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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영화톡]천만영화 '어벤져스2'…"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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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영화톡]천만영화 '어벤져스2'…"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마블"

    ⑥마블 세계에 빠진 지구촌 영화팬들…"남부럽잖은 콘텐츠 활용법"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히어로물로는 처음으로 '천만영화 클럽'에 가입했습니다. 지난해 한국 촬영 때부터 지난달 23일 개봉 뒤 각종 외화 흥행을 갈아치우기까지,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이 영화의 천만영화 등극은 이후 개봉이 예정된 마블 히어로물의 국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영화팬들은 왜 마블의 세계관에 심취했을까요. 어벤져스2를 본 CBS노컷뉴스 문화연예팀의 이진욱 유연석 유원정 기자가 이 영화의 1000만 관객 돌파 즈음 나눈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이진욱 기자: 어벤져스2를 두고 "예약된 천만영화"라는 말이 일찌감치 돌았다. 영화 자체의 화제성은 물론, 한국 극장가의 독과점 체제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영화를 보기 위해 각자 찾은 극장의 분위기는 어땠나.

    유연석 기자: 800관 관객을 넘긴 지난 2일 영화를 봤다. 2, 3개 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어벤져스2가 걸려 있더라. 보통 조조 영화가 아침 9시, 늦으면 10시인데, 어벤져스2의 경우 아침 7시부터 조조 상영을 하더라. 새벽 1시에도 틀던데, 극장을 거의 24시간 돌린 셈이다.

    유원정 기자: 개봉 직후인 지난달 24일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본 뒤 상영관을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전편보다 재미 없다"는 반응이었다. 동료 기자와 함께 봤는데, 중간에 자더라. 개인적으로 재미 없게 보지는 않았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화다.

    이진욱: 영화 감상편을 짤막하게 얘기하면.

    유연석: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다. 예전 슈퍼맨처럼 초인적인 힘을 지닌 슈퍼 영웅이 악당을 무찌른다는 이야기는 아니더라.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이 입체적으로 녹아 있었다. 하지만 다음 편을 위한 '떡밥'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2시간 반짜리 예고편을 본 느낌이랄까.

    유원정: 이야기의 뼈대는 슈퍼 히어로 여럿이 힘을 합쳐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것인데, 각자 다른 생각과 정체성을 지닌 캐릭터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재미 요소를 찾을 수 있다. 중반까지는 이 점이 잘 살았는데, 막판 '제3의 인물'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힘을 잃은 느낌이었다.

    이진욱: 할리우드는 한국의 영화시장을 일종의 '시험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북미보다 한국에서 어벤져스2가 먼저 개봉한 것도 그렇고,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행 바로미터' 같은 시장으로 여긴다는 말이다. 마블 히어로물의 인기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왜일까?

    유연석: 무엇보다 영화를 재밌게 잘 만든다. 마블 이전에 인기를 끌던 슈퍼맨, 배트맨 시리즈는 재밌다가도 어느 순간 단순한 대결 구도가 이어지는데, 마블 히어로물은 그러한 틀을 벗어난 느낌이다.

    영화 '어벤져스2'의 한 장면(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유원정: 기존 히어로물이 절대 무적의 존재였다면, 마블을 위시한 최근 히어로물은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지구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대의명분은 여전하지만, 캐릭터 자체에 변화를 추구한 셈이다. 이는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 '열린 자세'를 추구한다는 말로 다가온다. 마블이 그런 것을 잘하는 것 같다.

    이진욱: 어벤져스2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3개 지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 결국 이들 나라에서만큼은 개봉 전부터 대단한 화제를 낳은 셈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이러한 마케팅, 홍보 전략이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유연석: 할리우드도 자국 시장만 바라보고 영화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 아닐까. 거대 시장인 중국 등 해외 시장의 구매력을 끌어들이려면 그런 방법은 당연해 보인다. 적극적인 현지 시장 공략. 할리우드도 이제는 다른 나라 관객의 맘에 들기 위해 애써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유원정: 마블을 인수한 디즈니의 변화가 아닐까. 최근 할리우드 스타의 내한 행사를 보면 디즈니 영화가 주를 이룬다. 디즈니가 마블을 인수하면서 보수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애니메이션 사상 첫 천만영화 '겨울왕국'도 그렇고, 개봉을 앞둔 조지 클루니 주연의 SF 영화 '투모로우랜드'만 봐도 기존 제작 틀을 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진욱: 예전 할리우드 히어로물을 보면 '헤게모니 국가' 미국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전파하려는 의도를 지닌 '문화 사대주의'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어벤져스2는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하다.

