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전 의원이 참여하는 국민모임과 조만간 만남가질 것.
- 진보정당, 운동권적 이념과 문화에 매몰.
- 정의당은 시민사회에 기반을 둔 진보정치 2기를 위해 노력할 것.
-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으로는 정권 교체 불가능.
- 2017년 정권교체 위해서는 중장기적, 정책적 연대 필요해.
- 선거구제 개편, 새정치 새로운 당대표 의지도 중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1월 20일 (화)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천호선 (정의당 대표)
◇ 정관용> 오늘 3부에는 오래간만에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를 초대했습니다. 지금 재야 진보인사들 중심으로 구성된 국민모임, 여기에 또 정동영 전 의원의 합류, 야권발 정계개편. 과연 새정치민주연합과 이른바 진보정당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서서히 논의가 시작되고 불꽃이 타오르고 있는 그런 상황인데 정의당은 앞으로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지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천호선>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정관용> 정의당이 이제 원내 유일 진보정당이네요.
◆ 천호선> 네,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통합진보당이 해산되고 의원직도 다 상실하고 이러다 보니까.
◆ 천호선> 그래서 어깨가 더 무거웠습니다.
◇ 정관용> 정의당이 지금 몇 석이죠?
◆ 천호선> 다섯 석입니다.
◇ 정관용> 다섯 석. 한때는 상당히 잘 나가던 때가 있었어요, 진보정당이. 그런데 지금은 상당히 초라해져 있습니다.
◆ 천호선> 외부의 압력이나 탄압도 문제지만 내부 스스로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급기야 밖에 계시던 분들이 국민들을 걱정해서 ‘눈물 닦아주는 정당 만들어보자’ 막 나서시고 계십니다. 그분들이 사실 그러지 말고 ‘정의당 빨리 힘 키우자’ 이랬어야 되는 것 아닌가요, 정의당 입장에서는?
◆ 천호선> (웃음) 솔직한 저희들 생각은 그렇죠. 저희 정의당에 대해서 뒤에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저희 정의당은 진보적 가치에 동의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함께하실 수 있는, 열려있고 개방적인 정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왜 바깥에서 새로 만드시는지 그 이유를 짐작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 정의당도 항상 열려있다, 이런 부분을 항상 강조 드리면서 또 만나갈 생각입니다.
◇ 정관용> 바로 거기서 질문을 시작하고 싶은데, 바로 지난주에 우리가 김세균 공동대표도 초대해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분들 명확하더라고요. ‘통합진보당과는 분명히 다른 노선이다. 반통합진보당이다’ 심지어 그렇게까지 표현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사실 원내로 따지면 지금 정의당밖에 없어요. 제가 표현한 것처럼 그분들이 ‘다 우리 연대해서 정의당에 들어갑시다’ 이렇게 안 하고 ‘따로 만듭시다’라고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천호선> 글쎄요, 아직은 그 이유 이전에 구상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분들이 예를 들면 국민모임이 만드는 신당에 정동영 전 의원도 참여하신다고 했지만 실제 지금 일단은 따로 움직이고 계시잖아요? 그리고 ‘신당 창당을 추진하겠다’라고 얘기하셨고 또 그분들만이 진보의 전체인지 또는 그분들이 얘기하는 게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건지, 제1야당을 대체하는 정당으로 가겠다는 건지 물론 후자를 누구나 꿈꾸기는 하겠지만 바로 그런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보시는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한 구상이 좀 명확하지가 않아서 일단 만나서 들어봐야겠습니다.
◇ 정관용> 적어도 김세균 대표의 말씀을 제가 들은 바로는 ‘진보적 가치를 명확히 하는 진보정당이다. 목표는 제1야당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건 명확하더라고요.
◆ 천호선> 그건 뭐 저희 정의당의 목표와 같죠.
