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자와 바라보는 자' kt 찰스 로드(가운데)가 3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종료 30초 전 상대 이시준(17번)의 슛을 블록하며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뒤 포효하고 있다.(부산=KBL)
찰스 로드(30 · 203cm)가 10년 만에 블록슛 트리블더블을 작성하며 부산 kt의 승리를 이끌었다. 엄청난 골밑 위압감에 상대 스스로 무너지는 괴력을 뽐냈다.
로드는 3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홈 경기에서 21점 14리바운드 10블록슛의 특급 활약으로 78-69 승리를 이끌었다.
새해 첫날 서울 SK에 당한 일격의 아픔을 씻어낸 kt는 5할 승률에 성큼 다가섰다. 16승17패로 5위 인천 전자랜드(16승16패)에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특히 로드는 데뷔 첫 트리블 더블을 기록했다. 지난 2011-2012시즌 한국 무대를 밟은 뒤 4시즌 만이다. 올 시즌 전체 2호이자 통산 107호다.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으로 트리플더블을 써낸 것은 2005년 2월18일 크리스 랭(당시 SK) 이후 약 10년 만이다.
여기에 삼성에 내준 트리플더블을 고스란히 되갚았다. kt는 지난달 3일 홈에서 삼성에 연장 끝에 93-92로 이겼지만 리오 라이온스에 올 시즌 1호 트리플더블(37점 16리바운드 11도움)을 허용한 바 있다.
사실 이날 로드는 거의 풀타임을 뛰었다. 에반 브락의 부상으로 골밑을 홀로 지켜야 했다. 때문에 1, 2쿼터 펄펄 날았던 로드는 3쿼터 잠시 주춤했다. 체력이 떨어진 듯 힘든 표정을 자주 지었다.
'트리블더블 이번엔 나다' kt 로드가 3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상대 리오 라이온스의 수비를 뚫고 호쾌한 덩크를 터뜨리고 있다.(부산=KBL)
하지만 승부처인 4쿼터 펄펄 날며 승리를 지켜냈다. 특히 3쿼터까지 보인 로드의 골밑 존재감이 승부를 갈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로드는 3쿼터까지 블록슛을 무려 9개나 해냈다. 상대 빅맨 라이온스와 김준일, 이정석, 송창무까지 모두 로드의 거미손에 걸렸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로드가 두려웠던 삼성은 실책이 쏟아졌다. 삼성은 61-64로 추격한 종료 3분 37초 전 김준일이 골밑에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더블 팀 수비로 들어온 로드를 의식한 김준일은 외곽으로 공을 빼다 상대 수비에 걸리는 실책을 범했다.
61-66이던 종료 3분17초 전에도 김준일은 같은 상황에서 로드를 중심으로 한 kt 수비에 공을 뺏겼다. 곧바로 로드는 속공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며 68-61로 달아나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로드는 4쿼터에만 8점을 집중시켰다.
종료 직전에는 대기록까지 완성했다. 30초 전 상대 이시준의 노마크 레이업슛 상황에서 비호처럼 달려들어 공을 걷어냈다. 관중의 뜨거운 환호 속에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로드는 포효했다. 39분30초를 뛴 로드는 비로소 벤치로 돌아왔고 전창진 감독의 포옹을 받았다.
SK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잠실 홈 경기에서 87-74로 이겼다. 3연승한 SK는 25승8패로 1위 울산 모비스(25승7패)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