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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요금제가 모두에게 요술방망이는 아냐"

IT/과학

    "데이터 요금제가 모두에게 요술방망이는 아냐"

    • 2015-05-26 07:08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오히려 낭패…개인별 사용습관에 맞는 요금제 골라야

     

    # 사례 1. 서울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50대 남성 A씨는 데이터 사용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통화량이 많아 할 수 없이 SK텔레콤의 월 6만9천원짜리 요금제(유선·영상통화 200분, 무선 무한, 데이터 5GB)를 쓰고 있었다. A씨는 최근 SK텔레콤이 유무선 음성통화와 문자는 무한대로 제공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밴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자 주저없이 2만 9,900원(데이터 300MB)짜리 요금제로 갈아탔다. 하지만 데이터 300MB로는 짬이 날 때 휴대전화로 가끔 하는 게임이나 드라마를 거의 즐길 수 없을 뿐 아니라 새로운 요금제 아래에서는 '온가족 결합 할인'의 할인율이 축소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된 뒤 요금제 변경을 후회하고 있다.

    # 사례 2. 대학생 K씨는 KT[030200]의 순완전무한 51(유·무선 통화 무한, 데이터 5GB)을 쓰다가 이달 초 KT가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내놓자 무선통화와 문자는 무한으로 제공하면서 데이터 6GB와 월 5천원 상당의 올레tv 모바일 시청권을 주는 4만 9,900원 요금제로 바꿨다. K씨는 새 요금제가 약간 싸면서도 데이터를 오히려 1GB 더 주기 때문에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거리에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를 지칭하며 '가계 통신비를 확 줄였다'고 선전하는 일부 정당의 선전 문구를 보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통신비가 체감할 만큼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앞다퉈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초반 반응이 뜨겁다. SK텔레콤은 출시 하루만에 새 요금제 가입자가 15만명을 넘어섰고, KT는 출시 열흘 만에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032640]도 일주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넘겼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그동안 없었던 새로운 요금제인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가계 통신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해주는 요금제는 아니라며 꼼꼼히 따져본 후 선택하지 않으면 사례 1의 A씨처럼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 등에는 최근 통신 3사의 데이터 요금제의 단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경우 가족간 모바일(최대 5회선), 인터넷(최대 2회선)의 누적 사용 연수에 따라 10년까지 10%, 20년까지 20%, 30년까지 30%, 30년 이상 50% 할인을 제공하는 '온가족할인'의 할인율을 밴드 데이터 요금제에서 축소한 것에 대해 가장 큰 원성을 사고 있다. SK텔레콤은 밴드 데이터 요금제에는 요금에 할인이 선반영됐다는 이유를 들어 가족간 누적 사용 20년 미만은 아예 할인 혜택을 없애고, 20년 이상은 10%, 30년 이상은 30%로 할인율을 축소했다.

    뽐뿌의 한 회원은 "이번에 나온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온가족할인 50%가 적용되는 줄 알고 좋아했다가 아니여서 엄청난 실망을 했다"며 밴드 요금제로 바꿀 경우 매달 오히려 몇 천원씩 더 들어갈 거 같아서 일단은 변경을 유보했다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현재 요금제에서도 매달 주는 무료 통화를 다 못쓰는 경우도 있는데 유무선 무제한이라고 해도 상술일 수 있다"며 "매달 조금이라도 요금을 더 내느니 차라리 통화 많은 달에만 초과분을 몇 천원 더 내는 게 이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회원은 "누적 가입 20년 이하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아예 없애는 것은 그동안 충성해온 장기 고객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밴드 데이터 요금제의 가장 낮은 요금제인 29.9 요금제에 LG전자[066570]의 전략 스마트폰 G4를 출시할 때 주는 지원금을 다른 요금제에 비해 적게 책정한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SK텔레콤은 밴드 데이터 요금제의 최상위 요금인 100요금제(월 10만원)에서는 G4에 단말기 지원금 26만원을 실었으나 2만9천900원 요금제에는 비례성 기준에 따른 금액보다 6천원 가량 적은 9만1천원의 지원금을 책정하는 데 그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비례성 동일 원칙을 위반하고 저가 요금제 이용자를 차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른 이동통신사들 역시 데이터 중심 요금제라고 해서 무턱대고 가입했다가는 손해가 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뽐뿌의 한 회원은 "KT의 경우에는 4만원대 요금제까지는 유선을 제외한 무선에만 통화 무제한이 제공되고, LG유플러스는 아예 유선 통화 무제한 혜택이 없어 유선 통화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실익이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높은 요금제의 경우 데이터 기본 제공량이 무제한에 가까워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심할 여지없이 혜택이 크다"며 "반면 저가 요금제나 중간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와 요금 차이가 1천∼2천원에 불과해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를 크게 체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고, 자신의 이동통신 사용 방식을 꼼꼼히 분석해 가장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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