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유엔아카데미 임팩트 서울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을 불과 하루 앞두고 전격 철회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엔의 수장에 대한 심각한 외교 결례를 무릅쓰고라도 결정을 번복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반 총장은 지난 2009년에도 날짜까지 받아놓고 북측 요청으로 방북이 취소된 적 있다. 연거푸 퇴짜를 맞은 셈이다.
다수의 대북 관측통들은 북한의 이번 결정에 군부 강경파들이 간여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반 총장이 개혁개방을 압박할 것이란 오해에 근거해 군부와 통전부 간에 대립이 있었고 김정은 제1비서는 군부의 손을 들어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내 일각에선 반 총장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에 '미얀마식 개방'을 촉구하는 성급한 움직임도 있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명확하게 방북 승인을 받았다면 누군가 중간에 뒤집은 것이고 이는 강경파일 수밖에 없다"며 "대남관계를 현재의 긴장 수위를 유지해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반 총장의 이벤트성 방문이 자기에게 별 이득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판단 때문이라면 애당초 방북 허가를 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다른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반 장관의 방북을 처음부터 불허했더라면 다소 비판은 받을지언정 외교적 부담은 크게 줄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