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장이 비서실장? 국정원 개혁 의문
-이병기, 대통령과 내각 잇는 역할해야
-이병호 국정원장 후보, 대북관 경직
-김영란법, 국민 바라는 원안 통과돼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최근 대한민국은 차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온통 촉각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예상치 못했던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으로 임명됐습니다. 이병기 비서실장 임명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 3년차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마무리했는데요. 새 비서실장 임명과 새로운 내각, 앞으로 정국운영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분이시죠,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지원 의원을 연결해서 비서실장 임명과 최근 정치 현안을 짚어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십니까?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박지원>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 박재홍> 오랜만입니다.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하마평에 전혀 없었던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임명됐는데요. 의원님은 일단 ‘정치와 외교를 잘 아는 사람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평가를 하셨네요?
◆ 박지원> 글쎄요. 역대 비서실장이 정권의 핵심적 역할을 한 건 사실이지만, 박근혜 정부처럼 약 50여 일간 비서실장 문제로 국민들에게 회자된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그러한 말씀도 했습니다만, 과연 우리나라 정보 최고의 수장인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으로 갈 수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장단점이 다 있겠지만 이병기 비서실장은 일반적으로 잘 선택된 인사다, 그런 평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도 잘하실 분이라고 생각했고요.
◇ 박재홍>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결국 돌려막기 아니었냐, 이런 비판도 하고 있지 않나요?
◆ 박지원> 그렇죠. 당으로서는 제가 말씀드린 대로 국정원장이 비서실장으로, 또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 가는 부분에 대해서요. 이렇게 돌려막기와 회전문 인사가 과연 바람직한가, 이런 총체적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 주일대사로 임명됐었고요. 14개월 만에 국정원장, 그리고 다시 7개월 만에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겁니다. 이를 두고서 대통령이 아무리 신뢰를 한다할지라도 국정원장을 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다른 자리로 임명하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데요.
◆ 박지원> 개인적으로 말씀드리면 김대중 정부에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저도 7번의 임명장을 받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론 책임도 많이 졌고요. 또 새로운 곳에 가서 일도 많이 했기 때문에요. 꼭 그렇게 3번 임명을 받았다고 해서 큰 흠이 되는 것은 아니겠죠. 그렇지만 국가정보기관의 최고 수장이 7, 8개월 만에 다시 비서실장으로 옮기는 것은 국정원 개혁을 앞두고 상당히 문제가 있지 않느냐, 이런 지적은 가능할 것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의원님께서 이런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이병기 실장이 임명되면서 비서실장은 때로는 악역을 해야 한다, 이런 말씀도 하셨는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 박지원> 지금 정부 내부에서나 새누리당 내부에서 여러 가지 알력관계가 있을 때, 대통령께서 일일이 만기친람하면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서실장이 리더십을 가지고 그런 업무를 과감하게 조정해 나가는 것이 악역이 되겠죠.
◇ 박재홍> 예.
◆ 박지원> 그런데 지금까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과거 청와대 비서실은 국정업무를 총괄적으로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청와대 비서실은 국정업무의 집행기관이 아닙니다. 국정은 어디까지나 내각이 주도적으로 해야 하고요. 비서실은 대통령과 내각을 잘 연결시키고 또 내각의 업무가 꼬일 때 잘 조정해주는 역할을 해야지, 주도적으로 앞장선다고 하면 내각이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갈등이 있을 때 잘 조정하는 그러한 악역을 말씀드리는 거고요. 독재자로서 권력을 남용한다, 그런 뜻은 아닙니다.
◇ 박재홍> 그럼 지금까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악역을 안 해서 문제가 있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박지원> 예를 들어보면요. 청와대 문건 유출사건으로 얼마나 떠들었습니까? 3인방의 권력남용으로 얼마나 떠들었습니까? 이러한 것을 사전에 정리해주지 않으면 이런 대혼란으로 나오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것을 때로는 과감하게 정리, 조정을 해 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박재홍> 예. 그런데 지금까지 이병기 실장의 행보를 보면요. ‘충신형 인물이었다. 그리고 노태우, 김영삼 정부, 이회창 대통령 후보, 또 박근혜 정부까지 요직을 맡아오면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거나 각을 세우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런 평가도 있는데요. 과연 악역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입니다.
◆ 박지원> 글쎄요. 그래서 저도 그러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주문한 겁니다.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악역을 해 달라, 이런 말씀이신데요.
