는 걸 금방 느끼겠어요. 그래서 제가 사람을 잘못 봤다, 그랬는데, 그 양반 장점이, 이게 처음 마주앉은 거잖아요. 처음 마주앉은 사람도 사실 마음이 굉장히 편하게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그리고 말씀이 이렇게 속도가 느리고 형용사와 부사가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말이 화려하지 않지요. 매끈하지도 않고. 좀 투박하지만, 그렇지만 굉장히 상대방 마음을 울리는 그런 진정성이 실려 있다는 느낌을 주고. 그래서 왜 처음 마주앉은 사람이라도 마음이 편해지면 마음을 열게 되잖아요.

    ▶정관용> 첫눈에 반하셨네요.

    ▷윤여준> 아니, 반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장기가 있는 분이라는 것을 느끼겠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그분이 주로 이제 본인이 이런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게 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그건 당연히 고민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그러면서 본인이 보는 현재 시국, 그러니까 나라가 처한 현실의 어려움을 본인 나름대로 진단한 것을 쭉 자기 견해를 설명을 해요. 그런데 뭐 거의 똑같은 공감을 하는 진단이었어요. 그러면서 자,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된다고 가정하면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를 가지고 고민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또 자기 구상이랄까, 생각을 밝히는데 그게 상당히 건전한 문제의식이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정관용> 바로 부탁하던가요, 도와달라고?

    ▷윤여준> 예,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 한국 사회가 지나치게 갈등이 오랜 세월 동안 이게 완화가 되지 않고 점점 증폭이 되어서 이렇게 가다가는 나라가 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간다. 내년, 후년 남들이 다 경제적으로, 또는 외교안보적으로 다 어려운 시절과 도전이 온다, 그러는데 이런 것을 극복하려면 뭐 정부와 국민, 여야, 대통령과 국민이 다 한 덩어리가 되어서 이걸 뚫고 나가야 되는데 갈등이 이런 상태까지 심해지면 그게 안 되지 않냐. 그런 위기 앞에 어떻게 대처하겠느냐. 그게 굉장히 걱정이 된다는 거지요.

    ▶정관용> 그래서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

    ▷윤여준> 예, 하시면서 그 국민 통합이 이제 절박한 과제가 되었다. 그것을 입증하는 게 새누리당도 국민통합위원회 만든다는 것이고.

    ▶정관용> 만들겠다고 밝혔지요.

    ▷윤여준> 예, 안철수 교수도 그런 기구는 없지만 행보는 다 통합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니까 이것은 모든 정당과 정치인들이 느끼는 절박한 과제, 국가적 과제 아니겠느냐. 그러니까 이렇게 말하대요. 이건 꼭 저 문재인을 위한 것만도 아니고 또 민주당만을 위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윤 장관이 평소에 쓰신 글, 인터뷰한 것, 책, 봤다 이거예요. 평소에 나라 걱정 그렇게 많이 하는 분이니까 이런 국민 통합의 일은 좀 맡아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이제 저를 설득하시더라고요.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안 하겠다고 하기가 좀 딱해요. 그래서 그냥 아이고, 뭐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까 제가 그러면 고민을 좀 해보지요, 그렇게 하고 일어섰어요. 제가 바로 대답을 안 하고. 그랬는데 그 후에 바로 이제 가까이 모시고 있는 분이 찾아와서 아니 뭐 후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모시고 오라고 했으니까 승낙하라는, 답 해달라는 거예요. 승낙하라는 거지요.

    ▶정관용> 그래서 고민 끝에 결국?

    ▷윤여준> 예, 그래서 그 다음날, 월요일 아침에 뵀잖아요. 화요일 밤늦게 아유, 그럼 뭐 제가 한번 해보지요. 그러면서...

    ▶정관용> 알겠습니다.

    ▷윤여준> 그러면서 한 가지 다짐을 할 것은 저는 선거 관련 업무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정관용> 그래요?

    ▷윤여준> 오직 국민 통합 이 일만 그런 것을 하겠습니다. 그래서 후보도 좋다, 그래서 이제...

