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안, 나름 최선 다한 결과물인데…
-소득대체율 50% 되려면 보험료 두배? 과장
-여당이 청와대와 조율없이 협상? 비상식
-연금개혁, 현정부에서 어려울 것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여야 대표가 지난 2일 힘겹게 합의했던 공무원연금개혁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결국 무산됐습니다. 새누리당이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 50%의 부속서류 명기를 최종 거부했기 때문인데요. 이분은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새누리당의 정책통으로 알려진 경제전문가입니다.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죠. 이혜훈 최고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이혜훈>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공무원연금 개혁안,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는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혜훈> 너무 안타깝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한 일이 뭐냐고 제가 친박이라는 것 때문에 많은 분들이 물어보실 때마다, 과거 정부 누구도 하지 못했던 공무원연금 (개혁)하지 않느냐, 이렇게 많이 설득을 했었는데 참 얼굴을 못 들게 됐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안타까워하시는데, 그렇다면 일단 처리는 무산됐지만 여야가 합의했던 이 개혁안 자체는 큰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 이혜훈> 네. 세상일이 100% 만족하는 게 그렇게 쉽습니까? 과연. 없죠. 사람이 하는 일은. 특히 여야가 대치하는 정치권에서 그래도 여야가 합의 했잖아요. 그리고 또 333조원의 재정을 절감하는 효과도 인정해야죠. 이 정도면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는 거 아니었나 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당초 합의안이 나오면서 재정절감 효과라는 측면에서 당초 목표치, 혹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실한 개혁이다, 한마디로 더 내고 그대로 받는 구조로 변질되었다, 이런 비판도 있지 않았나요.
◆ 이혜훈> 더 내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니까 제가 설명드릴 필요는 없는 것 같고요. 덜 받는 걸 원했는데 왜 그대로 받는 게 됐냐, 이 부분은 저는 사실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걸 따지고 넘어가야 된다고 보는게요. 우리가 지급률이라고 하잖아요, 얼마를 받느냐. 1.9%를 받고 있는데 1.7%로 낮췄으니까 덜 받는 거지, 그대로 받는 건 아니죠.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팩트는 팩트대로 정확하게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덜 받는 그 폭이 줄어든 건 맞지만 그대로 받는 건 아니고 덜 받는 건 맞죠. 더 내고 덜 받는 합의안이었던 건 맞습니다.
◇ 박재홍> 결국 본회의 통과가 무산됐습니다마는 다시 또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될 텐데.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는 그 정도 받으려면 (보험료를) 2배 가까이 올려야 된다, 새정치민주연합는 아니다, 1%포인트만 올리면 된다, 이렇게 서로 반박하고 있는 상황인데 누가 말을 믿어야 되는 건가요?
◆ 이혜훈> 사실 연금추계가 굉장히 복잡한 문제죠. 변수만 해도 수 백개. 또 고차방정식 수백개가 관련되는 복잡한 문제인데 사실 제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연구소에서 연금추계가 제 담당이었습니다. 이 복잡한 얘기를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아주 단순하게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보험료율이 9%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현재.
◆ 이혜훈> 100을 벌면 현재 9를 낸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소득대체율이라는 것은 일할 때 100을 벌었으면 은퇴해서 연금을 40을 받는다는 얘기거든요. 현재.
◇ 박재홍> 현재.
◆ 이혜훈> 소득대체율이 현재 40이니까. 그런데 이걸 50으로 올린다는 얘기는 10을 더 받는다는 얘기죠. 그러면 이 10를 더 받게 하려면 보험료를 얼마를 더 내느냐, 이게 문제가 되는 거잖아요. 야당은 1만 더 내면 10을 더 받는다, 이 얘기인 거예요. 1만 더 내고 10을 더 받는 건 무리죠.
◇ 박재홍> 그럼 이 주장은 야당이 잘못됐다.
◆ 이혜훈> 그런데 또 정부는 뭐라 그러냐면 현재 9를 내고 40을 받고 있는데 10만 더 받으려고 해도 9나 더 내야 된다, 이건 너무 무리죠. 둘 다 너무 과장해서 얘기하시는 거예요. 진실은 이 중간에 있습니다. 한 4 내지 5% 정도 더 내면 되는 정도가 사실은 진실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양쪽이 본인의 주장이 그럴 듯하게 들리게 하려고, 무리해서 얘기를 하시면서 추계 시점을 가지고 늘렸다 당겼다 하고 계시는 거예요.
