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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화재 아파트 주민 "10분만 늦어도 못 나왔을 것"

사건/사고

    의정부 화재 아파트 주민 "10분만 늦어도 못 나왔을 것"

    네 자녀 키우는 여성가장 "어떻게 살아야 하나…"

    10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10층 짜리 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로 3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현장의 아파트에 불길이 치솟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0일 화재가 난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와 주변 건물인 드림타운, 해뜨는 마을 등 주거형 오피스텔 3개 건물에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집 주변을 떠나지 못했다.

    홀로 아이 넷을 키우고 있다는 A(39) 씨는 검게 그을린 건물을 보며 바라보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9시 30분쯤 경보음에 잠을 깬 A 씨는 29개월된 아이를 안고 중학교에 다니는 딸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를 챙겨 뛰쳐나왔다. 급히 외투만 걸친 채 뛰어나오느라 맨발에 신발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A 씨는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기저귀도 놔두고 지갑도 다 두고 나왔다"면서 "추운데 갈 곳도 없어 큰 일"이라고 울먹였다.

    여성 가장인 A 씨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애들하고 여태 버텨왔는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휴일 오전 이른 시간, 휴식을 취하거나 늦잠을 자던 주민들은 아무런 채비도 하지 못한 채 잠옷과 맨 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뛰쳐나와야 했다.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 8층에 사는 직장인 김모(25) 씨는 비상벨 소리를 듣고 키우던 강아지만 안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층이 높아 처음엔 불이 난지 몰랐던 김 씨는 경보음에 창문을 열자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올라오는 것을 보고 바로 대피했다.

    김 씨는 "1층으로 내려왔는데 출입문 옆 주차장에 있던 차에 옮겨붙은 불이 커지는 것을 보고 허겁지겁 나왔다"며 "10분만 늦었어도 못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3층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여성분은 얼굴에 화상을 많이 입은 상태로 내려오고 있었다"고 전했다.

    옆 건물인 드림타운에서 자취를 하던 여대생 정모(22) 씨는 수면바지에 점퍼만 걸친 상태로 폴리스라인 밖에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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