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권에서는 최초로 지난해 버지니아 주 페어팩스에 건립된 일본군위안부 기림비가 1주년을 맞았다.
워싱턴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WCCW)는 21일(현지시간)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청사 강당에서 1주년 기념식을 열고 군위안부 피해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가 단순히 한일간의 문제가 아닌 여성과 인권에 대한 보편적 문제임을 재확인했다.
기념식 연단에 선 사람들은 한국측이든 미국측이든 무관하게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 즉 제국주의 일본이 침략한 국가에서 저지른 만행들을 부인하려는 시도를 날선 어조로 비판했다.
데니스 핼핀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일본을 좋은 동맹과 친구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우리가 과거를 잊어야 함을 뜻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핼핀 연구원은 '역사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노예제도든 군위안부 성노예 피해든 과거의 잘못된 일로부터 탈출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하원의 지한파 의원모임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인 제리 코널리(민주·버지니아) 의원은 페어팩스카운티 지역구 담당관이 대독한 성명에서 "최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에서 역사를 다시 쓰려는 경향을 보이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며 과거사문제 해결이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샤론 불로바 페어팩스카운티 행정위원장은 "오늘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이 오늘이 아니더라도 (군위안부 기림비 조형물인) 저 아름다운 나비 의자에 앉아서 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실 WCCW 회장은 "여러분 모두가 챔피언"이라며 군위안부 기림비 건립과 유지에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마크 김 버지니아 주 하원의원 등 미국 수도권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정치인들 뿐 아니라 중국계인 수전 리 메릴랜드 주 상원의원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