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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에 '우왕좌왕' 정부, 감염병 연구도 외면

IT/과학

    메르스에 '우왕좌왕' 정부, 감염병 연구도 외면

    '발병 10일 이내 종식' 내세웠던 다부처 연구사업 무산시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청사 로비 자료사진 (윤성호 기자)

     

    메르스 사태에 속수무책인 정부가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정부는 '감염병 위기로부터 조기감시 및 대응기반 확보'를 다부처 연구개발사업을 통한 11개 사회문제 해결 과제 중 하나로 확정했다.

    올해 136억 원 등 5년간 총 480억 원을 들여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농축산식품부, 환경부가 함께 수행한다는 계획이었다.

    현행 병원기반 감시체계로는 감염병 검사·보고에 많은 시간(2주~1달)이 걸려 2차 피해 확산 차단이 어렵다는 문제의식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감염병 조기 인지를 위해 부처 간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고, 감염병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위험성이 큰 병원성 미생물의 검출기법을 고도화해 다중 병원체를 실시간 탐지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감염병 부처 공동연구는 무산됐다.

    공동연구 기대효과로 '감염병 발생 10일 이내 종식'을 내세웠던 정부가 정작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별 부처 단위를 뛰어넘는 융복합 감염병 연구에 큰 기대를 걸었던 관련 전문가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RELNEWS:right}질병 전염단계 규명 및 예측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한 국책기관 관계자는 지난 2일 "감염병 공동연구는 당연히 올해부터 사업이 진행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다부처 연구개발사업 목적이 사회문제 해결인데 현재의 메르스나 과거의 사스, 신종플루처럼 감염병이야말로 중대한 사회문제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이 관계자는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누가 무슨 이유로 감염병을 공동연구에서 제외했는지 이유라도 듣고 싶었는데 그조차 듣지 못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에 대해 미래부 관계자는 "미래부 연구개발투자조정국과 기재부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감염병 연구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전했다.

    정부가 감염병 연구의 시급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랬던 정부는 지금 메르스 사태를 맞아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우왕좌왕이고, 파문은 국가 전체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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