◇ 정관용> 글쎄요, 그런데 왜 정의당으로 안 오고 따로 하시겠다고 하는지를 제가 여쭤보는 거예요. (웃음)
◆ 천호선> 그걸 제가 여쭤보러 가겠다는 말씀이고요. 저희로서는 물론 정의당으로서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열려 있는 정당이며 어떤 기득권도 없습니다. 혹시라도 기득권이 있으면 언제든지 열어놓을 생각이 있지만 만약에 굳이 따로 하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저희가 들어야 저희도 저희들의 구상을 다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통합을 전제로 해서 무조건 만든다, 이러기보다는 서로의 생각을 들어보는 게 필요한 단계가 아닌가. 그래서 지난번 제가 기자회견 때 제안드렸습니다만 국민모임 그리고 정동영 전 의원과 함께 하시는 분들이 꽤 있죠? 그분들이 있고 노동당이 우리 서로 작은 정당입니다만 정의당과의 통합을 쟁점으로 해서 선거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당 대표 선거가.
◇ 정관용> 노동당 내부에서?
◆ 천호선>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조금 겹쳐있기는 하지만 옛날부터 노동정치가 필요하다, 혁신된 노동정치가 필요하다고 움직여 온 분들도 적지 않게 있습니다. 그분들 모두를 저희가 먼저 제안해서 만나나가겠다, 이렇게 약속드린 거고요. 국민모임 측과도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일정을 잡을 생각입니다.
◇ 정관용> 연락은 계속?
◆ 천호선>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직 만나신 바는 없고?
◆ 천호선> 뭐 다음 주쯤에 만나게 되지 않을까 보고 있는데요. 조금 실무적인 조정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방금 천호선 대표가 국민모임, 정동영 전 의원 그룹, 노동당, 새로운 노동정치 이렇게 여러 가지 쭉 언급을 하셨어요. 말고도 녹색당도 있고 한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 움직임,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도 바로 이 시점에서.
◆ 천호선> 두 가지가 동시에 작용한 것이라고 보는데요. 하나는 제1야당이 이러한 진보정당들의 역할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다 내지는 충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대신해 준다라는 기대가 있다면 그런 움직임이 별로 없을 수도 있겠죠. 또 하나는 진보정치가 어쨌든 여러 당으로 나뉘어져 있다라는 것들 때문에 이것이 좀 통합돼야 되지 않겠냐 또는 단합해야 되지 않겠냐라는 문제의식이 있는 거죠. 이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인 것, 특히 최근에 결정적인 것은 제1야당에 대한, 저번에 105인 국민모임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상당수는 제1야당을 거들기도 하고 지지하기도 했던 분들입니다.
◇ 정관용> 과거에는?
◆ 천호선> 그렇죠. 그런 분들이 이제는 제1야당 가지고는 안 되겠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도 안 되겠다고 판정하신 것은 대표가 누가 되든 근본적으로, 뭔가 구조적으로 저 당이 이제는 더 이상 안 될 것 같다, 이런 판단을 하신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더 불을 붙인 것 같아요. 저희당도 저희 당으로서는 창당 2년 남짓 됐는데 자기 혁신을 이루어 왔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그리고 1차 혁신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는 시점에 와 있는데 원래 작년 말, 올해 초쯤에 그래서 진보의 강화 재편, 더 큰 진보 정치로 나가는 움직임을 주도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었는데 지금 국민모임 등의 움직임이 그것의 판을 더 키워 놓은 셈이 되고 저희들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되겠다, 그런 각오를 다지고 있는 상황이죠.
◇ 정관용> 먼저 제1야당이 이제는 구조적으로 판정을 받았다, 이런 표현을 쓰셨지 않았습니까?
◆ 천호선> 네, 저도 그런 표현을 썼었고 국민모임 분들도 그런 뜻 아닐까요?
◇ 정관용> 그건 제일 큰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천호선>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정당이라는 것은 대개 다양한 의견이 존중되지만 하나의 비전을 가진 하나의 팀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 그저 야당일 뿐입니다. 그저 야당인데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모여 있고 그 내부에서 다양한 분들이 모여 있지만 하나의 비전을 만들고 있느냐, 이런 건 의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야당이 유지되느냐, 지역독점과 소선거구제라는 선거제도의 특혜를 사실 새누리당보다 더 많이 받고 있는 게 제1야당입니다. 실제 지지받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석수를 가져오게 되고 거기에 참여하고 있는 흔히 ‘정치자영업자’ 이런 표현을 비아냥거리는 표현으로 외부인들이 씁니다만...
