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스' 당시 환자 아파트명, 동까지 공개
-홍콩 시민들, 한국여행 줄줄이 취소
-메르스 발생한 병원 정보 꼭 공개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권윤희 (위클리홍콩 대표)
이번에는 홍콩으로 가보겠습니다. 홍콩은 사스가 유행하면서 엄청난 고통을 과거에 겪었기 때문에 이 메르스 사태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홍콩을 경유해서 중국으로 출장을 갔던 한국인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자 홍콩정부와 홍콩시민들은 우리 정부의 메르스 대응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고 합니다. 홍콩의 현지 분위기를 들어보죠. 위클리홍콩의 권윤희 대표님을 연결하죠. 대표님 안녕하세요?
◆ 권윤희>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앞서 말씀드렸지만 과거에 홍콩은 사스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지 않았습니까? 메르스 사태에 대해서 더 신경이 곤두서 있겠네요.
◆ 권윤희> 그렇죠. 예전 같은 상황이 홍콩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서 초긴장상태에 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래서 홍콩을 경유해서 중국으로 출장을 갔던 한국 사람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홍콩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 권윤희> 일단 확진 판정을 그때 받지 않았지만 잠복기인 상태에서 홍콩을 갔던 것에 대해서 홍콩사람들은 너무 당황스러워하고요. 그거에 대해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한국 정부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죠.
◇ 박재홍> 지금 우리 정부에서는 메르스 확진환자들이 방문했던 병원을 공개한다든지 이런 조치를 안하고 있는데요. 이런 조치에 대해서 홍콩 당국이나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 권윤희> 홍콩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사스가) 어느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지, 아파트 이름과 동까지 다 밝혔고요. 그리고 어느 병원에서 지금 치료를 받고 있고 어느 빌딩에서, 어느 회사에서 발생을 했는지 정확하게 다 알려줘서 시민들이 각자 스스로 알아서 조심을 하게끔 서로 투명하게 밝혔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너무 베일에 다 싸여있는 상태에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잖아요. 이러니까 스스로 서로를 못 믿고, 정부도 못 믿고 하는 이런 상황을 만드는 걸 절대 이해를 못하고 있죠.
◇ 박재홍> 그러니까 환자들이 갔던 병원은 말할 것도 없고 환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동호수까지 공개했다?
◆ 권윤희> 호수는 말고 동까지 공개를 했어요.
◇ 박재홍> 아파트 동까지는 공개를 했다, 따라서 이런 대응을 하고 있는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다, 이런 반응이 많이 있겠네요.
◆ 권윤희> 네, 그렇죠. 그래서 이번에 홍콩 정부도 우리나라 정부에 병원을 공개하라고 얘기했잖아요. 홍콩 시민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시민이 많은데, 자기네 시민도 바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공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죠.
홍콩 전경 (자료사진)
◇ 박재홍> 무엇보다 이번 메르스 때문에 홍콩이나 중국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랄까요, 한국사회에 대한 이미지도 좀 많이 안 좋아졌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 권윤희> 그렇죠. 지난번에 세월호 사태 이후로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기는 했는데요. 이번에 또 메르스에 대한 대응책이 세월호와 비슷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점점 우리나라의 환자들이 넘쳐나고 전국적으로 퍼져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국민이나 또 우리나라 정부 자체를 못믿겠다는 반응이에요.
◇ 박재홍> 한국 정부가 하는 것을 못 믿겠다. 심지어는 또 홍콩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만나기 꺼려한다는 이런 말도 있던데 사실인가요?
◆ 권윤희> 네, 그러니까 제 개인으로 경험으로 제가 이번 주 토요일에 홍콩 친구를 만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엊그제 한국에 갔다가 돌아왔어요. 그랬더니 홍콩 친구들이 저를 당분간, 잠복기 14일 이후에 만나자고. 한국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도 꺼리더라고요.
◇ 박재홍> 예전부터 오랫동안 알고 있던 지인이었던 홍콩 친구들이 메르스가 유행하는 한국에서 최근에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중에 만나자(그러는군요).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에 계신 분들은 전염병의 위험을 사스 때 너무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그러한 반응이 한편으로는 이해도 되시고 그런 상황이네요. 어떻습니까?
◆ 권윤희> 충분히 이해가 가고요. 홍콩사람들의 이런 대응책이 저는 마땅하다고 봐요. 스스로 자기를 보호하지 않으면 아무리 정부가 대처를 잘해도. 그래서 어느 지역에 가지 말아야 할지 누구를 접촉하지 말아야 할지 시민들이 더 잘 알고 있는 거죠.
◇ 박재홍> 지금 말씀을 들어보면 홍콩사람들은 당분간 우리나라에 방문한다거나 여행은 스스로는 절대 안 올 수도 있겠네요. 어떻습니까?
◆ 권윤희> 이미 많은 홍콩사람들이 한국여행 가는 것을 포기를 한 사람이 많고요. 단체여행객들도 취소하는 사태가 많이 발생을 하고 있어요.
◇ 박재홍> 주변에서도 그런 것이 실제로 많이 느껴지세요?
◆ 권윤희> 네.
◇ 박재홍> 게다가 심지어는 한국에서 홍콩으로 여행 오는 것도 싫어할 것 같은데요.
◆ 권윤희> 한국 여행객들이 단체로 몰려다니잖아요. 그러면 그 근처를 아예 가까이 안 가려고 하죠.
◇ 박재홍> 대한민국 관광객들이 단체로 몰려오면 그 근처로 아예 가지도 않는다.
◆ 권윤희> 네.
◇ 박재홍> 참 이 메르스 때문에…
◆ 권윤희> 심각한 상황이에요.
◇ 박재홍>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네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에서보다 홍콩에서 계신 분들이 더 심각하고 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홍콩에서 사스 사태를 겪어보셨잖아요? 그 현장에 계셨는데, 우리나라 정부에 꼭 당부하고 싶다는 말씀은 어떤 게 있을까요.
◆ 권윤희> 무엇보다 어느 지역에서 발생을 했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하고요. 특히나 병원 같은 곳은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감염률이 더 높을 수도 있죠. 그건 무슨 일이 있어도 정확하게 밝혀야지, 국민들이 그러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해 주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것만은 꼭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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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국민들에게 어떤 최소한의 정보라도, 특히 병원 정보는 꼭 공개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권윤희> 그렇죠.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권윤희>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한국의 메르스 문제에 대한 홍콩 현지 분위기 들어봤습니다. 위클리홍콩의 권윤희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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