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라이벌 이란에게 졌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게다가 평가전이다. 패배가 아쉽지만 고개를 숙일 정도는 아니다.
그런데 한국 축구는 승패를 떠나 기분이 많이 나빴다. 중동 축구 특유의 나쁜 습관이 또 나왔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평가전에서 이란이 후반 37분 선제골을 뽑았다. 네쿠남이 때린 프리킥이 양쪽 골대를 튀어맞고 나오자 사르다르 아즈문이 달려들어 머리로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이 과정에서 아즈문과 한국의 골키퍼 김진현이 강하게 충돌했다. 한국은 골키퍼 차징이 먼저 아니냐고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은 그대로 골을 인정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약간 흥분 상태에 빠졌다. 불이 붙는 한국 선수들에게 이란 선수의 '비매너'가 기름을 부었다.
후반 40분이 넘어 이란의 공격 진영에서 선제골의 주인공 아즈문이 쓰러졌다. 별다른 충돌은 없어보였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가 시작된 것이다.
상대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지면 공을 밖으로 차 선수 상태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축구의 매너다.
하지만 침대축구를 수도 없이 경험한 한국 선수들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가 중단되지 않자 그라운드에 누운 채로 목을 치켜세우고 심판의 눈치를 보는 아즈문의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정확하게 포착됐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판이 한국의 스로인 공격을 선언한 가운데 이란의 아슈칸 데자가가 공을 들고 버텼다. 수비수 곽태휘가 공을 내놓으라고 다그쳤는데 데자가는 끝까지 버텼다. 결국 몸싸움으로 이어졌다. 그는 끝까지 공을 놓지 않았다.
시간을 끌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뭐든지 적당히 해야하는 법이다. 이 다툼으로 양측 선수단이 뒤엉켰고 코칭스태프까지 신경전에 합류했다. 양팀의 신경전은 경기 후에도 계속 됐다. 대한축구협회 직원들까지 그라운드로 뛰어나가 선수들을 말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