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 (사진=통일부 제공)
정부의 대북 제재조치인 5.24조치에도 불구하고 남북교역 규모가 조치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나 5.24조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이 13일 오전 '사단법인 물망초 인권연구소' 월례 조찬세미나에서 있을 "남북이산가족상봉 확대와 5.24조치 해제 해법"이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문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남북 총 교역액이 2009년에는 16억 7,908만 달러, 2010년에는 19억 1,200만 달러였지만, 5.24조치로 인해 2011년에는 총 17억 1,4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개성공단 교역이 꾸준히 증가함으로써 2012년에는 남북교역이 총 19억 7,100만 달러로 5.24조치 실시 이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났다.
2013년에는 북한의 개성공단 일시 폐쇄 조치로 인해 남북교역액이 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42% 감소했지만, 2014년에는 23억4,312만 달러로 2013년에 비해 104% 증가해 5.24조치 실시 이전 수준을 다시 크게 넘어섰다.
더욱이 북중 무역은 5.24 대북 제재 조치가 실시되기 전인 2005~2009년의 경우 연평균 증가율은 15%에 불과했으나, 5.24조치 실시 이후인 2011년의 양국 무역규모는 56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도에 비해 무려 63%나 증가했다.
이처럼 5.24조치는 실시 직후에 남북관계에서 일정한 대북 압박 효과가 있었지만, 개성공단 교역의 발전과 북중 무역의 확대로 곧 대북 압박 효과가 현저하게 감소했고 갈수록 그 효과가 더 적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근혜 정부는 5·24 대북 제재 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정부가 북한이 수용할 가능성이 희박한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를 기다리며 계속 5.24조치를 고수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라고 지적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그러면서 "제재 효과가 더욱 미미한 수준으로 떨어지기 전에 남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약 7만 명 전원의 북한 가족 생사확인과 서신교환과 교환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시인하고 사과하게 되면 남한 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규탄 여론이 들끓어 오히려 남한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한미의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남한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남북한이 각기 상대방이 수용할 가능성이 희박한 목표에 계속 집착한다면 남북관계는 분단 100년이 지나도 의미 있는 발전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발전과 통일은 남북한이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주의적인 태도로 공존과 공영, 협력의 확대를 모색할 때에만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