◇ 박재홍> 그렇죠. 그래서 연금고갈 시점을 두고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나요, 그러면?
◆ 이혜훈> 네. 그래서 정부는 2배나 더 받는다고 부풀려서 얘기를 하시려고 하다 보니까 고갈시점을 100년이나 늘린 거예요. 2100년을 고갈시점으로 잡으신 거잖아요. 2100년이면 지금부터 한 100년 후의 일이에요. 그런데 통상적으로 어떤 전망이든 연금추계하는 사람들이 전망을 할 때 100년 후를 전망하지 않습니다. 주로 30년 후, 이게 제일 통상적인 시점이거든요. 그래서 주로 여태까지 많은 분들이 뉴스에서 들어보셨을 때 '2048년을 연금고갈 시점으로 봤을 때' 이런 보도를 제일 많이 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100년 후를 고갈시점으로 본 이 통계를 (정부가) 갑자기 들고 나오신 거예요. 그런데 사실 100년 후면 추계와 예측이 불가능해집니다. 100년 후에 사회가 어떻게 될지.
◇ 박재홍> 인구가 어떻게 될지.
◆ 이혜훈> 의학발전이 어떻게 될지. 이거 예측을 사실 정확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박재홍> 따라서 2100년을 기준으로 했던 정부계산 역시 의미가 없는 숫자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이혜훈> 사실 여태까지 100년 후를 고갈시점으로 한 추계를 본 적이 없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러면 정부에서는 왜 이런 계산을 했을까요.
◆ 이혜훈>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고요.
◇ 박재홍>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시고. (여야)합의안이 나온 다음에 청와대가 강력히 반발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또 관련 장관들도 항의도 했는데. 그럼 그러한 청와대의 뜻, 혹은 정부부처의 판단이 작용을 해서 좀 무리하게 추계를 했다, 이렇게 봐도 되나요?
◆ 이혜훈> 저는 이번에 복지부 장관님에 대해서 굉장히 깊이 실망을 했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굉장히 무리한 전망치를 내신 것도 좀 적절하지 않았고, 이런 전망치를 내는 타이밍도 굉장히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공무원연금개혁이 초미의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온 국민의 관심사고. 이게 통과되느냐, 마느냐 굉장히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상황에서 통과에 굉장히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민 소득대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민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굉장히 무리한 통계치를, 그것도 민감한 시점에 이렇게 굳이 정부부처, 주무부처 장관이 내놓으시는 것이 타이밍이 적절했느냐 하는 부분이. 저는 조금 유감이었습니다.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 박재홍> 적절하지 않았다, 이런 말씀이고. 그리고 청와대도 강력히 월권이다, 이렇게 반발한 상황이고 또 여야 협상과정을 몰랐을 리가 없었을 것 같은데요. 여당이 청와대와 조율없이 이 사안을 진행했다고 봐도 됩니까, 그러면?
◆ 이혜훈> 정말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당 지도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은 대통령께서 작년부터 제일 관심사라고 그러셨고, 최우선 순위를 두는 국정과제라고 말씀해 오셨는데, 이렇게 중대한 일을 진행하면서 청와대와 사전 통지없이 협상을 했다는 것, 이게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거든요. 그런데 이런 중대한 대통령의 관심사는 아주 사소한 일까지 청와대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상식적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청와대가 사전에 몰랐을까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새누리당은 현재 비박계 지도부가 구성된 상황인데. 그 이후에 청와대의 입김이 먹히지 않는다 이런 말도 많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청와대의 이러한 강력한 반발은 이런 기류를 막아보겠다, 이런 의도도 있었을까요?
◆ 이혜훈> 지금 많은 언론들이 그렇게 해석을 하고 있고. 또 당 안팎에서 그런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러한 사실을 의원님도 맞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이혜훈> 제가 뭐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 박재홍> 그럼 이 쟁점인 소득대체율 50%는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경제전문가로서?