◆ 박지원> 필요하면 해야 한다, 그런 의미죠.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 박재홍> 조금 전에 국정원 개혁 문제도 염려해주셨는데요. 새로 임명된 국정원장은 이병호 전 안기부 2차장입니다. 그런데 이분은 현직에서 떠난 지 20년 가까이 됐던 분이고요. 또한 국정원 개혁문제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부적절 인사라는 평가가 많네요?
◆ 박지원> 글쎄요. 그분은 저희 김대중 정부에서 그리고 김영삼 정부에서 임명돼서 말레이시아 대사를 하셨어요. 그래서 대통령을 모시고 말레이시아 방문했었고요. 그 후로도 본부 대사도 역임하셨는데요. 국정원에서 국제관계, 대외관계 업무를 주로 하신 분이기 때문에, 국내 문제에 대해서는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과거 국정원의 업무스타일로 볼 때 상당히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국정원 퇴임 후에도 그분이 언론에 기고한 글들을 보면 너무 편향돼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요. 특히 국정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대북관계에 대해서 너무 경직돼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갖습니다.
◇ 박재홍> 어떤 식으로 편향됐다는 말씀인가요?
◆ 박지원> 예를 들면 용산참사를 폭동으로 비유를 한다든지, 세월호 참사 문제 등에 대해서 지나치게 과격한 표현의 글을 쓴다거나, 대북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북관계가 어려운 시점에요. 오늘 또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는 날, 북한에서 동해안에 2발의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습니까? 이럴 때 과연 대북문제를 유연하게 잘 풀어갈 수 있는 분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국정원 개혁이 제대로 될 것인가, 이런 우려를 하고 계시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주문을 할 수 있을까요?
◆ 박지원> 글쎄요. 아직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야 되기 때문에요. 인사청문회 준비과정에서 과연 적임자인가 이런 것을 검증하기 때문에요. 임명되기 전에 어떠한 일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임명을 전제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제가 이야기하기엔 좀 빠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렇다면 청문회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시는 거군요.
◆ 박지원> 어떻게 됐든 강한 청문회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저도 정보위원이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만나고 있습니다. 정치 현안도 몇 가지 여쭙겠습니다. 이제 2.8 전당대회가 끝났고 당내 인선도 마무리가 됐는데요. 지금까지 문재인 대표 체제, 긴 시간 아니었지만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지원> 저는 잘 아시다시피 2.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와 경쟁해서 실패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고, 문재인 대표가 잘하려고 노력하는 이때에 제 개인적인 얘기를 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말을 아끼겠습니다.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탕평인사보다는 친노 체제로 기울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박지원> 그런 지적에 대해서 문재인 대표가 잘해주시리라고 믿습니다.
◇ 박재홍> 지금까지 인사개편 문제, 잘 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당내 인사가 지적되고 있는데요.
◆ 박지원> 그런 문제도 제가 이야기를 하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요. 언론이나 당내에서 여러 가지 이견들이 나와 있는 것을 문재인 대표가 잘 알고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의 화합과 정권교체의 길을 위해서도 문재인 대표께서 이러한 잡음도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 이런 생각을 갖습니다. 잘하시리라고 믿습니다.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언하실 부분은 어떤 게 있을까요? 체제가 성공할 수 있으려면 이런 것은 잘해야 된다,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 박지원> 아무래도 아직 4.29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에 당력을 집중시켜야 하는데요. 당무 문제에 좀 적극적으로, 통합이 잘될 수 있도록 그런 방향으로 노력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 박재홍> 박지원 의원님께서도 법사위원회 소속이신데요. 쟁점이 되는 김영란법, 어떻게 하는 게 맞다고 보십니까?
◆ 박지원> 글쎄요. 법체계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금 누가 누구를 향해서 돌멩이를 던질 수는 없는 우리 사회죠. 그렇기 때문에 부정부패, 비리를 척결한다는 의미에서 국민이 바라는 원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언론인이 포함된 그 원안으로 통과해야 한다는 입장이신가요?
◆ 박지원> 그러한 요구도 강하기 때문에요. 물론 법체계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은 고쳐나가야 되지만, 어떻게 됐든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정치권에서는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 박재홍> 그럼 현재까지 나온 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영란법을 정무위 법안 그대로 간다, 이렇게 결론이 나는 겁니까?
◆ 박지원> 우리 당에서는 그런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2월 임시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런 당론으로 간다?
◆ 박지원> 제가 당론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죠. 오늘 또 의원총회가 소집돼 있기 때문에요. 지도부에서 결정해서 또 의원들이 토론해서 결정하겠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정치권 모두가 부정부패 비리에 대해서 가장 염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갖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박지원>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지원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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