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통일대박 - 지지율 견인했지만 성과 미미
2. 朴의 눈물 - 눈물 흘렸지만 정치무능 목도
3. 이정현 당선 - 지역주의 무너뜨린 대사건
4. 찌라시와 진돗개 - 국민의혹 해소 안 돼
5. 무릎 꿇은 이정희 - 통진당, 역사 속으로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
여러분께서는 대한민국의 2014년을 대표하는 장면을 꼽는다면 어떤 게 떠오르십니까? 대한민국의 2014년을 돌아보면 정말 강렬하고 상징적인 사건과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들 장면을 떠올리면 정치 이슈와 연관된 것들이 참 많았는데, 그래서 2014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저희 뉴스쇼에서는 정치 이슈에 다섯 개 장면을 선정해서 올 한 해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2014년 한국정치를 돌아보는 5가지 장면은 민 정치컨설팅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윤희웅>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올 한 해 한국정치를 돌아보는 5개의 장면을 돌아볼 텐데, 영향이 컸고 반드시 짚어봐야 하는 것들로 5가지 장면을 뽑아봤습니다. 센터장님이 주목한 첫 번째 장면은 뭘까요?
◆ 윤희웅>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 입니다. 신년 초에 1월 6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새로운 국정 아젠다로 통일 대박론을 제시를 했습니다. 이것은 경제적 차원에서 접근을 했는데요. 우리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남북간에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모습들을 보여서 모든 언론들 또 국민들이 통일 대박론에 관심이 높아졌던 시기였습니다.
◇ 박재홍> 대통령 입에서 대박이라는 단어가 나오기는 쉽지 않은데 말이죠. 대박이다, 이런 말이 나와서 화제를 모았었고, 그래서 남북 관계가 진전이 될 것이라는 것이 많았잖습니까?
◆ 윤희웅> 일단 통일이슈였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진보진영의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아젠다로 제시하면서, 야권층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또 야권에서 어떤 대결이라든가 비판의 강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그래서 국정을 주도하게 되는 데 효과를 가져왔는데요. 그래서 그 전 40%대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통일 대박론을 내세우고 50% 중간대까지 급상승하게 됩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통일, 또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관심도가 상당히 높아지기는 했지만, 실제 남북관계가 개선되었느냐, 그 성과에 있어서는 굉장히 미미하고요. 긴장과 정책국면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또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서 남북간의 갈등, 또 남남갈등도 벌어지게 되면서 남북간의 대화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고, 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 박재홍> 통일부측에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한 상태인데, 남북관계의 진전 상황은 새해에 넘어가서 지켜봐야 될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한국정치를 돌아보는 다섯 가지 장면. 두 번째로 선정하신 장면은 뭡니까?
◆ 윤희웅>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입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감표명을 하면서, 당시 단원고 실종학생들의 이름을 거명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장면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4월 16일 있을 수 없는 참사가 벌어졌는데, 당시 정부의 무능, 또 자본의 탐욕을 여실이 보여줬던 국가적 사건이었고요. 국가가 어디에 있는지 국가의 존재를 물었던 그런 사건이고요. 그래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또 국민들도 그 슬픔을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모습을 처음에 많이 보여줬었던 사건이었습니다.
◇ 박재홍> 대통령은 눈물까지 흘리면서 강력한 진상규명을 약속을 했지만, 국정조사조차도 큰 역할을 못했고 청문회조차도 열지 못한 채 끝이 나지 않았습니까?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윤희웅> 그렇습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 대한민국을 전혀 다른 나라로 만들겠다고 유가족 대표를 만나서 말을 했는데요. 그러나 진상규명 또는 사후보상 대상 등의 처리과정 등에서, 대통령은 사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이것을 의회로 공을 넘기면서 사실상 정치이슈로 다소간 전이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정치가 또는 의회가 사회문제를 해소하지 못하고, 이 문제마저도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시키고 오히려 정치가 갈등의 진원지 역할을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정부의 무능한 모습도 봤습니다마는 또 정치의 무능과 부재를 목도한 안타까운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 박재홍> 두번째 장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을 짚어주셨고, 세번째 장면은 무엇입니까?
◆ 윤희웅> 세번째로는 '이정현 의원을 업은 김무성' 이라고 한번 잡아봤습니다. 지난 7. 30재보선이었죠. 전남 순천 곡성에서 이정현 의원이 당선됐죠, 새누리당 간판을 걸고요. 1988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에 광주 전남지역에서 현 여권이 일궈낸 첫 번째 승리였습니다. 두 사람이 정치적 계파는 다르지만, 당대표인 김무성 대표가 상당히 기쁨을 표시하면서 이정현 의원을 업고 이렇게 걷는 모습들을 보여줬는데요.
◇ 박재홍> 업어줬잖아요.
◆ 윤희웅> 그렇습니다. 많이 약화되고는 있습니다마는 여전히 우리나라 선거에서 주요한 균열이자 구도였던 지역주의, 가장 두터운 부분을 이정현 의원이 무너뜨린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겠고요. 당시 11대 4로 여당이 압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순천 곡성에서 이정현 의원이 당선됐던 것은 11대 4의 숫자적인 의미를 뛰어넘는, 그런 정치적 의미를 갖는 대사건이었다고 부를 만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당시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 이후에, 야당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깊어지지 않았습니까?
◆ 윤희웅> 그렇습니다. 당시 안철수 의원이 정치권에 들어오고 나서 민주당과 통합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김한길 대표와 공동대표가 되었는데요. 7·30 재보선 패배에 대해서 책임을 지고 지도부에서 사퇴를 하고 말았습니다. 손학규 고문도 정계를 은퇴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야당은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되었고,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고, 또 여러 가지 논란이 발생하고, 지금도 비대위 체제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야당이 계속해서 어떤 혼란 속에 들어가게 되는 입구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겠고요. 여전히 야당이 여당에 대한, 또 정권에 대한 견제역할, 대안역할도 역할도 여전히 하지 못하고 야당 지지율은 여당의 절반수준에도 그치지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 박재홍> 20%죠?
