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 (자료사진)
물고 물리는 외나무다리의 결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 결투에는 청와대와 정윤회 씨가 한 편이고 상대편은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 그리고 박지만 회장이다.
청와대와 정윤회 씨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 정윤회 씨와 3인방을 흠집내기 위해 정윤회 문건을 작성하고 유출했다며 계속 막다른 골목으로 몰자 조응천 전 비서관이 정면으로 맞섰다.
정윤회 씨는 10일 검찰에 출두하면서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고, 누가 춤췄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지만 회장을 지목했고, 청와대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 7인회 모임을 주도했다는 자료를 검찰에 넘겼다.
청와대는 문건 유출을 자체 조사했더니 조 전 비서관의 이름이 나왔다며 조 전 비서관을 배후 인물로 지목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문건 유출을) 자체 조사했더니 조 전 비서관의 이름이 나왔으며 거기까지는 확인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7인회와 관련해 홍보수석실 소속의 오모 행정관을 상대로 집중 조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해 민 대변인은 "오모 행정관이 지난 5월엔 해당 사진(유출 장면) 출처를 밝히지 않았는데 오 행정관이 이번 감찰 과정에선 조 전 비서관의 이름을 댔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행정관은 자술서에 서명을 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청와대와 정윤회 측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며 조응천-박관천(양-천)에게 허위공문 작성죄를 적용하려 하고 있다.
그러자 조응천 전 비서관은 CBS노컷뉴스를 비롯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가 문건유출을 조작하려고 오 행정관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가 말하는 것은 다 사실이 아니다. 7인회는 없는데 나를 7인회로 엮으려 한다. 참 나쁜 분들이라"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은 7인회란 있지도 않다고 강변한다.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의 작성자이자 유출자로 의심받고 있는 박관천 경정의 직속상사,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비서관 (사진=윤성호 기자)
조 전 비서관은 "청와대 3인방이 나를 문서 작성과 유출 주도자로 지목하고 있는데 정윤회 씨도 검찰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다른 버전으로 말했다"고 불쾌해 했다.
특히 청와대가 문건유출을 조작하려고 오 모 청와대 행정관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하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조 전 비서관은 또 "박근혜 대통령 부하들이 정씨와 한 몸이 되어 유신시대 '윤필용 사건'을 생각나게 하는 부도덕하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필용 사건이란 197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뚜렷한 증거 없이 쿠데타 모의 혐의를 적용해 군 고위 간부 10명을 구속하고, 30여 명의 군복을 벗겼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