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동

    장그래 본부 "정규직 임금 동결? 황당"

    최저임금 인상 반대한 경총이 청년노동자 생각?

    - 10대 대기업 유보금 500조원, 돈 쌓아두고 채용 안 해.
    - 정규직 임금 동결로 비정규직, 하청업체에 혜택?
    - 정부 지원금도 비정규직 양산에 쓰고 있어.
    - 박 대통령의 중동 취업 주장, 정말 걱정.
    - 현실 파악 안하고 억지로 해외 일자리 만들수도.
    - 정부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 부추겨.
    - 노동자 전체의 불안정과 임금 낮아지는 것이 문제.
    - 기업 이익 위해 노동자들 눈물 흘리게 해선 안 돼.

    지난 1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 (사진=황진환 기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26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혜진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정책팀장)

    ◇ 정관용> 오늘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총에서는 '청년실업 해소, 또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위해서 연봉이 6천만원 이상인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 임금을 5년 동안 동결하자'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결국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몫을 줄여서 그 돈으로 청년층 신규채용하고 그리고 하청업체, 비정규직들한테 나누어주자, 이런 주장인데요. 관련해서 노동단체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의 김혜진 정책팀장입니다. 김 팀장님, 나와 계시죠?

    ◆ 김혜진>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이것 최근에 만들어졌나 봐요?

    ◆ 김혜진> 네, 3월 18일에 출범했습니다.

    ◇ 정관용> 어떤 곳이에요?

    ◆ 김혜진> 정부가 이번에 노동시장 구조개혁 관련해서 노사정위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중인데요. 이 대책이 비정규직을 늘리고 비정규직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노동자 전체의 권리를 하락시키고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권리를 찾는 힘을 함께 모아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기존에 다른 노동 단체들이 연대한 곳입니까? 어떤 곳입니까?

    ◆ 김혜진> 그렇죠, 사실 기존의 노동단체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까지 모두 해서 370여 개의 단체가 모여 있습니다.

    ◇ 정관용> 노사정위의 노동시장 구조개선 대타협 내지는 그 논의의 비정규직 권리 찾기 운동본부다, 이렇게 말하면 되겠군요.

    ◆ 김혜진> 네.

    ◇ 정관용> 오늘 경총이 내놓은 주장, 우선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연봉 6천만 이상 대기업 정규직 임금 동결 주장.

    ◆ 김혜진> 사실 얘기를 듣고 보면 조금 황당하긴 합니다. 왜냐하면 경총이 최근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낸 곳이죠. 경총이 언제부터 청년노동자들을 생각을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내용을 보면 '본인들은 책임이 없다. 그리고 기업들이 청년노동자를 채용 못하는 이유는 돈이 없다' 이런 전제인데요. 사실은 현실과 굉장히 다릅니다. 지금 2008년도에 법인세를 3% 인하했죠. 그때도 기업들 투자해라,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그 사이에 기업 유보금만 대폭 증가했죠. 최근에 10대 그룹의 대기업 기업 유보금이 500조원이나 된다고 얘기를 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렇게 돈을 쌓아두고 실제로는 투자를 하거나 임금을 높이거나 채용을 하거나 이러지 않아왔다는 거죠. 그래서 최근에 저희가 작년에 고용공시를 분석했거든요. 순이익이 굉장히 늘어난 기업들이 오히려 비정규직이 훨씬 늘고 신규채용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는 이 기업들이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얻지만 투자를 하거나 신규채용을 하지 않는 그런 상태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지금 정규직 대기업 노동조합 같은 데서는 이런 소식 들으면 뭐라고 할까요?

    ◆ 김혜진> 정규직 대기업 노동조합이요, 아무래도 요즘은 워낙 뭇매를 많이 맞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답답해 할 것 같기는 합니다. 저도 비정규직 운동을 하는 입장에서는 정규직 노조들에게 많이 요구도 하고 야단도 하고 그러기는 하지만 사실 지금 정규직 노동자들,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가는 현대자동차라고 하더라도 실제 초임은 최저임금의 14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임금은 수당이거나 잔업 특근을 한 비용이거나 이렇죠. 그러다 보니 이제 자기네는 너무 너무 일을 많이 하는데 그리고 간신히 그 동안 전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낮아지는데 간신히 방어만 하고 있었던 건데 이제 그게 우리가 잘못이냐,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기는 하죠.

