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망자와 3차 감염자가 발생해 전염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여행객들이 검역소를 통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국내에 들어오는 중동지역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15만 명을 넘어섰다. 최근 해마다 15% 이상 급증하는 추세다.
우리 정부는 중동이 기회의 땅이라며 할랄식품과 건설, 한류문화 등 설익은 교류협력사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중동 지역이 메르스와 콜레라, 폴리오 등 인체 감염병 오염지역으로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했다.
최근 메르스 사태가 확산되면서 뒤늦게 공항과 항만검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전까지는 형식적인 서류검역만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 중동 국가 외국인 관광객 15만 명 시대한국문화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 온 중동지역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5만 5,219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3년 13만 명 보다 18.9%, 2010년 8만 9,300명에 비해선 73.8%나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중동지역을 방문하는 내국인까지 포함하면, 연간 인적 교류 규모는 3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더구나 최근 우리나라와 중동지역 국가들의 통상거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중동지역과 관련된 국내 출입국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할랄식품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며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중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제2의 중동 건설 붐을 조성하겠다며, 최근 유일호 장관이 직접 중동지역을 방문하는 등 해외 건설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 세계보건기구, 중동지역 감염병 위험성 경고세계보건기구는 전세계 ‘검역 감염병 오염지역’을 선정해 공개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 국립검역소 홈페이지 등에 대상 국가를 공지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오염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 오만, 쿠웨이트, 요르단, 예멘 등 중동지역 7개국이 지정됐다.
또, 소아마비를 유발하는 ‘폴리오’ 오염지역에 중동의 시리아와 이라크, 이스라엘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콜레라와 조류인플루엔자(AI) 오염지역으로 중동 국가들이 수시로 오르내리고 있다.
◇ 메르스 2012년 첫 발생...국내 검역은 ‘서류로 대체’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메르스는 지난 2012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후 중동지역은 물론 같은 이슬람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도 감염자가 발생했다.
메르스의 전파력을 감안하면 국내 유입 가능성도 얼마든지 예견됐던 사안이다. 특히, 중동지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위험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검역감염병 오염지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선 먼저 비행기 게이트에서 체온을 측정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이어, 미리 배포한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외국에서 열과 기침 등 감염병 증상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있었다고 답한 입국자에 대해선 의사가 직접 문진을 통해 보다 정확한 검사를 실시한 뒤 병원 후송 또는 격리조치를 취하게 된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검역소는 지난 2012년 이후 이번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중동지역에서 입국하는 입국자에 대해 이런 검역절차를 밟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