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회장. 자료사진
경남기업 고 성완종 전 회장은 숨지기 전 이완구 총리 등을 상대로 적극적인 구명운동을 벌였으나 냉대를 받자 극도의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숨지기 며칠 전 고 성 전 회장을 만났다는 한 지인은 12일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일 때 구명을 위해 이완구 총리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화가 아예 연결되지 않거나 통화가 되더라도 이완구 총리가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성 회장이 몹시 서운해 했다”고 이 지인은 전했다.
고 성 전 회장은 지난 2013년 4.24재보궐선거와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등에서 같은 충청권 정치인으로서 이 총리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 총리는 지난 3월 12일 취임 뒤 첫 담화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며 본격적인 사정 분위기를 주도했다.
그러자 검찰은 엿새 뒤인 같은달 18일 경남기업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러시아 유전 개발 등을 명목으로 정부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둔 자원개발 비리 의혹 수사의 신호탄이었다.
“자신이 지원했다고 생각한 이 총리가 사정정국을 주도하면서 경남기업을 그 첫 번째 표적으로 삼자 당황스럽게 생각하며 구명운동에 나섰으나 성과가 없자 크게 낙담했다”고 고 성 전 회장의 지인은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고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에 관해 상당한 폭발력을 지닌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공개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이름과 액수 등 돈을 전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쪽지를 남기면서 이완구 총리는 액수 없이 이름만 적시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고 성 전 회장은 한 때 같은 당 소속이었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 등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으나 소득은 없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