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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장그래'된 임시완의 아이러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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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부 '장그래'된 임시완의 아이러니(종합)

    고용노동부 "광고에는 문제 없다" VS '장그래 살리기' 측 "적반하장 격 광고"

    제국의아이들 임시완.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장그래' 임시완이 사람들에게 묻는다. '비정규직 차별과 남용이 없는 사회, 우리 청년들이 더욱 일할 맛나지 않을까요?'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이 고용노동부의 공익 광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시완은 지난 19일부터 게재된 해당 광고에 출연했다. tvN '미생' 장그래의 모습을 한 그는 영화 '국제시장'의 주인공 배우 황정민과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임시완의 얼굴이 나오는 팝업 광고와 신문 광고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하나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이 이뤄져야 청년 취업 문제가 해결된다. 이를 위해 노사정이 대타협하자'.

    문제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함의된 뜻이다. 이 추상적 단어 속에는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이 중요 쟁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책안에는 '35세 이상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자'는 내용이 포함돼 노동계로부터 '장그래 죽이기 법', '비정규직 양산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정말 '일할 맛'이 나는 정책인지 아닌지는 아직도 판단이 어려운 상황.

    결국 지난 18일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의 폐지를 요구하며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까지 발족했다. 노동자들에게 '장그래'가 가지고 있는 대표성을 알 수 있는 지점이다.

    '노사정 대타협'을 촉구하는 내용 역시 정확하게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겨냥하고 있다. 노사정은 3월 안에 노동시장 구조개선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지만 현재 비정규직, 통상임금 등과 관련된 의견 대립으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데 비정규직의 얼굴로 사랑받아온 '장그래' 임시완이 고용노동부의 광고에 출연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간접적으로 대변하게 된 것이다.

    광고의 주체인 고용노동부와 '장그래'의 이름을 내건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이 논란의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8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교비정규직, 통신 비정규직, 알바노동자 등이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참석자들은 비정규직 종합대책 폐기,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했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노동부 공익광고는 몰염치해"

    '장그래 살리기' 측은 임시완을 이용한 공익광고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장그래 살리기' 관계자는 25일 CBS노컷뉴스에 "정말 교묘하고 몰염치한 행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 장그래를 위한 것처럼 홍보하는 것인데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봐도 장그래를 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해당 정책은 아직 장그래 보호법인지 양산법인지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족 전, '장그래 살리기'에서는 이미 웹툰 '미생'을 이용해 광고를 했었다. 만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것도 있지만, 장그래가 정규직을 꿈꾸는 비정규직 캐릭터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정규직이 될 수 없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장그래법'도 '비정규직 보호법'도 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장그래 캐릭터에 '정규직 시켜달라고 했지, 비정규직 넣어달라고 했냐'는 대사를 쓰기 위해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에게 허락도 받았다.

    이 관계자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윤태호 작가님에게 연락을 드렸다. 그랬더니 흔쾌하게 쓰셔도 좋다고 하더라"면서 "저희는 원작자의 뜻에 맞게 사용하고 있는 건데 고용노동부는 어떤지 모르겠다. 임시완 씨가 드라마 캐릭터라고 하더라도, '장그래'로 통칭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사진=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캡처)

     

    ◇ 고용노동부 "공익광고에 비난 받을 내용 없어"

    25일 고용노동부에 확인 결과, 해당 광고는 따로 촬영을 한 것이 아니라 임시완 측과 드라마 '미생' 측에 각각 초상권료와 저작권료를 지불해 제작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고용노동부와 정부의 정책 과제가 있다. 청년고용 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전체적인 구조개선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제시장'의 황정민 씨를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미생'의 임시완 씨는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광고에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함의하고 있지만, 광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광고 내용은 비난받을 이야기가 아니다. 노동시장이 개혁돼야 한다는 것은 노사정의 합의된 인식 차원에 있다. 광고 자체에 어떤 방향으로 구조를 개혁하자는 이야기는 없다"고 밝혔다.

    광고모델인 임시완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저희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일반 국민들은 광고 메시지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지금까지 반듯한 이미지와 소신있는 작품 선택으로 젊은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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