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황진환 기자)
아이폰 열풍은 해가 바뀌어도 계속됐다.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철학을 버리고 과감히 채택한 대화면 아이폰6는 '스마트폰 명가' 애플에 2분기 연속 최고 실적을 안겨다 줬다. 안방 시장이었던 미국보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더 팔리는 겹경사도 맞았다. 그야말로 애플의 르네상스다.
애플은 28일(한국시간) 2015 회계연도 2분기(2014년 12월∼2015년 3월·한국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기간 매출은 580억 달러(약 62조원)였는데 연초에 애플이 자체 추정한 매출 최대 전망치 550억 달러를 훨씬 웃돌며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효자는 역시 아이폰이었다. 판매량은 6천100만대로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이 겹친 1분기(7천400만대)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40%나 뛰었다.
아이폰 열풍의 원동력은 중국이었다. 정확한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플은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을 아우르는 중화권에서만 최대 2천만대를 판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작년 같은 기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약 780만대)과 비교하면 2배 가량 증가한 셈이다.
아이폰 충성도가 가장 강한 미국 시장의 판매량은 1천500만대 수준으로 관측됐다. 중화권 아이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미국 판매량을 넘어선 것이다. 이는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 루카 마에스트리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설명한 내용이기도 하다.
아이폰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2분기 연속 대박을 터트리자 전통의 라이벌인 삼성전자는 비상이 걸렸다.
해가 바뀌면 한풀 꺾일 줄 알았던 아이폰의 기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새로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중국 판매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 형성된 2011년부터 매년 애플보다 판매량에서 앞섰다. 작년에도 연 단위로는 중국 시장에서 1위(5천850만대)를 지켰다.
그러나 작년 4분기(1천210만대)에는 현지 제조업체인 샤오미(1천570만대)와 애플(1천340만대)에 밀려 3위로 내려앉는 위기에 직면했다. 게다가 화웨이, 레노버, 비보 등 다른 현지 업체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 삼성전자로선 중국 시장을 방어하는 게 급선무가 됐다.
관건은 지난 17일 출시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가 얼마나 아이폰의 여력을 물리치느냐에 달렸다.
{RELNEWS:right}삼성전자는 앞서 중국 전역을 순회하며 갤럭시S6 시리즈 론칭 행사를 벌였다.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스마트폰 론칭 행사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문 'Galaxy'로 표기해온 갤럭시 브랜드를 중문 '가이러스(盖樂世)'로 변경해 현지화 마케팅에도 나선 상태다. 가이러스는 '세상을 행복으로 덮는다'는 의미다.
삼성이 중국 시장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한 상황에서 중국은 여전히 신흥 시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삼성이 놓쳐서는 안 될 1순위 시장이며 삼성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갤럭시S6 시리즈가 다른 1차 출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전작 갤럭시S5에 비해 선주문량이 많은 것으로 미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