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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남미

    경호원에 둘러싸여 연설하는 日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강연하는 내내 삼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하버드대학측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사전에 취재를 위해 등록한 언론인들에게조차 예정된 입장 시간보다 30여분 일찍 나와 보안검색을 받으라고 통보했다.

    또 강연장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의 생수통까지 압수하는 등 철저한 보안 상태 유지했다.

    삼엄한 분위기는 아베 총리가 강의를 하는 동안에도 이어졌다.

    아베 총리와 참석자들 사이에는 빨간 줄이 쳐져 있었으며, 양 옆에 정장을 입은 보안 요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베의 짧은 강연이 끝난 후 있었던 질의응답 시간에 자신을 조 조셉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아베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하버드대학 2학년인 조 학생은 "내 질문이 도발적일 수 있는 것에 대해 사전에 양해의 말을 전한다. 하지만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고 운을 띄우면서 "위안부 여성 문제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논란거리가 돼왔다"고 말했다.

    이어 1993년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사실들을 감안하면서도 총리는 일본 정부가 수천명의 여성을 성노예로 지배해오는 데 명백하게 개입한 사실을 부인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위안부 여성 문제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내 감정도 이전 총리들과 다르지 않다"면서도 "그동안 여러차례 고노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말해왔다"고만 밝혔을 뿐,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개입을 인정하거나 사과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27일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앞에 사람들이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케네디스쿨에서 강연을 하기에 앞서 건물 밖에서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반성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학생들은 강연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일렬로 서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흰 마스크에 검은색 'X'자 테이프를 붙이고 침묵의 뜻을 강조했다.

    강연장 바로 앞에는 "지금 당장 분명하게 사과하라"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7) 할머니가 26일 미국 하버드대 강당에서 자신이 성노예로서 겪은 끔찍한 경험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곽수연씨 제공)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도 이 자리에 함께해 "내가 일본군 성노예의 생존자"라는 플랜카드를 들고 아베 총리의 과거사 사과를 촉구했다.

    아베 총리가 이를 피해 정문이 아닌 뒷문을 통해 건물로 진입하자 이 할머니는 "한나라의 총리가 떳떳하다면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가야지, 죄를 지어서 떳떳하게 앞으로 못 나오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RELNEWS:right}

    이 할머니는 전날 하버드 학생들과 만나 성 노예로서 겪었던 끔찍했던 과거를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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