◇ 정관용> 정치자영업자?
◆ 천호선> 정치자영업자. 자신의 재선, 삼선이 중요한 것이지 이 당이 하나의 팀으로 집권하기 위해서 어떤 혁신을 해야 되는가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은, 구조적으로 그런 것들이 잘 보장되고 진작되지 않은 그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사실 그런 면에서 보면 새누리당도 비슷한 것 아니에요?
◆ 천호선> 그러나 새누리당은요. 새누리당의 뿌리를 한번 생각해 보시면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이 쿠데타를 하고 중앙정보부가 만든 정당입니다. 국가라는 자원을 가지고 만들어 놓은 정당이 굉장히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새누리당은 이미 ‘국가 파생 정당’으로서의 대단한 자원을 갖고 있으며...
◇ 정관용> 국가 파생 정당?
◆ 천호선> 네. 그런 표현을 씁니다, 지금 정치학에서.
◇ 정관용> 오늘 아주 새로운 표현 많이 나오네요.
◆ 천호선>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고 그 자산을 가지고 이익을 위해서 철저하게 단결할 줄 아는 깊음, 이런 게 있는 거죠.
◇ 정관용> 국가 파생 정당으로 기득권,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 이런 면에서 비전이 일치한다?
◆ 천호선> 글쎄요, 비전일까요? 이익이 일치한다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웃음) 이익이 일치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런 이익도 일치하는 게 없다?
◆ 천호선> 과거에는 큰 인물들이,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큰 인물들이 야당을 이끌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정당사를 가만히 보면 시민사회에서 당이 만들어지고 당이 국가권력을 장악하는 게 아니라 건국하면서 국가가 생기고 국가에서 파생된 정당이 생기고 자유당도 이승만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만든 정당이고요. 중앙정보부가 만든 정당이 지금 새누리당의 뿌리입니다. 야당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들이 자기의 기반을 갖고 만든 정당이죠. 시민사회에 뿌리를 둔 정당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진보정당이 바로 그런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인데, 그런 구조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하는데 아직도 제1야당에서 그런 근본적인 혁신에 착목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또 과도기에서 잠시 기득권도 포기해야 하거든요. 그런 용기 있는 비전을 가진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 하나의 비전으로 뭉치지 못한 정당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안다?
◆ 천호선> 이미 알고 있지 않을까요?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지지율이 안 오른다?
◆ 천호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 그렇게 판단하시는군요.
◆ 천호선> 네. 선거제도 때문에 얻는 이익이 있고 집권정당이 잘못했을 때 반사이익, 이 두 가지로 버티어온 거죠. 그런데 이제 이 반사이익이 없어진 겁니다. 새누리당이 못해도 제1야당의 지지로 옮겨가지 않는, 약간의 미동은 있습니다만.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말씀하신 논리가 정치학적으로 봐서 대부분 다 맞는 용어들입니다. 부인할 수 없는 것들이에요. 지역독점, 소선거구제의 혜택 또 야당으로서의 반대급부, 그 내부는 하나로 균질화되거나 통일돼 있지 못하다. 그리고 시민사회로부터 뿌리박은 그런 정당이 아니다, 뭐 다 맞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많이 높지는 않지만, 올라가지는 않지만 항상 20몇 %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 깨야 한다, 이걸 뭔가 대체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시는 나머지 이른바 진보세력들은 다 합해도 5%가 안 넘어요, 사실.
◆ 천호선> 네.
◇ 정관용> 이거 엄연한 현실이잖아요?
