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탈영병이 지난해 말 북한과 접경한 중국 마을에서 주민 4명을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중국 당국에 붙잡힌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5일 북·중 접경 지역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허룽(和龍)시 난핑(南平)진에서 북한군 탈영병 한 명이 민가 여러 곳을 돌며 총기를 발사해 주민 4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범인은 사건 당일 중국 군·경에 붙잡혔으며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도 이런 사건이 있었음을 공식 확인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사건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은 이미 북한 측에 항의했다"면서 "중국의 공안부문이 법에 따라 이 사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어떤 성격의 항의를 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중국 공안 부문이 법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 외에 더 많은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할 것이 없다"며 추가적인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이 사건이 지난달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3주기를 계기로 한 북중 관계의 갈등 완화 국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인 여러 명을 살해한 북한 탈영병은 중대범죄를 저지른 만큼 일반적인 탈북 병사와 달리 신병을 그대로 북한에 넘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옌볜주를 포함한 두만강 유역의 지린성 일대에서는 북한의 식량난이 악화한 이후 북한 병사나 주민이 월경해 중국 농가에서 양식과 금품을 훔치다가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