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예산안과 함께 처리할 세금 관련 부수법안을 놓고 또 다시 대립하고 있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30일 자정까지 부수법안을 논의할 상임위가 열리지 않으면 이 법안들은 정부 원안대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다.
여야 원내대표단은 지난 28일 예산안과 예산부수법안 처리 방향에 큰 틀의 합의를 이뤘지만, 정작 부수법안을 다루는 상임위 차원에선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조세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 계획이었지만 여야 원내대표 합의 내용에 대한 해석차이로 파행을 거듭했다.
여당은 여야 합의정신에 따라 배당소득증대 세제(배당소득 관련 세금 완화)와 가업상속공제 확대 법안(상속세 공제대상 확대)이 정부 원안대로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세소위원장인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양당 원내대표 합의 정신은 이번 예산안 처리의 핵심인 세법 분야에서 가계 소득 증대 3대 패키지, 가업 상속 승계 세법 개정 사항 등도 합의 처리하는 걸로 해석한다"면서 "그런데 야당이 지금 그것에 대해 합의한 바 없다고 하고 저희는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에 필요한 이들 법안은 정부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게 여당의 입장이다.
야당은 기업 비과세 감면 축소와 담뱃세 인상 등 합의 내용에 포함된 것 이외는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기재위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부자감세 철회 3법으로 우리당이 요구해온 법인세와 조세특례 제한 법 관련 3개 법안과 담뱃세 관련 3개 법안 이렇게 6개 법안에 대한 양당 원내대표 합의가 이뤄졌을 뿐"이라며 "그 이외 세법 개정 논의에 대해선 조세소위에 정상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법안이 경제살리기보다는 부자들에게 또다른 특혜를 주는 반(反) 서민적인 법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단 여당도 이날 가급적이면 회의를 열어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회의가 재개될 지는 불투명하다. 여당은 회의가 열리지 않더라도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자동 부의되면 원안대로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여야는 담뱃세 부수법안을 다루는 안전행정위원회와 복지위원회 등은 이날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미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를 한 사항이라 심사를 해도 반영될 여지가 적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