◆ 천호선> 여론 조사가 5%냐, 아니냐 이것은 논란이 있을 것 같고요. 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 말씀 맞습니다. 그러면 이제 일단 두 가지죠. 5%의 정당이 있으면, 만약이 정의당이 5%의 지지를 받는다고 치면 최근에 여론 조사는 그렇게 오르락내리락 하면 그러면 5%의 의석이 나와야 되는 거죠. 그게 국민의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사표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일단 그것이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제1야당이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 우리 내부에 문제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것보다 제가 먼저 여쭤 본 건 왜 야당에 실망한 분들이 많은 건 많은데, 그래도 그분들이 왜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안 모이냐, 이거죠, 아직은.
◆ 천호선> 그 부분이 이제 제가 드리려던 말씀이 그건데, 진보정당에 자신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진보정당이 쭉 성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시대에 맞는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과거에, 너무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만 운동권적 이념과 운동권적 문화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지난 2, 3년 동안 다 드러나는 것이죠. 그런 것들을 미리 혁신하고 바뀌어왔다면 저는 진보정당이 굉장히 성장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했고 그런 모습이 최근의 사건을 통해서 드러난 것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은 저희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단호히 반대하지만 그 이면에 있었던 진보가 스스로 혁신해 오지 못했던 모습이 국민들에게도 진보정치에 대한 실망도 충분히 불러일으킬만 했다. 저희 정의당으로서는 새로운 진보정치 10년, 진보정치 2기를 위해서 지난 2년 동안 노력해 왔던 것이고 그런 것이 하루 이틀에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조금씩 평가를 받아가고 있다, 이렇게 좀 자평을 하고 싶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정의당은 앞으로 추구하는 바가 아까 쭉 언급하신 국민모임, 노동당, 이런 제반 진보정치세력과의 대연대, 이게 목표입니까?
◆ 천호선> 저희로서는 진보정치 자체의 재편강화, 좀 더 구체적으로 하면 더 큰 진보정당을 만든다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입니다. 저희들로서는 양당구도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요. 다당 구도에서 저희가 세 개의 축 중에 하나의 축을 맡아나가는 것이 기본방향인데 이런 과정에서 저는 ‘제1야당이 얼마든지 교체될 수 있다. 그것을 저희도 꿈꾼다. 그러나 지금 제1야당이란 것을 바로 대체하기 위해서 아무나 모여서 만드는 정당은 또 위험하다’ 그렇게 하면 결국에는 제1야당과, 과거에도 그렇지 않습니까? 밖에서 만들었다가 그 당이 다시 통합해서 제1야당으로 되고 또 내부에서 갈등하고.
◇ 정관용> 노무현 정부 때 열린우리당 실험, 이런 것들 말이죠?
◆ 천호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그냥 의석수를 가지고 모이는 이런 게 아니다, 그게 우선 첫 번째고. 그러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함께 한다. 그래서 조금 더 큰 진보 정당을 만들어서 어쨌든 새정치민주연합과는 경쟁하겠다. 그겁니까?
◆ 천호선> 그렇습니다.
◇ 정관용>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는 이제 안 하는 거예요, 그러면?
◆ 천호선> 아니요, 저희는 연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나 연합정치가 있고요, 연대합니다. 공동의 연립 정부도 만듭니다. 대통령제라고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야권연대가 나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국민들한테 실망을 주었던 것은 선거 앞두고 그저 후보를 단일화하는.
◇ 정관용> 맞아요.
◆ 천호선> 단일화하고 난 뒤에는 또 따로 노는, 이런 것들이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저희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많은 문제점과 비판점이 있더라고 함께 해야 할 파트너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2017년, 지금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모습으로서는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2017년 정권교체를 안목에 두고 2, 3년 동안에 어떤 중장기적 연대, 그 과정에서 정책적 연대도 하고 또는 선거에서 연대도 그 긴 프로그램 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비전들을 국민들께 보여드린다면 야당을 지지하는 분들도 야권 연대에 흔쾌히 동의하실 것이다. 그 방법은 자신의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버릴 의지만 있다면 무궁무진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그 정책 및 선거에서의 연대라고 하는 게 그동안에도 계속 그렇게 해 왔던 것 아닙니까? 제1야당과 진보정당이 몇 가지 정책공동과제로 합의한 적도 있고 총선 앞두고, 지방선거 앞두고 몇몇 지역구, 어디어디 단체장 또 이렇게 안배해서 출마 안 시키고 누구는 출마하고 어느 정당만 출마하도록 하고 이른바 후보연대, 계속 해 왔잖아요.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 천호선> 예를 들면 이런 게 큰 차이가 되겠죠. 지금 말씀드렸듯이 선거제도입니다. 대개 진보정당과 또는 제3정당과 제1야당이 같이 연대를 하게 될 때 꼭 거는 것 중에 ‘독일식 선거제도 도입하겠다’ 꼭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뒤에 가서는 실천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1야당에 단기적으로 볼 때는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에.