    ◇ 정관용> 반면에 지금 여기서 혜택을 주겠다고 하는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라든지 청년실업자들, 구직자들 말이죠. 이런 사람들은 정규직의 임금을 5년 동안 동결해서라도 우리 임금을 올려준다면 하자, 이런 반응이 나올까요?

    ◆ 김혜진> 뭐,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문제는 정규직 임금을 동결하면 정말로 기업들이 그 돈으로 혜택을 줄 것이냐,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들에게. 그게 문제인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점포에서 중소형 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직업훈련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얘기하면서 한 1,000억원 정도를 배정한 적이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요. 그런데 그것을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을 하라고 해서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되게 많이 운영을 했거든요. 그래서 대기업들이 돈을 많이 받았는데 그 대기업들 대다수는 자신들이 직접 고용해야 하는 노동자들을 하청업체를 통해서 고용을 해놓고는 그 노동자들에게 직업훈련을 했다는 이유로 그 돈을 다 받아가는 거죠. 결국은 정부가 지원을 하는 금액조차도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데 사용을 하는데 정규직 임금 동결을 해서 사용을 할 것이다, 참 믿기 어렵죠.

    ◇ 정관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총이 이와 같은 발언들을 하는 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또 대기업과 하청업체 그리고 현재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과 구직자들, 이들 사이의 어떤 뭐랄까요, 노노갈등? 이런 걸 또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김혜진> 네, 지금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계속 갈등구조를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런 식으로 계속 몰아가고 있는데요. 실제 노동시장은 지금 이렇게 불균형 한 게 아니라 노동자 전체가 불안정해지고 임금이 낮아지는 게 문제인 거죠. 그리고 기업하고 노동자의 권리가 지나치게 불균형해지고 있는 것, 이런 게 정말 큰 문제인데 자꾸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처음에 지적하셨습니다마는 돈이 없으니까 정규직 임금을 동결해야만 그나마 하청업체에 좀 돈 더 줄 수 있다고 했는데, 사실은 줄 돈은 많이 있다?

    ◆ 김혜진> 그럼요. 왜냐하면 현재 기업들이 아까 말씀드렸듯이 10대 재벌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는 그 기업 유보금만 현재 500조원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많은 액수예요. 이 정도 돈을 갖고 있는데 돈이 없다고 말을 하는 것은 굉장히 우습죠.

    ◇ 정관용> 그리고 최근에 박대통령이 청년 일자리 강조하면서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에 많이 있다, 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의 미스매치 여기서 해결해야 한다, 이런 해외취업 또 중동취업 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말로 걱정이 많이 됩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이야기하거나 정부가 대책을 내놓으면 꼭 수치화합니다. 그래서 '몇 %는 반드시 해라' 이렇게 되면 각 기업들은 또 그 수치를 맞추기 위해서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어내죠. 최근에 해외에 나간 청년 노동자들의 노동실태, 현실이 어떤 건지를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최근에 청년인턴이나 이런 제도로 해외에 나간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훈련이 없이 단순한 일만 반복하다 왔다. 그리고 인턴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임금조차 받지 못했다, 도저히 전망이 없어서 다시 돌아왔는데 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았다' 이런 사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런 실태를 제대로 보지 않은 상태로 또 해외 일자리만 계속 만든다는 정책을 만들까봐 진짜로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질도 좋은 해외 일자리창출, 이게 사실 필요한 것 아닐까요?

    ◆ 김혜진> 질도 좋은 국내 일자리창출이 필요한 거겠죠.

    ◇ 정관용> 물론 그게 우선입니다만 그러니까 해외 일자리라고 하는 것도 단순히 숫자상으로 만 말하지 말고 질 좋은 해외 일자리로의 연계시스템, 이런 것들이 정책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이런 것은 없다, 이 말씀입니까?

    ◆ 김혜진> 네.

    ◇ 정관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듭해서 국내 일자리보다 해외 일자리를 요즘 강조하시는 그런 배경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혜진> 일단 워낙 청년들의 실업률이 굉장히 높으니까요. 그리고 청년실업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것을 계속 강조해서 이야기하기 위함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실 지금 청년 일자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문제는 질 낮은 일자리가 많다는 게 문제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도대체 일자리 하나로는 먹고 살 수 없으니까 투잡도 하고 쓰리잡도 하고 이런 상태로 노동자들이 내몰리면서 일자리가 정말로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죠. 그런 점에서 보면 이런 국내에서는 더 이상 일자리가 없다 또는 국내에서 일자리가 없는 것은 결국은 대기업 노동자들 책임이다. 그러니까 이런 프레임을 오히려 강화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