    ▶정관용> 선거 전략이나 캠프 일에는 간여 안 하시고?

    ▷윤여준> 예, 그런 데는 저는 일체 간여 안할 생각이고. 제가 뭐 간여할 능력도 없고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윤여준> 그럴 위치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정관용> 국민 통합에 그럼 주력하겠다, 그 일만 하시겠다?

    ▷윤여준> 그렇지요. 관련된 일만.

    ▶정관용> 그 일이 어떤 일인지는 이따가 제가 좀 여쭤보고요. 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합류하게 되었는지를 좀 길게 설명하셨으니까, 이제부터는 좀 단답형으로. 저랑 몇 년 전에, 또 몇 분하고 이렇게 대담해서 <문제는 리더다="">라는 책을 펴내셨어요. 거기에서도 윤 전 장관께서는 우리 국민들의 수준 많이 좋아졌고 여러 가지가 좋은데 리더가 항상 문제다, 그 말씀 하셨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그때 지적한 리더로서 충분합니까?

    ▷윤여준> 충분하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요. 그런데 제가 그분을 관찰한 게 뭐 얼마 안 되니까...

    ▶정관용> 두 시간 만난 게 다입니까?

    ▷윤여준> 예, 두 시간 만난 게 직접 만난 것은 다이고 그분이 등장한 지가 얼마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그분을 뭐 충분히 관찰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뭐 충분하다, 불충분하다, 이렇게 단답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요. 그러나 제가 만나서 이야기해보면서 하나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아, 굉장히 민주적인 리더가 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었어요. 본인도 수평적 리더십을 상당히 강조했지만, 그 이야기하는 가운데에서도 행동양식이나 의식이 상당히 민주적이라고 느끼겠더라고요. 저는 그런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봤거든요.

    ▶정관용> 그런데 그 두 시간 정도의 만남에서 그렇게 나이브하지 않구나, 상당히 강하구나.

    ▷윤여준> 강인한 데도 있고 자기 중심도 확실히 있고.

    ▶정관용> 그리고 또 상당히 진정성을 보인다, 사람을 편하게 해준다, 또 민주적 리더십이 보였다. 그러니까 두 시간 만남으로 그렇게 사람을 판단할 수 있나요?

    ▷윤여준> 아니, 그러니까 판단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 정도 가지고도 제한된 판단을 할 수 있지요.

    ▶정관용> 윤 전 장관님 인생에서도 사실은 중요한 또 하나의 선택일 수 있는 대목 아닙니까?

    ▷윤여준> 뭐 그럴 수 있지요.

    ▶정관용> 그런데 선택이 되더라?

    ▷윤여준> 예,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제 스스로 느꼈고.

    ▶정관용> 알겠습니다. 혹시 박근혜 캠프나 안철수 캠프에서 도와달라는 연락 온 적은 없었어요?

    ▷윤여준> 연락이 온 적은 없습니다.

    ▶정관용> 만나신 적은 있고요?

    ▷윤여준> 없고요.

    ▶정관용> 박근혜 후보도?

    ▷윤여준> 예, 없습니다. 박근혜 후보를 뵌 것은 몇 년 되는 것 같고요.

    ▶정관용> 몇년 전? 새누리당 쪽에서는 연락 온 적이 전혀 없었고?

    ▷윤여준> 없습니다.

    ▶정관용> 먼저 그러면 안철수 후보의 한때, 지금 여러 가지 말이 많았습니다. 청춘 콘서트 기획자가 맞느냐, 안 맞느냐, 멘토가 맞느냐.

    ▷윤여준> 아, 기획자는 저 혼자 기획한 것은 아니니까.

    ▶정관용> 그 기획에는 그럼 참여하셨던 거지요?

    ▷윤여준> 물론이지요.

    ▶정관용> 법륜 스님 그 팀하고?

    ▷윤여준> 그렇지요. 그 평화재단 내에 이제 기획팀이 있었거든요. 그 책임을 제가 지고 있었던 것이고, 그 다음에 이제 청춘 콘서트의 기획과 진행,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있었거든요.

