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 측에 "곧바로 본 협상에 들어가자"고 제안하는 등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당국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합의 없이도 신청이 접수되면 승인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12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노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최근 교착상태에 빠진 대화의 돌파구를 본 협상을 통해 찾아보자는 의미에서다. 노조 측은 본 협상 기한을 60일 이내로 못박았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본격적인 통합관련 논의에 들어가기도 전에 경색되어 있는 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오히려 실질적 대화개시를 가로막고 있는 ‘대화기구 발족 합의문’ 관련 논의를 중단하고 곧바로 ‘본 협상’에 들어갈 것을 어제 하나지주에 공식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60일 기한의 ‘본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기존의 2.17 합의를 계승 및 발전시킨 새로운 합의서가 체결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외환은행 노조 측의 제안은 금융 당국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노조의 합의가 없어도 통합승인신청서를 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애초 금융당국은 "은행 통합 승인을 신청하기 전에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기류가 바뀌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정규직 전환 문제라는 게 알려지면서 금융당국이 합의 없이 승인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작년 7월 이후 하나와 외환 간 노사 합의를 6개월 동안 기다려왔다. 이제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다"면서 "아직까지 노사 합의에 진전이 없는 데 대해 유감"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신 위원장은 "하나와 외환에 이미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관련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노사간 합의 없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도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국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노사간 합의를 이룬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지금이라도 회사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RELNEWS:right}이 같은 신 위원장은 발언은 사실상 노사 양측에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양측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그마저도 성과가 없을 경우 하나금융지주의 통합신청-승인 등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음을 강력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달 안에도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금융당국에 통합승인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측 노사는 지난해 11월 조기통합 관련 대화단을 구성키로 구두로 합의했으나 노조 측이 외환은행의 무기계약직 2000여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과 그에 따른 임금 인상을 요구해 이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