    유연석: 느끼기 힘들었다. 한 명의 히어로가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경우 미국 군대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는 미국의 강함, 미국이 세계 평화를 지키고 있다는 노골적인 패권주의를 드러낸다. 이러한 영화가 '직구'라면 어벤져스2의 경우는 '변화구'로 다가온다. 희석되고 교묘해졌다고 해야 할까.

    유원정: 기존 히어로물을 보면서 불편했던 점이 노골적인 미국식 영웅주의다. 어벤져스2의 경우 확실히 인간미나 미래 문명에 대한 이야기로 희석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한국인을 포함해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키면서 "우리 미국 문화는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는 인위적인 다양성이다. 미국의 관대함을 과시하는 또 다른 미국식 영웅주의인 셈이다.

    영화 '어벤져스2'의 한 장면(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진욱: 어벤져스2에서 집결했던 히어로들이 각자 흩어져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에서 또 다른 활약을 펼치는 식으로, 마블의 세계관은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대단히 똑똑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유연석: 오랜 동안 쌓아 온 캐릭터의 힘과 이를 재조합해 영화화할 수 있는 것은 마블이기에 가능한 움직임이 아닐까. 미국인들 사이에서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캐릭터를 갖고 이를 이야기로 꾸려간다는 점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부럽다. 개인적으로 마블 히어로물을 한 편 한 편 보면서 '이렇게 해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구나'라는 식으로 그들의 세계관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시나브로 마블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유원정: 똑똑한 제작 방식이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게 아이언맨인데, 이를 필두로 토르, 캡틴 아메리카 등도 개봉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 와중에 어벤져스라는, 히어로가 총출동하는 영화를 통해 관심을 저변을 넓혀간다. 전작의 흥행이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진욱: 제대로 된 문화 콘텐츠 하나가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말로 다가온다. 캐릭터 산업이 '뽀로로' 등 아이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한국 사회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움직임일까.

    유연석:
    미국이 영화산업으로 캐릭터의 힘을 구축한다면, 일본의 경우 게임이나 만화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슈퍼 로봇 대전'이라는 게임을 보면 인기를 끈 만화 속 로봇 캐릭터가 총출동해 대결을 펼친다. 한국의 경우 아쉽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수 시장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려워 보인다. 흥행에 성공한 콘텐츠가 있어도 후속작을 내는 데 투자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한국 시장의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 한 그렇다.

    유원정: 정말 큰 결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일본, 유럽만 봐도 '키덜트 문화'(20, 30대의 성인들이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갖가지 향수들을 소비하고자 하는 현상)가 발달해 있다. 소비층이 있어야 그러한 문화도 자리를 잡는 것이다. 한국에서 아무리 대단한 애니, 영화가 기획된다고 해도,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입장에서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으니 어려워 보인다.

    영화 '어벤져스2'의 한 장면(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진욱: 한국영화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소위 '돈 되는 영화'에 투자가 몰리고, 투자를 받기 위해 관객에게 '먹힐 법한' 이야기를 내놓다보니 새로운 한국영화를 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에서 공적 지원이 제대로 되는지를 따져보면 "아니올시다"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유연석: 사람들에게 작품을 선보이고 싶은 창작자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이야기를 풀어낼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자기검열'이라는 고민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이는 진부한 이야기를 내놓는 결과를 초래한다. 세상 살기가 힘들어진 탓일까, 진지한 작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영화계뿐 아니라 공연계를 봐도 대학로 공연에 로맨스, 코믹물만 범람한다는 비판이 인다. "로맨스, 코믹물 아니면 관객을 모으기 힘들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다. 그나마 공들인 창작물을 상연하는 국립극장 등이 있으니 명맥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그런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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