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후 유가족들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 조성된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기억의 벽'을 만지고 있다. (윤성호 기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개조바람이 불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됐지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나 뚜렷한 입법 성과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9일, 세월호 참사 후 첫 대국민 담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며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정하게 처벌할 것입니다. 그리고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특별법을 만들 것도 제안 합니다"라고 했다.
여야 의원들과 정부는 저마다 안전, 선박, 해상 관련한 법을 쏟아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6일 이후 이달 현재까지 법안명에 ‘안전’을 명시해 발의한 법안은 230여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해 4월과 5월에 관련법 들이 집중 발의됐다.
전년도 같은 기간 동일 조건으로 발의된 법안이 150여건에 이르는 것과 비교할 때도 월등히 많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상임위에 접수만 됐을 뿐 상당수 계류중이다. 수상 구조자 자격을 신설하고 심해 잠수 훈련 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의 수난구호법 개정안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된 채 법안심사 한 번 받지 못했다.
유람선과 도선(연락선)의 선령을 제한하는 '유선 및 도선 사업법'은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운항을 금지하는 선령을 몇 년으로 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한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실적’과 관련되면서 안전 등에 대한 관련 법안들이 우르르 쏟아졌지만 실상 처리된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처리된 법안 가운데도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법들이 수두룩하다. 여론에 떠밀려 법안들이 쏟아지면서 위헌적인 요소가 담겨 있거나 법안의 한 구절 정도만 수정하는 수준으로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여야는 오랜 진통 끝에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하 세월호 특별법)', '정부조직법 개정안' ,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유병언법) 등을 통과시켰지만 아직 입법 성과는 없는 상태다.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어렵사리 활동을 시작했지만 출범 초기부터 세월호 시행령에서 특조위의 독립성 훼손, 조직 축소 등의 갈등이 빚어지면서 출범이 미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