    ▶정관용> 그러니까 기획자가 맞네요?

    ▷윤여준> 기획자 중의 하나지요.

    ▶정관용> 그래도 책임을 지고...

    ▷윤여준> 책임자... (웃음)

    ▶정관용> 그때는 그러니까 안철수 교수랑도 자주 만나셨을 것 아니에요?

    ▷윤여준> 그럼요, 일 때문에요.

    ▶정관용> 그리고 같이 콘서트에 참여도 했고요?

    ▷윤여준> 예, 그것도 했고요.

    ▶정관용> 그런데 뭐 300명 중의 한 명이라는 이야기를 들으시니까 기분이 어떠셨어요?

    ▷윤여준> 아, 뭐 유쾌한 기분은 아니지만 그런데 왜 별안간 이 사람이 이런 말을 했을까, 하고 의아했는데, 바로 이제 본인으로부터 설명이 왔어요. 그래서 알아봤더니 이제 트위터 상에 뭐 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공격이 있었는데, 주요 내용이 그거라는 거지요. 제가 한나라당하고 결탁을 짜서 야당 후보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해서 안철수 교수를 이렇게 띄었는데 안 교수는 그걸 모르고서 놀아났다, 그래서 민심이 성이 났다, 이게 분노한 민심이다, 해가지고 이게 안 교수한테 가져다줬다는 거지요. 그래서 안 교수가 이제 그런 험한 경험을 한 분이 아니니까 굉장히 놀라고 당황했나 봐요. 그래서 이제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할 목적으로 하다 보니까 그렇게 말이 나간 것 같은데요, 그런데 본인이 뭐 다른 악의가 있어서 저한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제가 금방 알았고, 뭐 그래서 저는 그것을 그렇게 크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어요.

    ▶정관용> 300인 가운데 한 명이라는 발언 후에 만나셨어요?

    ▷윤여준> 그 후에는 못 만났지요. 그게 아마 안 교수가 순천에서 열린 청춘 콘서트에서 그렇게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전라남도요. 거기가 이제 처가의 고향이거든요. 그래서 특별히 거기에 우리가 많이 신경 쓰고 준비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러니까 그리고 나서는, 그게 그러니까 시장을 안 나간다고 한, 저한테 이야기한 것이 전화상으로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물어봤거든요. 그랬더니 가족의 반대가 완강해서 어렵겠다, 라고 이야기한 것이 9월 2일인가 3일인가 그래요.

    ▶정관용> 작년?

    ▷윤여준> 예, 그 전에는 얼굴을 못 봤고, 그게 제가 마지막 통화였던 것 같아요.

    ▶정관용> 그리고서는 지금까지는?

    ▷윤여준> 얼굴 본 일이 없습니다.

    ▶정관용> 연락이나 만나신 일이 없다?

    ▷윤여준> 예, 전화도 한 일이 없고. 연락할 일이 없지요. 왜냐하면 그분은 시장을 안 나가게 되니까 그냥 학교로 갔고 저는 저대로 작년에 책 쓰는 게 몇 달 밀려가지고 굉장히 초조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이제 빠져가지고 저는 책 쓰는 데에만 매달리고. 그러다 보니까 뭐 일이, 만날 일이 없는 거니까요. 자연히 안 만나게 되었지요.

    ▶정관용> 그래도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고 이럴 때 상의도 없었습니까?

    ▷윤여준> 아유, 안 하지요. 꼭 저한테 뭐 그걸 굳이 상의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정관용> 민주당 쪽하고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접촉은 없으셨잖아요.▷윤여준> 없었지요.

    ▶정관용> 그렇지요?

    ▷윤여준> 예.

    ▶정관용> 그런데 사실 뿌리로 치자면 과거 민정당, 한나라당으로 쭉 이어져오는 그쪽...

    ▷윤여준> 저는 민정당에 관계한 일은 없지만요, 행정부에 있었으니까.

