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자료사진/노컷뉴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절묘하다.
차두리가 뛰고있는 소속팀 FC서울의 사령탑 최용수 감독이 그의 은퇴 시기를 뒤로 늦췄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한 날, 차두리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은퇴를 준비하는 선수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찬사를 받았다.
최용수 감독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요르단의 중동 원정 평가전을 앞둔 14일 오후 K리그 클래식 울산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차두리를 칭찬하며 "내 마음 같아서는 은퇴 시기를 조금 더 늦췄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최근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종종 해왔다.
차두리는 지난 9월 약 3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서 "고참은 경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팀에 짐이 된다"는 말을 남겼다.
그 말은 차두리보다 한 살이 더 많은 이동국(전북)을 자극(?)했다. 이동국은 지난 12일 우승 미디어데이에서 차두리의 발언을 언급하며 "차두리는 아직 젊은 편이다. 자기가 노장이라고 하니, 아직 한창 때인 것 같다"며 웃었다.
최용수 감독도, 이동국도 옳았다.
차두리는 15일 새벽(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국제경기장에서 끝난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가장 빛난 선수 중 하나였다. 짐? 차두리는 대표팀의 짐이 아니라 요르단의 짐과 같은 존재였다. 오른쪽 측면을 지배한 차두리는 요르단에게 버거운 상대였다.
차두리는 전반 34분 오른쪽 측면에서 완벽한 크로스를 올려 한교원(전북)의 선제 결승골을 도왔다. 골문을 향해 달려가는 한교원이 자연스럽게 몸을 날려 헤딩할 수 있도록 절묘한 코스에 크로스를 찔러넣었다.
차두리는 적극적으로 공격 가담을 하면서도 수비시 요르단의 왼쪽 측면을 틀어막았다.
차두리는 전반전을 마치고 교체됐다. 비교적 일찍 그라운드를 떠났으나 90분 동안 차두리만큼 강한 임팩트를 남긴 선수도 없었다. 만 34세의 고참이지만 나이가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