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주민들은 지난 1년동안 침몰 현장이라는 굴레 속에 정신적 트라우마와 적지 않은 경제적 피해를 감당해 왔다.
진도 주민들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이제 아픔을 딛고 '청정의 섬' 진도의 이미지를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진도 팽목항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월호 방파제 중간 부분에 설치된 노란 리본 모양의 상징물 앞에 희생자들을 위해 놓여진 음료수와 과자, 간식은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방파제 시작부터 끝나는 지점까지 물결을 이루고 있는 자그마한 노란 리본과 조속한 세월호 선체 인양과 진실 규명 등 리본에 쓴 글씨는 1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빛이 바랬다.
방파제 끝에 빨간 바탕색에 자그마한 노란 리본이 그려진 기다림의 등대와 등대 앞에 설치된 하늘나라 우체통은 팽목항을 찾는 추모객들이라면 누구나 들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장소가 됐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진도군민을 만났다.
멸치잡이를 하고 있는 진도 낭장망협회 사무국장 김진영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벌였던 수색 구조활동을 떠올렸다.
김씨는 "작년 5월 초부터 넉달 가까이 협회 회원들과 생업도 포기한 채 자발적으로 수색 구조활동을 벌였는데 신발과 옷가지 등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많이 수거해 해경에 넘겼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사고가 난지 1년이 흘렀지만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며 "하루빨리 세월호 선체가 인양돼 실종된 9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정부가 진도 주민들에게 보상한다고 하는데 피해를 입증하는데 필요한 서류가 너무 복잡하고 그나마 어업인이 아니면 보상도 받을 수 없다"며 "정부가 진도 주민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고 탄식했다.
팽목항에서 상점을 운영중인 한 주민은 참사의 아픔을 함께 한 탓에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이 주민은 "지난 1년동안 세월호 참사 현장을 지켜보다보니 이제는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장사도 힘들어 되도록 빨리 가게 문을 닫는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엊그제 일처럼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