    ▶정관용> 전두환 정부 때 이제 행정부로, 기자 하시다가 들어가셨고?

    ▷윤여준> 예.

    ▶정관용> 그리고 이제 국무총리실, 청와대 활동 오래 계시다가 김영삼 정부 때까지도 쭉 이어져오지 않았습니까?

    ▷윤여준> 그렇지요.

    ▶정관용> 그 후로는?

    ▷윤여준> 그러다가 이제 이회창 총재를 모시고 한나라당 일하고, 국회의원하고, 그리고 이제 2004년 5월 31일이 이제 16대 국회 임기 말인데, 끝나는 날인데 그날 임기 끝나는 날 제가 여의도연구소장 사표를 내면서 탈당계를 같이 냈거든요. 그러니까 당을 떠난 지가 8년이 좀 넘나요? 그렇게 되지요.

    ▶정관용> 그래도 어쨌든 우리의 양대 정당 아닙니까. 그 중에 한쪽에 계시다가 갑작스럽게 다른 쪽으로 오신 거예요.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여준> 그러니까 뭐 동가식서가숙하는 사람이니까 아무 데도 가는 거지요, 뭐. (웃음) 아니, 저는...

    ▶정관용> 표현을 그렇게 하실 수도 있지만...

    ▷윤여준> 저는 한나라당에 있을 때도 저는 한나라당 소속의 국회의원이라는 생각으로 사무를 보지는 않았어요. 가급적이면 그런 당파적인 입장을 떠나서 조금 사무를 조금 냉정하게 보고 객관적으로 보자, 하는 그런 노력을 했던 편이고요. 그러니까 저한테 그렇게 당파성이 체질화되어 있지 않거든요. 더군다나 요즘에 보면 세계적으로 흐름이 점점 정당들이 다...

    ▶정관용> 비슷해져요.

    ▷윤여준> 가까이 오잖아요, 접근해서. 그러니까 크게 뭐 이상하게 볼 것도 아니지요, 뭐. 제가 무슨 입당을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민주당에.

    ▶정관용> 입당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윤여준> 아니지요.

    ▶정관용> 그래도...

    ▷윤여준> 국민 통합 일이라는 것은 꼭 입당 안 해도 되는 일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어차피 이것은 뭐 한시적으로 대선 끝나면 이것은, 이 기구는 없어질 테니까 제 일은 어차피 그때까지이고. 그러니까, 저는 뭐 정치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당에 입당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관용> 자, 그리고 또 한 가지는 현재로서는 어쨌든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3강의 구도입니다. 거기에서 예를 들어서 직접 가서 어떤 일을 한다, 안 한다를 떠나가지고 윤 전 장관께서, 아니, 윤 위원장께서 예를 들어서 뭐 박근혜 후보가 되는 게 이 시대에 맞겠다, 뭐 안철수 후보가 되는 게 이 시대에 맞겠다, 이런 판단을 하셨다면, 그랬다면 문 후보가 아무리 간곡하게 요청해도 안 가셨을 것 아니에요?

    ▷윤여준> 어...

    ▶정관용> 그 이야기는 다시 말하면...

    ▷윤여준> 아니, 뭐 시대에 맞겠다, 안 맞겠다 하는 판단보다도, 제가, 저는 능동적으로 어느 쪽에도 가서 일할 생각을 했던 사람이 아니고, 안 하겠다고 했으니까요. 또 그쪽에서도 아무런 저한테...

    ▶정관용> 요청이 없었고.

    ▷윤여준> 관심 표명이 없었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그 생각을 안 하고 있었던 거지요. 그런데 뜻밖에도 이쪽에서...

    ▶정관용> 요청이 왔고.

    ▷윤여준> 문 후보와 가까운 분들이 그렇게 번갈아가면서 저한테 설득을 해도 저는 끝내 하여간 안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결국은 이제 문 후보를 직접 만나서...

    ▶정관용> 하시게 되고.

    ▷윤여준> 약 두 시간 이야기하는 사이에 마음이 움직여서 결국은 제가 이렇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사실은 저 자신도 이것을 계획하거나 예상했던 일이 전혀 아닌 거지요.

