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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朴' 새누리당 접수…험난한 권력투쟁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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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非朴' 새누리당 접수…험난한 권력투쟁 서막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4일 오전 국회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의 비박계가 신주류로 등극하면서 집권주체인 친박계와 신주류간에 국정운영과 정책추진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이 노골화하고 있다.

    2일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승민-원유철 의원이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 피선되고 조해진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로 기용되면서 원내사령탑이 비주류로 완전 재편됐다. 유승민, 원유철 의원이 당 지도부에 합류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 내 비주류의 입지가 한층 공고해졌다.

    김무성 대표를 정점으로 한 당의 신주류에는 김태호 최고위원과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포진했고 이인제 최고위원도 범주류로 분류되는 반면, 비주류로 전락한 친박계는 서청원, 이정현, 김을동 최고위원으로 세가 위축됐다.

    그나마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박계의 주장이 관철될 여지라도 있지만 원내지도부에서는 친박계가 완전히 배제돼 청와대 입장에서는 주요 정책이나 공약이행을 위한 입법추진이 더 어렵게 됐다.

    탈박, 비박계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에도 자신을 '원조 친박계'라고 말하고 있지만 유 대표가 생각하는 만큼 청와대가 유 원내대표를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원내대표 경선 당일은 물론이고 그 다음날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 당선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조윤선 정무수석은 일정을 이유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찾지 않았고 대신 정무비서관이 난을 들고 새누리당을 방문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얼굴도 보지 못하고 돌아갔다.

    ◇ '투톱' 부상한 김무성·유승민, 朴정부 압박

    여당의 투톱으로 부상한 김무성, 유승민 대표는 2월 들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작심 비판하며 전면적인 국정기조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집권당 신주류가 갖는 불만의 핵심은 국정을 그르친 인사들을 내치라는 '인적쇄신 요구'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간간이 인적쇄신을 통해 국정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지만 이제는 대통령이 집권초부터 견지해 온 정책추진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3일 국회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총체적 위기에 처해 있지만 위기극복을 위한 총체적인 개혁작업은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국가위기를 돌파하는 데 절실히 필요한 정부와 정치권 등의 리더십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이 주도해서 국정현안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새누리당은 대통령과 공동운명체라거나 당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껏 유지돼 온 대통령 주도의 국정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 '엎친 데 덮친 격' 朴, 외생위기 이어 내생위기까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뒤 지금까지 만났던 위기가 대선불복과 세월호 참사 등 외생적 위기였다면 현재의 위기는 내생위기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CBS기자와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부터 지금껏 여러가지 악재를 치르느라 일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고 지금은 더욱 어려운 국면이다"고 말했다.

    당의 리더십에서 친박이 배제된 것보다 더 큰 걱정거리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마음이 대통령에게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이다. 초·재선 의원들은 대체로 박근혜 대통령이 발탁하거나 공천을 줘서 원내에 입성한 사람이 많지만 이들은 더이상 자신들을 친박계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RELNEWS:right}

    파급효과는 당장 2월 국회부터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 계류중인 경제살리기 법안이나 개헌특위 출범 등 청와대가 중점 추진중인 사안 또는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현안에서 여당이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더라도 청와대로서는 대응의 수단이 없다.

    일단 최경환 원내대표는 여권내 논란의 핵심이슈인 증세없는 복지와 관련해 당에서 대안을 제시해주면 그에 따른 재원조달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현 상황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은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국정의 기조에 일정한 변화를 주느냐, 정면돌파를 선택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청와대의 대응은 여권을 권력투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갈 수도 당청의 새로운 관계설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양날의 검을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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