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차기 전당대회 유력 당권 주자, 소위 '빅3'로 불리는 의원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정세균, 박지원 의원 (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년 2월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빅3'(문재인·정세균·박지원)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확산되면서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빅3가 동시에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전대 판세는 크게 요동칠 전망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이런 움직임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밖에 없다.
3선의 강창일 의원과 정성호 의원 등 재선그룹 몇 명이 주장했던 '빅3 불출마론'에 대해 동조하는 의원이 30명으로 늘었다.
강 의원 등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빅3가 전대에 출마하면) 당이 좌절과 분열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우선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으로 대표되는 계파 갈등으로 당이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또 선거패배에 책임이 있거나 앞서 당 대표를 지낸 인물이 다시 당의 전면에 설 경우 2016년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는 인식도 한몫했다.
이날 불출마에 대한 공식 요청에도 빅3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문재인, 정세균 의원이 "빅3가 함께 출마를 포기한다면 불출마를 검토해보겠다"고 했지만, 박지원 의원은 이미 "당 대표가 되려는 것은 친노-비노 대결을 막고 정권교체 하자는 것"이라며 불출마론을 일축한 바 있다.
친노 핵심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한 달 전에 김진표 전 원내대표가 같은 요청을 했었다"며 "박지원 의원의 동의를 받아오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명한 의원 중에 전대 출마할 사람도 있어 모두 순수하게 참여한 것 같지는 않다"며 "이번 성명 발표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빅3가 동시에 불출마하지 않는 한 전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아직 정세균 의원도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상황이다.
정 의원 출마를 돕고 있는 한 의원은 "동시에 그만두지 않는 이상 불출마하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박지원 의원도 출마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박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분들(불출마 서명 의원들)도 구당차원에서 충정에서 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저는 구당과 집권을 위한 친노-비노 갈등 타파를 위해서 출마를 굳히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박 의원은 문, 정 의원이 '동반 불출마할 경우 고민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나랑 무관하게 그분들은 불출마를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금 상황에선 빅3의 출마 여부는 당내 여론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당내 불출마 요구가 더 거세지면, 정치적 부담이 커질뿐더러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도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불출마를 요구한 우상호 의원이 "130명 중 100여명이 취지에 동의했다"며 "당내 거스를 수 없는 뜻으로 해석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한 것도 심리적 압박을 위한 것이다.
빅3 불출마론이 관철되면, 비대위원장으로도 거론됐던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할 공산이 크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사이에서 고민 중인 전병헌 의원 등도 당권 도전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된다. {RELNEWS:right}
하지만 계파수장인 당권 도전자들을 향해 불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져 실제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혹시 다음 총선 공천에서의 불이익을 당할까'하는 불안감에 선뜻 당권 도전자들의 발목을 잡는데 동참할 의원들이 더 나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성명에 명단을 올린 한 의원은 "겉으로는 동조하면서 공천을 의식해 서명을 못 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지만, 실제 당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