◆ 이혜훈> 이게요. 저희가 1988년에 국민연금을 처음 도입했을 때 사실은 소득대체율이 60%로 시작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에 국민연금을 개혁을 했죠. 국민연금을 시작하고 한 20년 후 쯤 되는거죠. 20년 동안 운영을 해 보니까 이건 도저히 60%라는 소득대체율은 감당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이걸 40%로 낮췄습니다, 그때.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고 해서 2007년 국민연금을 개혁할 때 얼마나 어마어마한 파장을 겪었습니까? 정말 온나라가 난리가 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이걸 40%로 낮췄는데 이걸 다시 50%로 올리는 일이 이게 가능할지 저는 굉장히 의문이고요. 그때만 하더라도 복지라는 게 한 번 받았던 것을 다시 도로 가져 가는 거, 이게 불가능하다는 거 온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20% 포인트만 내리는 게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한꺼번에 20%포인트를 내리지 말고 중간인 50% 정도로 내리되, 그러면 보험료를 올려야 되거든요. 3.5% 정도로 보험료를 좀 올리면서 중간단계의 소득대체율 50% 정도로 한번 해보자, 이런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험료율을 올리는 게 거의 불가능해서, 하는 수 없이 소득대체율이 40%로 내려갔었습니다. 이걸 감안하면 소득대체율 올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이 되실 겁니다.
◇ 박재홍> 어려운 문제다.
◆ 이혜훈> 네. 그만큼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50%로 올라가는 거, 그때도 50%로 가려고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고, 40%로 내려가지 않으려고 그렇게 무진 애를 썼지만, 그 대가로 치러야 하는 보험료율을 올리는 게 거의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40%로 내려갔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와서 다시 50%로 올라가려면, 그 대가로 치러야 하는 보험료 올리는 게 가능할까 하는 걱정을 하는 겁니다.
◇ 박재홍> 말씀 들어보면 굉장히 개혁 심각하고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러면 다시 또 여야가 논의해야 할 상황이고. 그럼 현 정부에서 공무원연금 또 앞으로 남아있는 국민연금 개혁들 가능할까요?
◆ 이혜훈>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사실 저는 어제가 굉장히 안타깝다고 말씀드린 게, 이 박근혜 정부의 남은 기간 동안에 공무원연금을 개혁할 수 있는 가장 마지막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나 하는 그런 두려움 때문에 제가 안타깝다고 말씀을 드린 겁니다. 어제 친박 최고위원 몇 분이 그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 박재홍> 말하자면 연금개혁, 공무원연금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이런 말씀인가요?
◆ 이혜훈> 특히, 친박 최고위원 중에 이것을 무슨 퍼주기식이다, 포퓰리즘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분이 계시는데. 국민의 혈세, 사실 공무원연금이 개혁되지 않기 때문에 그 적자를 메워주느라고 사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 들어가는 것 아닙니까, 지금도 매일 80억씩. 1년에 3조나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세금이 국민의 세금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이것을 중단시키고 총 333조원의 국민의 혈세를 절감해 주는 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어떻게 퍼주기식이라고 잘못 인식을 하고 어제 그 개혁을 막으셨는지 정말 기가 막힐 뿐입니다. 그 몇 분의 친박 최고위원들.
◇ 박재홍> 그럼 가장 큰 책임은 그 분들에게 있다, 이렇게 보고 계시는 거니요.
◆ 이혜훈>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혜훈 전 최고위원님은 경제 전문가시고 연금추계 전문가이신데. 그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몇 퍼센트가 현실성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이렇게 보시나요?
◆ 이혜훈> 지금 여기에서 소득대체율을 1%라도 올리기 위해서는 보험료가 어쨌든 조금이라도 올라야 합니다. 그러면 결국 국민들이 얼마나 동의하시느냐에 따르기 때문에 그것은 제가 아무리 연금전문가라고 하더라도 기계적으로 계산된 수치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부담하실 용의가 있느냐에 따라 달려 있습니다.
◇ 박재홍> 즉 국민들의 합의, 소통과정이 중요하다는 말씀이고. 따라서 이번에 무산된 개혁합의안이 더욱 더 아쉽다, 이런 말씀이네요.
◆ 이혜훈> 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이혜훈>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누리당의 정책통인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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