    ▶정관용> 그렇지만 어쨌든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제일 좋겠다, 그래서 가신 것 아니에요?▷윤여준> 그러니까 제일 좋겠다, 라고 비교해서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아, 이분이 지금 대통령이 되어도 괜찮겠네, 하는 생각은 했지요. 아, 이분이 되어서는 안 되겠네, 라고 생각했으면 제가 뭐...

    ▶정관용> 그건 아니지만.

    ▷윤여준> 아무 일도 맡았을 리가 없지요.

    ▶정관용> 그런데 문 후보 대신에 예를 들어서 뭐 안 후보하고는 이제 앞으로도 이야기가 남아 있으니까, 박근혜 후보 쪽이 되는 게 낫다, 라는 판단은 안 하신 것 아니에요?

    ▷윤여준> 아, 더 낫다, 그러니까 뭐 비교해서 더 낫다, 이런 생각을 해본 일은 없습니다.

    ▶정관용> 다시 질문 드리면 현재 정권은 어쨌든 새누리당 정권입니다. 정권 교체가 필요합니까, 아닙니까?

    ▷윤여준> 아니, 저는 정권 교체를 해도 아무 관계없다고 보지요.

    ▶정관용> 해도 아무 관계없다?

    ▷윤여준> 예, 뭐 정권이 교체되는 게 무슨 난리 나는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관용> 그게 아니라 박근혜 후보가 되어도 상관없다?

    ▷윤여준> 아니, 뭐 국민이 선택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다만 제가 그동안 박근혜 후보의 리더십에 대해서 여러 차례 좀 비판한 게 있습니다. 충고를 위한 비판이었는데, 그 리더십의 성격이 너무 권위주의적이고 수직적이라서 시대의 흐름에 안 맞는다는 요지의 비판을 여러 번 한 일이 있지요. 그런데 저는 박 대표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시더라도 그 리더십의 성격이 바뀌지 않으면 굉장히 힘들 거라고 봅니다.

    ▶정관용> 음, 좀 말씀 들으니까 상당히 천의무봉처럼 한 단계 위에 계신 것 같기도 하고.

    ▷윤여준> 아니, 뭐 그런 제가 무슨...

    ▶정관용>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아니, 문 후보 캠프에 위원장으로 오신 분이 어떻게 저렇게 정권 교체 되어도 상관없다고 이렇게 표현하나? 실망할 지도 모르겠는데요?

    ▷윤여준> 아니, 저는 무슨 정권 교체의 열망을 가지고 간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정관용> 그래요?

    ▷윤여준> 아, 그렇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정관용> 정권 교체하자고 다 모여든 사람이 민주통합당 아닙니까, 지금?

    ▷윤여준> 아, 그런데 거기에서 제가 하는 일이 국민 통합을 위한 일이니까 이건 누구도 해야 될 일이고, 어느 정파도 해야 될 일이잖아요. 이게 뭐 꼭 제가 정권 교체의 열망이 있어서 갔다, 이렇게 보는 것은 과장이지요.

    ▶정관용> 거기, 말씀하신 국민 통합으로 가서 뭘 핵심적으로 하실 겁니까, 그러면?

    ▷윤여준> 아, 제가 보기에 그러면 통합이라는 게 뭐냐는 거예요. 어떻게 생각하면 국민 통합이라는 게 어느 한 특정, 한 개의 사상이나 가치를 중심으로 모든 국민이 뭉치는 것을 통합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정관용> 그건 옛날...

    ▷윤여준> 그건 아니지요. 그건 동원이고.

    ▶정관용> 그건 유신체제 이야기지요.

    ▷윤여준> 그건 동원이지요. 그러니까 통합이라는 것은 어느 완성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 여러 가지 가치가 있는데, 지금까지 이게 갈등이 심했던 것은 서로 내가 추구하는 가치, 서로 내가 가진 가치가 진리이다, 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거잖아요.

