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국내 감염자가 18명으로 늘어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메르스 의심환자 및 확진 환자를 위한 격리센터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박종민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위생용품 판매가 급증했다. 중국인 관광객 덕을 보고 있는 관광·유통업계는 파장의 불똥이 튈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1일 온라인 마켓 옥션에 따르면 5월 30~31일까지 마스크 판매량은 1주일 전에 비해 무려 709%가 늘었다. 같은 기간 손세정제 판매량은 147%, 칫솔살균기는 71% 증가했다.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메르스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만큼, '자연 보호막'이라고 할 수 있는 피부를 청결하게 유지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회사원 송윤경(36,여)씨는 "메르스가 공기 중으로 전염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사무실의 인구밀도나 출퇴근길 빽빽하게 찬 전동차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마스크를 구입했다"고 말했다.
내수 침체 속에 중국인 관광객 덕을 보고 있는 관광·유통 업계는 메르스 확산에 따른 매출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주말 매출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감염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만큼, 확산 가능성과 그에 따른 영향도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공항을 통해 입국하거나 명동 등 관광지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우려는 주가에 곧바로 반영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은 전 거래일보다 4.58%, 파라다이스는 0.81% 주가가 각각 내려갔다. 롯데관광개발과 호텔신라도 하락 마감했다.
{RELNEWS:right}이중에서도 특히 관광객에 가장 민감한 것은 역시 면세점이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메르스가 아직 해외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이 아니라 그런지 매출에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공포심이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상황이 바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향후 일주일이 메르스 확산의 고비라고 하니, 이 기간 동안 고객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실내 위생과 소독제 비치 등에 각별히 신결쓸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업계 역시 방한 관광객의 움직임에 민감한 상태다. 기존 예약자의 취소 도미노는 일어나지 않지만 향후 추이가 관건이다. 지난 29일 부터 '방한 관광 시장 상황 점검반'을 꾸리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인과 일본인의 관광객 추이에 뚜렷한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