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있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의 새 주인에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법원 파산부는 17일 팬택과 원밸류의 계약을 공식 허가할 계획이다. 계약 형태는 공개 매각이 아닌 원밸류 측이 앞서 요구한 수의계약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늦어도 내일 안으로 양사 계약을 허가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만의 하나 계약을 불허할 가능성도 있지만 허가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이 계약을 허가하는 대로 원밸류 측은 팬택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원밸류가 내건 인수가격은 약 1천억원 규모이며, 향후 3년간 임직원의 고용 보장과 함께 휴직 중인 임직원도 모두 복귀시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최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을 불러모아 원밸류 컨소시엄에 대한 검증작업을 마쳤으나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과 원밸류 간의 막바지 협상이 계속 이어지면서 계약 허가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
하지만 매각 절차 지연에 따른 시장의 불안이 커지자 법원은 설 연휴 전날 서둘러 계약 허가 여부를 밝히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팬택은 지난해 11월 M&A(인수합병)를 위한 공개 입찰에 나섰으나 마땅한 인수후보가 나타나지 않자 바로 2차 매각 시도에 들어갔다.
법원은 팬택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다는 조사결과에도 팬택이 지닌 중소기업의 상징성은 물론 회생 후 가치가 더 크다고 보고 청산 대신 회생에 비중을 뒀다.
{RELNEWS:right} 1991년 설립된 팬택은 대기업 경쟁사의 틈바구니에서 한때 국내 스마트폰 시장 2위까지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창업주인 박병엽 전 부회장은 '샐러리맨 신화', '제조업 벤처신화'의 주인공으로 평가받았다.
2007년 1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의 위기가 닥치기는 했으나 4년 만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고 2012년 8월에는 20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계속된 자금난에 시달리던 팬택은 지난해 초 2차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다시금 한줄기 희망을 봤다. 이통사들도 팬택 채권의 출자전환은 거부하는 대신 상환유예를 택함에 따라 팬택은 '벼랑끝'에서 살아 돌아온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전자채권 만기가 돌아온 데다 이통사들이 팬택 제품의 추가 구매에 난색을 보이면서 경영난이 더욱 심해졌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