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의 ‘공갈’발언과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로 불거진 친노와 비노 그룹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잠복했던 당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형국이다.
새정치연합의 계파 갈등은 정당 내의 자연스러운 계파 분화의 차원을 넘은지 오래다. 새정치연합내의 갈등의 구조적 요인은 물론 구 열린우리당 계열과 구 민주당 계열의 화학적 결합의 부재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그리고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의 잇단 선거 패배는 제1야당의 리더십과 계파 갈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친노 대 비노의 갈등 구도는 이미 정치권과 유권자들에게 프레임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친노, 범친노, 범주류, 비노, 동교동계 등의 정치적 그룹들은 이미 정책이나 노선의 차이에 입각한 계파의 차원을 벗어나 있다.
각 계파가 지향하는 패권주의의 고질적 병폐를 치유하지 않는 한 대안정당으로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에게 친노의 좌장으로 버티든가, 야권을 대표하는 주자가 되기 위해 결단 하든가의 양자택일을 요구하고 있고, 동교동계도 사실상의 당 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해 7.30 재보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물러났으나 4.29 재보선 참패 후 문재인 대표의 입장 표명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나 향후 당 혁신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찾을 수 없다.
사실 관계가 무엇이든 친노패권주의가 제1야당의 계파 갈등의 원인으로 인식되고 해석되는 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할 수 있는 주체도 친노 그룹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문재인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하여 선출된 당 대표로서 계파를 초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당 대표직 사퇴를 포함하여 측근들을 배제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라도 강구해야 한다.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겠다고 한 문대표의 약속은 이미 지켜지지 않았다.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수권정당이 목적이 아니고 특정 계파의 패권에 집착한다는 친노그룹에 대한 혐의를 벗기 위해서라도 기득권 포기와 진정성 있는 자기희생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대표가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히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