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비트)
미국의 FOMC(미국연방공개시장조작위원회)가 19일 새벽 발표한 성명에서 ‘인내심’이란 문구를 삭제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의 길을 열었다.
금리인상 시점과 속도는 서두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2006년 이후 9년만에 처음 맞게 될 금리인상이 미칠 파장을 전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속도,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당국은 이번 FOMC 발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커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미국의 금리 움직임, 신흥국 등 국제시장 동향, 우리 시장의 반응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 파장 커지진 않을 듯당국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우리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은 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의 ‘건전성’과 ‘보유액’, ‘방어막’이 양호하고 경제의 기초체력도 견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3대지표인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 단기외채비중이 모두 매우 양호한 편이다. 경상수지는 GDP의 7%를 넘는 흑자를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고, 외환보유액은 3,600억달러로 세계 7위, 단기외채비율도 27.1%로 낮다.
최근의 달러 강세 속에서도 해외자본 유입이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해외투자자들이 한국자산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또 올 들어 EU 등 20여 개국이 금리를 내린 점도 달러강세에 따른 충격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 취약 신흥국 충격이 문제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경우 우려도 없지 않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미국과의 금리차도 역대 최소로 좁혀져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그만큼 자본의 유입요인은 줄고, 유출 요인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당국도 금리 변화에 민감한 채권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채권에 투자한 외북자본이 일부 유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매우 낮은 상태인 미국의 10년만기 장기채권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상승할 경우 적지 않은 자금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한 해외자본은 9백억 달러로 전체 채권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한 외국자본은 3천8백억 달러로 전체 주가 총액의 32%에 이른다. 채권보다 훨씬 규모가 크기 때문에 만약 외국자본이 이탈한다면 충격도 그만큼 클 수 있다.
장기적으로 경제가 취약한 신흥국들의 충격이 우리나라로 전이돼 수출과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RELNEWS:right}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 상황과 세계경제 흐름으로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중장기적으로 취약한 신흥국들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안전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 수출 불안 등의 문제를 일으킬 소지는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달러를 견디지 못해 일부 신흥국들이 지급불능 등의 사태에 빠질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도 문제도 있다.
과거의 예로 볼 때 미국의 금리인상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는 강달러에 적응해야 하고, 특히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급격히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가계부채문제와 맞물려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