◇ 정관용> 소선거구제로 기득권 누리는 의원들이 많죠?
◆ 천호선> 그렇죠. 그것이 지금 문제죠. 그런데 예를 들면 그런 것처럼 선거를 앞두고 뭐 공동의 정책들을 정하고 발표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대개 보면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거죠. 실행의 의지가 없는 경우가 많은 거죠. 그래서 저는 정말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서 우리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계획을 갖고 선거연대를 할 수 있고 안 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런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연합정치를 보여드리는 것. 이번에 2월 8일에 새로운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가 나온다면 그런 구상을 제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번 기대는 해 보고자 합니다.
◇ 정관용> 바로 그런 취지에서 이른바 선거혁신과 관련돼서 새로 대표가 되는 사람과 원포인트 회동을 하자고 이미 제안하셨잖아요?
◆ 천호선>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뜻입니다.
◇ 정관용> 그 원포인트라는 게 ‘선거혁신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자’ 그겁니까?
◆ 천호선>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다른 이야기를 상대 대표께서 하고 싶지 않으실 수도 있죠. 어떤 때는 당이 되자마자 자기당의 혁신프로그램들에 집중을 하실 테니까요. 그러나 정말 선거가 내년인데 그리고 또 작년에 헌법재판소에 인구편차 2:1로 줄여라라는 판결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론에 불붙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게 연말까지 가서는 안 되고요, 내년 4월 선거이기 때문에 상반기 안에 정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려면 제1야당 대표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대개 예측되는 보도는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국회의원들도 비례수 줄이고 지역구 현역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신 비례를 줄이자, 기존에 있는 것마저도 줄이자. 그렇게 되면 결국에는 국민들의 뜻이 구조적으로는 더 왜곡되게 돼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 정관용> 소선거구제 유지하면서 인구편차를 줄여야 되니까 아예 그냥 지역구 숫자를 늘리자?
◆ 천호선> 네. 지역구를 늘리면 300명 정원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는 비례를 줄여야 된다는 거죠. 비례가 준다는 것은 예를 들면 작은 정당이 10% 지지를 받으면 그 10%만큼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줄어드는 것이죠.
◇ 정관용> 당연하죠. 그런 쪽으로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은 가는 것 같아요?
◆ 천호선> 그렇게 예측되는 보도들이 많아서 저희도 짐작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당 대표의 의지다라고 생각하고요. 야당 전체가 강화되려면 민주주의 제도가 서야 합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정의당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선거구제에 대해서는?
◆ 천호선> 선거구제에 대해서 궁극적으로 독일식이라고 하죠. 그러니까 지지받는 만큼의 의석수가 보장되는 그게 기본정신이라고 봅니다. 그렇게 가야지만 그게 당장...
◇ 정관용>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
◆ 천호선> 네,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라고 하죠. 그렇게 가기 힘들다면 적어도 비례의석수를 늘려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비례의석수 늘리면 지역구를 줄여요?
