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등 신분증을 위조해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교실에서 원어민강사로 활동한 혐의로 20대 외국인이 구속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문서 위조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나이지리아인 A(25)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또 A씨에게 여권 등을 빌려줘 위조를 도운 혐의(업무방해)로 나이지리아인 B(3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축구 동호회에서 만난 B씨에게 여권과 범죄경력증명서 등을 빌려 나이지리아에 있는 브로커에게 보내 채용신체검사서, 외국인 등록사실 증명서 등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브로커에게 50만원을 주고 서류를 위조한 뒤 경기도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원어민 강사로 3개월 간 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진 않았으며, 나이지리아에서의 전과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경찰은 전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같은 나라 사람이고 불쌍해서 대가성 없이 도와줬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력서에 있는 사진과 페이스북 사진이 달라 의심을 받자 갑자기 학교에 나오지 않고 도망쳤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2010년 4월 관광비자로 입국한 A씨는 신청한 난민 비자가 불허되자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교실의 경우 학교가 사설학원에 위탁해 강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신분이 확실하고 외국대학 졸업 증명서 정도만 있으면 쉽게 채용된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서류를 위조해준 브로커를 추적하는 한편,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교육청과 원어민 강사 채용업체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