    ▶정관용> 그렇지요.

    ▷윤여준> 이렇게 해가지고는 공존이 안 되지요. 그러니까 서로 진리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정관용> 다름을 인정하고.

    ▷윤여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중에서 중첩되는 부분, 공유가 가능한 부분이 뭐냐. 왜 그 전에 존 롤즈라는 학자가 오버래핑 컨센서스(overlapping consensus)라고 하는 말이 있어요. 중첩적 합의. 이것을 찾아가는 과정, 그런 찾아가는 과정을 관리할 틀, 이것 합의하는 것.

    ▶정관용> 그렇지요.

    ▷윤여준> 그래서 꾸준히 그 합의를 추구해나가는 과정이 통합이지 어떤 완성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저는 해석하거든요.

    ▶정관용> 맞습니다.

    ▷윤여준> 물론 이제 앞으로 학자분들도 모시고 해서, 전문가들도 모시고 해서 그분들의 고견을 들어봐야만 알지만 평소 제 생각은 그랬거든요. 그래서 그런 쪽으로 초점을 맞춰서 일해보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문재인 후보가 만약 대통령이 되면 야당과의, 그 당시 야당은 이제 새누리당이 될 거예요, 새누리당과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변화시키느냐, 여야의 견해 차이가 있어도 중첩된 부분을 어떻게 찾아가느냐.

    ▷윤여준> 그렇지요.

    ▶정관용> 그런 틀을 만든다, 그런 얘기로군요?

    ▷윤여준> 그렇지요. 그런 이제 과정이랄까... 왜냐하면...

    ▶정관용> 그런데 선거 과정에서는 그걸 보여줄 수 있을까요? 선거는 어차피 경쟁인데.

    ▷윤여준> 선거 과정에서는 쉽지 않지요. 쉽지 않지만 예를 들어서 우리가 이런 갈등이 증폭되어서 공동체가 위기에 빠져서는 안 되니까 이걸 우리가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까지는 할 수 있겠지요.

    ▶정관용> 물론이지요.

    ▷윤여준>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실천이고, 실천은 역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앞서서 해줘야 됩니다.

    ▶정관용> 솔선수범.

    ▷윤여준> 예, 그러니까 흔히 뭐 강자가 먼저 해야 한다,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까. 과거 우리 민주주의가 크게 왜곡되고 여야 간의 관계가 완전히 적대관계처럼 대결관계가 되었던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대통령이 자기가 속한 여당을 통해서 국회를 지배하려고 했던 것 때문이거든요.

    ▶정관용> 맞습니다.

    ▷윤여준> 이거는 통합의 정신이 아니지요. 민주주의 정신이 아니지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라는 것도 완성된 하나의 상태가 아니잖아요.

    ▶정관용>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 라는 걸 공약화하고, 제시하고?

    ▷윤여준> 그럴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말하자면 그렇지요.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그건 약속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국민 앞에서 말하자면? 그러면 그것만 해도 엄청난 진전이지요.

    ▶정관용> 안철수 교수도 출마 선언문의 내용이 핵심이 그거더라고요.

    ▷윤여준> 예, 그러니까요.

    ▶정관용> 싸우지 말고 서로 절충하고 타협해서 이런 정치를 바꾸자, 그런 이야기더라고요.

    ▷윤여준> 그렇지요. 그래서...

    ▶정관용> 그래서 후보 셋이 모이자는 이야기까지 하지 않았습니까?

    ▷윤여준> 그랬지요. 그러니까 이제 그걸 구체적으로 그럼 어떻게 만들 거냐, 하는 걸 이제 고민해야지요, 다 같이.

    ▶정관용> 그렇지요. 후보 셋이 미리 만나자, 라고 한 게 추석 전에 만나려고 했는데 잘 안 되었다고 그러거든요.[BestNocut_R]

    ▷윤여준> 예, 그렇다고 그러대요.

    ▶정관용> 그 후에 어떻게 될는지 윤 전 장관님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잠깐 광고 듣고, 뉴스 듣고 3부에서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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