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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꿩 먹고 알 먹기’…무주택 서민만 ‘봉’



경제정책

    뉴스테이 ‘꿩 먹고 알 먹기’…무주택 서민만 ‘봉’

    8년간 임대료 수익 챙긴 뒤, 분양전환 목돈까지 챙긴다

    자료사진 (박종민 기자)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주택기금과 민간자본이 공동 투자하는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이른바 뉴스테이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공적자금인 주택기금이 최대 30%까지 투자하고, 나머지 70%는 민간자금을 투입하는 ‘리츠’ 방식이다.

    의무 임대기간 8년 동안 보증금과 임대료를 받아 투자금의 이자를 부담하고 8년 후에 분양전환해서 수익을 챙기는 구조다.

    그런데, 뉴스테이 정책이 지나치게 수익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오히려 장기적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가구당 평균 3억 2,599만원 책정

    국토교통부는 최근 인천 도화지구와 수원 권선동, 서울 신당동, 대림동에 모두 5,529가구의 기업형 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총 사업비는 1조 8,024억원이 책정됐다. 가구당 평균 3억 2,599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는 국민주택기금으로 충당한다.

    이 같은 총 사업비는 토지매입비와 건축비는 물론 임대기간 관리비, 운영비, 대출이자 등 부대비용까지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 뉴스테이, ‘배 보다 배꼽이 크다’…부대비용, 건설원가 대비 높게 책정

    문제는 기업형 임대주택의 부대비용이 실제 건설원가 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책정되면서 임대료와 별도로 관리비와 운영비, 이자까지 세입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 도심에 짓는 신당동 임대주택은 전용면적 25㎡형 359가구와 31㎡형 330가구, 59㎡형 40가구 등 모두 729가구가 공급된다.

    전체 사업비는 2,710억원으로 3.3㎡당 평균 4,147만원이 산정됐다. 이 가운데 토지매입비와 건축비 등 실제 건설원가는 3.3㎡당 965만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나머지 3,182만원은 관리비와 운영비, 대출이자 등 부대 비용이다.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다.

    인천 도화지구 임대주택도 마찬가지다. 59㎡ 548가구와 72㎡ 621가구, 84㎡ 938가구 등 2,107가구가 공급되는데 총 사업비는 6,148억원으로 3.3㎡당 평균 1,300만원씩 산정됐다.

    그런데, 실제 건설원가는 3.3㎡당 850만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450만원이 부대비용으로 책정됐다.

    다만, 도화지구는 택지개발지구에 위치하면서 서울 신당동에 비해 토지매입비용이 저렴하고 가구 수도 많아서 건설원가 대비 부대비용 비중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높은 편에 속한다.

    ◇ 비싼 부대비용…관리비 폭탄 불가피

    국토부는 최근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보증금과 월임대료 예상치를 공개했다. 주변 시세를 감안했다며 결코 비싸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건설원가 보다 주택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꾀 맞췄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착시효과를 노린 것이다.

    서울 신당동 임대주택의 경우 25㎡형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임대료 65만원으로 정부의 표준 전월세 전환율 6%를 감안할 경우 전세금이 1억4천만원에 달한다.

    이를 다시 매매가격 대비 전월세 비율 70%를 적용하면 매매가격이 2억원에 이른다는 결론이다. 건설원가가 7,310만원에 불과한 임대주택의 매매가치를 2억원으로 평가해, 임대료를 높였다는 분석이 가능해 진다.

    이는, 신당동 임대주택과 불과 290m 떨어진 듀오 302 오피스텔의 경우 지난해 준공됐지만 24㎡형이 전세가격 1억2,000만원, 매매가격 1억7천만원을 기준으로 임대료가 책정된 것과 비교해서도 지나치게 높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부대비용까지 부풀려지면서 세입자들의 관리비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뉴스테이 사업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만큼 기본적인 운영비와 이자 등은 이미 임대료에 반영됐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관리비에 포함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뉴스테이 사업이 임대료에 이어 관리비 폭탄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 기업형 임대주택, 분양전환에 따른 전매차익 노린다

    무엇보다도 뉴스테이 사업은 8년 임대기간에 임대료와 관리비 등을 받아 손해만 입지 않는다면 분양전환 과정에서 충분히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어찌 보면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이라는 평가다.

    인천 도화지구 임대주택의 경우 84㎡형의 건설원가는 3.3㎡당 850만원씩 2억 1,636만원이 산정됐다.

    그런데, 국토부가 발표한 임대료는 보증금 6,500만원에 월임대료 55만원이 책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역산하면 주택매매가치가 2억 5,000만원이다.

    건설원가 보다 3,400만원을 더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시행업체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의 시세를 반영해 건설원가를 산정했다”며 “분양 아파트의 수익률 정도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뉴스테이 사업에 민간사업자들이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선 적정 수익을 보장해 줘야 한다”며 “예를 들어, 원가가 2억원이 들어갔는데 주변 매매가격이 2억5천만원이라면 지금 당장 팔아도 5천만원의 수익이 나도록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RELNEWS:right}이 관계자는 또, “현재에도 이익이 나는 구조인데 8년 후 분양 전환할 경우 집값 상승에 따른 이득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며 “국제 금융위기 시절인 2007년 이후 처럼 집값 폭락만 없다면 무조건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테이 사업이 임대료 수익을 챙기면서 나중에 분양전환까지 일거양득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공적자금인 국민주택기금을 투자해 세입자들에게 임대료와 분양가 부담을 안기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손태락 주택토지실장은 최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임대주택 특별법이 시행되면 정부가 택지를 싸게 공급해줄 다양한 방법이 있다”며 “앞으로 건축기준, 택지비 등에서 혜택이 주어지면 임대료도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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