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국회 법사위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본회의에서 재석 247인, 찬성 226인, 반대 4인, 기권 17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과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이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영란법이 통과되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 언론사 종사자, 공립 사립학교 직원과 그들의 배우자를 상대로 한 청탁·접대 문화의 변화가 예측된다.
금액과 직무관련성, 공직자와의 관계에 따라 법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례별로 짚어본다.
Q .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의 아내가 요식업에 종사하는 지인으로부터 15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 받았을 경우 A. 배우자의 금품 수수 사실에 대해 신고를 안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 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영란 법은 공직자뿐 아니라 배우자가 금품 등을 수수할 경우에도 처벌 하도록 하고 있다.
공직자의 직무 관련성, 명목과 무관하게 1회 1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하지만 배우자의 금품 수수사실을 공직자가 모를 경우에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Q . 보건복지부 소속 공무원의 남편이 직무와 관련해 제약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으로부터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을 경우A . 이 경우에도 공무원이 신고를 안 할 경우 과태료를 내야 한다.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하지는 않았지만 보건복지부 공무원인 아내의 직무와 관련된 일로 금품을 받았기 때문에 과태료 대상이 된다.
이 경우, 위반행위와 관련된 금품 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직장 상사와 직원, 공공기관와 민간 기관 상호 간에 관행적으로 오간 선물들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Q.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의 동생이 직무와 관련해 건설업 종사자 지인으로부터 15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A .
이 경우에는 공무원이 금품수수 사실을 알고 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당초 정무위 안에서는 법 적용 대상을 민법 779조상의 '가족'으로 범위를 정하면서 공직자의 형제, 자매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그러나 가족 파괴 등을 이유로 '배우자'로 한정하기로 결정하면서 형제나 자매, 자녀가 금품을 수수하더라도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로비가 형제와 자녀 등을 통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빈틈을 노린 로비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Q. 언론인, 공직자 등이 직무 관련성이 있는 기업이나 학부모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경우 A. 만일 언론인이나 공직자가 어떤 기업으로부터 50만원짜리 접대 골프를 7번 정도 받을 경우 '300만원 초과 기준'에 따라 김영란법이 적용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만일 여러 사람으로부터 1년동안 7번의 골프 접대를 받게 될 경우에는 1회 100만원, 혹은 1년에 300만원을 초과하지 않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직무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위반행위와 관련된 금품 등 가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