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는 4월이 시작됐다.
보름 뒤면 유족은 물론 온 국민을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대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지만 상처를 치유하고 진실을 규명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후속조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직도 찾지 못한 실종자 9명이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있는데 선체 인양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주년이 되기 전에 선체 인양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다.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지 반년이 다 되가는데도 진상조사에 착수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은 특위의 규모와 인원 예산을 대폭 줄이고 무엇보다 독립성을 크게 훼손한 내용이어서 진상조사 의지를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려면 정부의 간섭과 입김을 배제한 채 특별법 취지에 따라 독립적인 진상규명 작업을 할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정부 안은 특위의 조사활동을 정부의 통제 하에 두겠다는 것이어서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특위 위원 구성이 국회와 대법원장, 유가족대표자회의 등에서 선출하거나 지명하도록 한 특별법의 취지를 무시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외면하거나 문제점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시스템을 만들어 유족들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상처를 덧내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유족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상처를 보듬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월호 1주기와 관련한 행사도 '정부 따로, 유가족 따로' 치르는 볼썽사나운 모양으로 진행될 것이 우려된다.
정부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정하고 서울 코엑스에서 국민안전다짐대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유족들과 경기도 안산시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식추모제에 정부가 빠지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정부가 유족들과 함께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오죽하면 여당 원내대표가 '관변 대회'를 백지화하고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제'를 정부가 공식 주관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을까 싶다.
아직도 세월호 1주기까지는 보름이 남아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특위 활동에 적극 협조하고 세월호 인양계획도 분명히 밝힘으로써 치유와 통합의 길로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