◆ 천호선> 줄여야 되죠, 줄일 수 있어야 됩니다. 아니면 그런데 이제 지금 문제는 2:1로 줄이라고 해서 선거의 평등권은 진척됐는데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을 그대로 유지하니까 비례를 오히려 줄이려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게 여기에 결과가 나타나는 거죠. 이제 헌재의 취지에 역행하는 결과가 오히려 나타났습니다.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저희는 그걸 막아내야 되는데 이 다섯 석의 정의당으로는 너무 벅찹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국민들이 국회의원들 숫자 느는 것 싫다고 그러시는데 저는 용기 있게 말씀드립니다. 국회의원숫자가 적으냐, 많으냐는 정치개혁의 핵심이 아닙니다. 그리고 국민들의 뜻이 얼마나 제대로 반영되느냐가 중요하다면 국회의원 의석수를 300석 이상으로 늘리는 문제도 국민들도 한번 되돌이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국회의 정원을 늘리더라도 어쨌든 비례의 의석은 지금보다 절대 줄어서는 안 되고 오히려 늘어야 한다, 그런 방향이고 가능하면 중대선거구제 같은 것도 도입해보자?
◆ 천호선> 네, 중대선거구는 저희는 흔히 두 석 정도로 하면 옛날에 민정당 시절에 했었던 것인데 대선거구제로 커지거나 아니면 기본적으로는 소선거구제가 있더라도 비례가 늘어나면, 독일식 선거도 소선거구제가 있으면서 비례가 반인 거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그런 방식을 제안해보겠다, 일단 야당대표와?
◆ 천호선>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그렇고 지금 국민모임도 있고 이런저런 움직임이 결국은 하나로 합쳤으면 좋겠다, 그런 말씀이신데 당장 4월에는 이제 또 선거가 있습니다. 물론 몇 군데 안 되기는 하지만 여기 국민모임도 후보를 내겠다고 그래요. 정의당도 후보 내실 거죠?
◆ 천호선> 당연히 정당으로서 내야 할 일이죠.
◇ 정관용> 그러면 제1야당도 낼 거고요. 최소한 4, 5명씩 나오는 건데 어떻게 하시렵니까, 그건?
◆ 천호선> 글쎄요. 제1야당은 당연히 내겠지만 국민모임은 이제 어떻게 하실지 지켜봐야 될 것 같아요. 당을 만들고 후보를 내고 그 후보가 당이나 그 세력의 정치 지향성에 맞게 그리고 또 경쟁력도 같이... 이런 것들이 쉽지는 않을 거예요. 이제 만나봐야 되니까 또 어떻게 진행되는지 여쭤봐가면서 ‘4.19재보선에서 국민모임, 노동당과의 협력가능성들을 검토해 나가야 하니까 열어놓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요.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야권연대도 저는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그렇게 할 가능성이 굉장히 낮아 보입니다. 내부에 정서적인 것도 그렇고 국민의 여론들을 본인들은 그렇게 해석하시는 거죠. 그리고 또 새롭게 대표가 된다면 일단 독자적으로 나가려는 경향이 강해지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선거라는 게 꼭 이긴다, 진다라는 것은 저희당 입장에서는 두 번쯤은 당으로서 당이 해야 할 의무이고 당의 비전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야권연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는 것을 전제로, 상수로써 보지 않고 선거전략을 짜 나가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나 국민모임 등과는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
◆ 천호선> 네, 그건 이야기 해 봐야 되지 않을까요?
◇ 정관용> 시간이 많지 않아요.
◆ 천호선> 네, 그렇습니다. 워낙 또 느닷없이 생긴 선거입니다, 이게.
◇ 정관용> 바쁜 와중에 빨리빨리 두루두루 많이 만나셔야 되겠군요.
{RELNEWS:left}◆ 천호선> 그렇습니다, 부지런히 만나나가려고 합니다.
◇ 정관용> 전반적인 야권재편의 틀이 금년 상반기 중에 어떤 모양새를 갖추게 될지 주목됩니다. 함께 지켜보도록 하죠.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천호선>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와 함께 만났습니다. 6월 정도, 늦어도 9월 이전에는 선거제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야 한다, 얼마 전 정의화 국회의장과 저희 인터뷰에서 국회의장도 시한을 그런 식으로 못박았는데요. 요동치는 정치가 과연 어떤 제도로 귀착될지 여러분과 함께 관심 갖고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내일 다시 뵙죠,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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