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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주열 한은총재 "가계부채TF 간판 내려라" 질타

경제정책

    [단독]이주열 한은총재 "가계부채TF 간판 내려라" 질타

    가계부채 급증 우려…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따른 반감 관측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성호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분석 작업이 더딘 것과 관련해 관련 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최근 열린 임원회의에서 "(가계부채 TF팀이)출범한 지 몇 주나 됐는데 아무 보고가 없느냐"며 "간판을 내리든지 담당자를 바꾸라"고 임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총재는 최근 가계 부채 급증 우려가 제기되자 관련 TF팀을 꾸려 전수조사를 벌여 실태 파악을 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TF팀이 구성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분석보고서가 나오지 않는 등 작업 속도가 지지부진하자 관련 팀을 질책한 것이다.

    ◈최경환 압박,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국감 직후 TF 꾸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한은의 정책 공조를 직·간접적으로 압박해온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지난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 직후 가계부채 통계를 확충하기 위해 '가계부채TF팀'을 꾸렸다.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지적했던 가계부채 실상을 파악하기 위한 후속 조치였다.

    당시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한은에 우리나라가 감내할 수 있는 가계부채의 적정 수준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가 되는 것을 막으려면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가계부채TF팀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만드는 거시건전성분석국 담당인 허재성 부총재보를 필두로, 가계부채와 관련된 여러 부서의 국장급 총 10여 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대출자 특성별 부채 수준이 어떤지, 소득과 비교해 부채가 감내할만한 수준인지 등을 파악하고, 총량 수준에서 접근하는 것을 벗어나 '현미경'을 끼고 가계부채의 실상을 들여다보는 게 주된 임무다.

    ◈TF 질책…추가 금리 인하 압박에 대한 '불편함' 해석도

    이 총재는 지난 11일 12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가계부채 실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가계부채 문제의 현황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이 총재의 성화가 최근 다시 불거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따른 반감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 입장에서는 가계부채 실상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와야 향후 기준금리를 운용함에 있어 외압 또는 여론에 휘말리지 않을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TF팀이 꾸려진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실적을 내놓지 못하자 이에 대해 답답함을 드러냈다는 관측이다.

    ◈더 내릴 게 없다…한은 내부 분위기도 한몫 분석

    현재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수준이자 역대 최저치인 2.0%로 내려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4분기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RELNEWS:right}그러나 한은 내부에서는 내년 초 미국 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려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큰 폭으로 늘어난 가계대출과 전세금 상승 때문에 추가 인하를 결정하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그 이유다.

    은행의 가계대출은 두 달 연속 7조 원 가까이 급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 역시 9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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