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사진=통일부)
북한 현영철(66)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부내 현영철 측근들의 신변에 대해서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3일 국가정보원의 발표대로 현영철이 실제로 숙청 또는 처형됐다면 그의 부하들에 대한 대대적인 2차 숙청작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영철은 1966년 17세의 어린 나이로 군에 입대해 야전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이다.
군 정찰국장(2003년)과 특수부대 성격의 8군단장(2006년) 등을 역임했고, 차수 계급인 총참모장(2012년)으로 승진했다 상장인 5군단장(2013년)으로 강등된 뒤 다시 대장(무력부장. 2014년)으로 진급하는 풍파도 겪었다.
최고 통치자에게만 잘 보여 발탁된 정치군인과는 내공에 차이가 있다.
국정원은 현영철이 업무에 우직하게 매진하는 스타일에 술을 좋아하며 대인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50여년 야전군 생활과 군 서열 2위에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그를 따르는 충복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보위부 등의 철저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현영철의 직계라인은 크든 작든 존재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따라서 현영철 숙청이 사실이라면 '후환'을 없애기 위한 추가 숙청이 이미 이뤄졌거나 조만간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아직까지 2차 숙청 징후는 감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영철이 4월 24일~25일 평양에서 열린 인민군 훈련일꾼대에서 졸고있는 모습. 왼쪽 끝에 표시된 인물. (사진=노동신문)
만약 현영철이 '불경죄'가 아니라 내부 이권다툼의 희생양이 됐더라면 숙청 범위는 더욱 넓어질 공산이 크다.
어찌 됐든 현영철 숙청 이후에도 여파가 지속되면 김정은 체제의 핵심기반인 군부 내 균열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은 집권 이후 당이 군부를 장악하는 '선당'(先黨) 정치로 바뀌고 있지만 군은 여전히 권력의 마지막 보루이다.
현영철의 잔영까지 무조건 제거할 경우 군내 민심 이반이 우려되고, 그렇다고 '역심'을 품을 수 있는 세력을 그대로 놔둘 수도 없는 딜레마 상황인 셈이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TV는 현영철 숙청 이후 거의 보름이 지난 시점인 14일에도 그의 모습을 '무삭제 방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