◆ 윤희웅> 그렇습니다. 원래 큰 선거에서는 야권 성향층들이 야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를 보내게 됩니다, 보수 성향층에 대한 견제의 의미로요. 평소에도 지지율이 낮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상시적으로 지지율이 낮다 보니까 세월호 참사라든가 청와대 관련해서 문제가 있을 때,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 있는 시기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우호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야당이 일상적으로 패배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 박재홍> 또 2·8전당대회 이후 어떻게 바뀔지 지켜봐야 될 포인트가 아닐지 생각됩니다. 한국정치를 돌아보는 2014년의 다섯 가지 장면. 세 번째 장면까지 봤고요. 네 번째 장면 무엇으로 정하셨습니까?
◆ 윤희웅> '찌라시와 진돗개' 라고 잡아봤습니다. 얼마 전이었죠. 대통령 측근인 정윤회 문건이 청와대에서 유출되었고, 대통령이 이것을 국기문란이라고 하면서 그 내용을 '찌라시'로 규정을 했습니다, 사실이 아니라고 했고요. 그리고 사실 실세는 정윤회 씨가 아니라 '청와대에 있는 진돗개'라고 하면서 일종의 개그를 하기도 했는데요. 어쨌든 이 사건을 통해서 청와대 내에서 권력암투가 있는 게 아니냐, 이런 의혹들이 상당히 많았졌고, 비서관들 비서진들의 갈등이 있었고, 대통령의 리더십이 온전하게 되지 않았다라는 인식이 세간에 상당히 확산되는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으로 정권 출범 이후에 가장 큰 위기에 봉착을 했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도 30%대까지 떨어지는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오늘 새벽에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이 되면서, 검찰수사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마는, 눈여겨볼 것은 당시 청와대 입장표면과 검찰수사를 보는 여론의 움직임 아니겠습니까?
◆ 윤희웅> 그렇습니다. 당시 청와대는 '문건내용은 거짓이다, 찌라시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당시 여론 조사에 의하면, 이것을 국민들은 국정농단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리얼미터에서 1,000명 대상으로 조사를 했었는데 61.2%가 국정농단사건이라고 응답을 했고, 또 검찰수사와 관련해서도 한겨레 리서치가 유무선 전화조사를 했는데요, 63.7%가 검찰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청와대의 답변과 검찰수사가 국민의 인식과는 매우 큰 괴리가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국민적인 의혹이 매우 크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윤희웅> 그렇습니다. 그 의혹이 지금 문건유출과 관련한 부분들이 많이 강조되고 있습니다마는, 실제 권력실세들이 관여 됐는지, 또 권력암투가 있었는지, 이런 국민적 의혹은 전혀 해소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 문제는 여전히 폭발성 있는 사안으로 지금 잠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네 번째 장면까지 살펴봤습니다. 2014년 한국정치를 돌아보는 다섯 가지 장면인데요, 이제 마지막 장면을 살펴볼까요?
◆ 윤희웅> 마지막 장면은 '무릎 꿇은 이정희' 라고 한번 적어봤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결정이 났는데, 이정희 대표가 그 전과 그 이후에도 무릎을 꿇고 광화문광장에서 이정희 전 대표가 108배를 하면서 당에 대한 해산결정이 내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심정을 표현을 했는데요.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1의 결정으로 해산결정을 내렸죠. 그래서 통합진보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던 사건, 매우 중요한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겠고요. 정치적으로 논란들은 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요. 국민들이 직접 위임하지 않은 비선출 권력이 선출자들의 정당을 해산할 수 있는지의 여부, 또 헌법재판관의 구성의 문제라던가 사회적 다양성을 해소했다는 비판이 있는데요. 그러나 어쨌든 통합진보당이 국민정서와 부합하지 못한다는 대중적 인식이 여전히 컸기 때문에 통합진보당이 국민적인 호응과 보호를 충분히 받기에는 미흡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이런 헌재 결정 이후에 또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반등한 상황이었습니다.
◆ 윤희웅> 그렇습니다. 코너에 몰렸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었는데요. 이 통합진보당 해산이 청와대로 몰렸던 국민적인 비판 시선을 전환시키는 데 성공을 했고요. 또 안보 이슈라든가 통합진보당 이슈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나라 보수층들이, 이 사건으로 상당히 정권 중심으로 해서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40%대로 반등하는 보여줬습니다. 다만 이것이 대통령의 또는 국정 성과에 기반한 것이 아니고, 국민적 의혹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반등이 안정성을 수반한 반등이라고 보기에는 좀 이르다고 할 수 있겠고요. 이후에 그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 여부에 따라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의 변화가능성이 더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숨가쁘게 2014년의 대한민국 정치의 다섯 가지 장면을 짚어봤는데요. 우리 센터장님께서는 올 한 해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뭐라고 보셨습니까?
◆ 윤희웅> 아무래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정치장면은 아닙니다마는 떠올리기 쉽지 않은 장면이였던,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던 그 화면들. 배가 침몰되고 있던 그 사진, 그 화면이 가장 인상적이구요. 실제 정치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그런 모습들 봤을 때 이제 새로 다가오는 해에는 어쨌든 정치가 이런 사회활동, 사회문제들을 해소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들을 다시 어쨌든 복원했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 박재홍> 다가오는 새해에는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그런 정치를 기대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희웅> 감사합니다.
◇ 박재홍> 민정치컨설팅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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