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윤성호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여야 합의를 흔든 진앙(震央) 격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의 정치적 함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가 7일 국민연금 논의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분리해야 한다며 확실한 선을 그음에 따라 애초 ‘생애평균임금 대비 받게 되는 연금의 비율’을 의미했던 소득대체율이 정치적으로 ‘핫한’ 용어가 돼 버렸다.
여야는 지난 6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국회 처리가 무산된 이후 소득대체율 조항에 대한 찬반으로 여전히 엇갈려 있다.
◇與 “소득대체율 인상, 정치적 의도 다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 논란과 과련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소득대체율 ‘상향’ 카드가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의 막판시점에 갑자기 부각됐다는 데에는 여야의 인식이 대체로 일치한다.
국회 공무원연금 특별위원회 소속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초 국민대타협기구 노후소득보장분과에서 ‘조정하자’ 정도로 논의됐던 사안이 협상 타결 2~3일 전 갑자기 목표 수치까지 명시돼 협상안으로 부각됐다”고 회고했다.
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현역 국회의원이 포함된 특위에서 막판 협상 중인 실무기구에 ‘50%로 상향’ 구절을 못 박을 것을 주문했다”고 시인했다. ‘소득대체율 50%’ 방안이 여야 간 정치적 협상 카드로 급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소득대체율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여야 간의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새누리당은 야당의 의도에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의혹을 품고 있다.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복지 분야 공약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소득대체율을 상향 조정하면 당장 퇴직을 앞둔 50~60대에 소구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기초연금 20만원’ 공약으로 재미를 봤다.
보험료 인상은 사용자인 기업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우회적인 ‘임금 인상’ 카드라는 설(說)도 있다. 민주노총이 강기정 전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을 압박해 정부와 공무원단체 간 막판 협상 당시 급하게 밀어 넣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野 “국민 노후소득 보장 위한 것”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정치연합은 “소득대체율 인상의 명분이 확실하다”며 “공적연금을 강화해 국민의 보편적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때문에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면 필연적으로 귀결되는 ‘보험료 인상’에 대해 불가피하게 감수해야 할 부담이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의 한 새정치연합 의원은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인상하더라도 소득대체율 상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적정한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개혁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야당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거쳐 장기적으로 ‘중부담 중복지’로 가는 길목에 국민연금 개혁이 놓여 있기 때문에 두 사안을 연계해서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기여율이 현행 9%에서 18%로 두 배 이상 인상돼 보험료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대타협기구 노후보장분과에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2060년 기금이 소진되는 상황을 가정할 때 소득대체율을 40%에서 50%로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보험료 인상분은 1.01% 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고려하고 있는 이상적인 보험료 인상 방식은 장기간 단계적으로 기여율을 12~13%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몇 년에 걸쳐 1% 포인트씩 올리면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