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치른 4경기에서 2경기에 출전하며 정성룡, 김승규와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선 모습이다. 박종민기자
골키퍼 주도권 싸움의 승자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다.
김진현은 18일(한국시각)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평가전에서 선발 출전해 무실점하며 0-1로 패한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김진현은 후반 37분까지 선방하며 무실점했지만 상대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의 반칙성 슈팅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이 경기의 유일한 실점을 허용했다. 자바드 네쿠남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프리킥한 공이 골대에 맞고 흐른 것을 김진현이 잡는 과정에서 아즈문이 몸으로 충돌하며 헤딩슛한 것이 그대로 인정되며 아쉽게 실점했다.
비록 결과는 아쉬운 패배지만 김진현의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전반 36분 상대의 빠른 슈팅을 막는 모습이었다. 측면에서 올라온 패스를 레자 구차네자드가 논스톱 슈팅을 시도하자 정확하게 공의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려 완벽하게 선방했다. 공을 잡지는 못했지만 골대 멀리 공을 쳐 냈고, 빠르게 각도를 좁히고 나간 덕에 곧바로 이어진 이란의 추가 슈팅도 옆 그물로 밀어낼 수 있었다.
후반 34분에도 데슈칸 데자가(알 아라비)의 중거리 슛을 완벽하게 선방했지만 상대의 반칙성 슈팅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이 실점을 제외하고는 김진현의 경기력에 특별히 흠을 잡을 부분은 없었다. 이란과 경기에서는 앞선 경기에서 보여줬던 골킥 상황에서의 실수도 없었다.
그동안 김진현은 축구대표팀에서는 철저하게 3번 골키퍼의 역할에 그쳤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수원)과 후보 골키퍼 김승규(울산)의 치열한 경쟁 구도와는 별개로 김진현은 언제나 가능성을 시험받는 역할에 그쳤다. 브라질월드컵에는 이범영(부산)에 밀려 최종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란과 경기 전까지 축구대표팀에 20차례나 소집되고도 A매치 출전 횟수는 3경기에 불과하다. 그것도 2012년 스페인과 친선경기(0-5패)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나머지 2경기는 지난 9월 베네수엘라전(3-1승)과 10월 파라과이전(2-0승)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골키퍼 경쟁 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정성룡이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한동안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고, 김승규가 월드컵 이후 소속팀에서 주춤한 경기력에 그치는 사이 김진현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 이후 감독 없이 A매치를 치른 9월 베네수엘라와 경기에서 자신의 실수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 선방으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얻었다. 10월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상대 감독의 호평까지 한몸에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