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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서로 겨눈 칼…검찰총장 '퇴장'

    한상대 일선 검사들 압박속에 결국 사표 제출

     

    한상대 검찰총장이 총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검사들의 잇단 비리가 터진 뒤 살얼음 위를 걷던 한 총장이 오는 30일 사의를 표명할 예정이다. 한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 청사에서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뒤 신임을 묻기 위해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한 총장의 최초 사의 표명은 29일 오전 대검 간부들이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에 항의하며 명예로운 용퇴를 건의하는 자리에서 나왔다. 한 총장은 이날 오후 4시쯤에는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에게도 사퇴 표명 의사를 재차 확인 했다.

    총장 퇴진 요구가 터져나온 대검찰청의 하루는 긴박했다. 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한 대검 간부들은 사실상의 집단무력 시위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총장실 면담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고성도 오가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29일 오전 9시 채동욱 대검 차장을 비롯한 대검부장들이 한 총장을 면담하면서 사퇴를 건의했다 며 최재경 중수부장은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검 간부들은 이 자리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의견을 전하며 명예로운 용퇴 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아울러 측근 참모인 우리가 사퇴하도록 할 테니, 오늘 오전까지는 집단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일선 검사들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간부들은 총장에게 이날 정오까지 사퇴 입장을 정해달라고 밝혔고 사퇴하지 않으면 서울중앙지검 간부들도 직접 나서 총장을 면담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검 대변인실은 한 총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 한 총장이 개혁안 발표 후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결국 총장이 물러섰지만 초유의 검찰 수뇌부의 대립의 여진은 여전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오후 대검 감찰본부가 최 중수부장이 이른바 뇌물수수 검사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전격 공개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이 공개를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문자메시지 내용 속에는 실명 보도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말하라) 등 최 중수부장이 김 모 검사에게 한 언론 대응 조언이 들어있다.

    검찰수사의 핵심 보직인 대검중수부장이 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검사에게 언론 대처법을 직접 조언해 품위를 손상했다는 게 감찰본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 검사에 대한 감찰이 최 중수부장이 총장에게 보고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져 한 총장의 의도가 담긴 감찰 발표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이런 대응이 검찰 내부 세력 간의 폭로전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 총장과 특수부 수사라인은 한 총장의 SK 회장 형량 축소를 지시한 의혹과 중수부 폐지 추진 등을 놓고 심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감찰 발표와 관련해서도 대검 차장과 공안부장에게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대검 간부는 한 총장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나중에 알게된 참모들의 반대에도 총장이 발표를 강행했다고 이를 반박해 진실게임 양상도 보이고 있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한 총장의 사표를 처리할 30일이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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