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억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성완종 리스트' 등장 인물 중 한 명인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8일 오후 검찰에 소환됐다. 홍 의원은 고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자신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평소에 너무 안 도와줘서 억울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해 긴밀한 관계였음을 시사했다.
이날 오후 12시 42분쯤 서울 서초동 고등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내 홍 의원은 2억원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홍 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 국민들이 한 점 의혹 없게 이 문제에 대해서 진실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유에 대해 홍 의원은 "아마 성완종씨가 평소에 제가 너무 안 도와줬다고 생각해서 좀 억울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다.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성 회장으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선거법 관계나 지역 공천 관계"를 예로 들며 "여러 가지 도움을 요청한게 있었는데 하나도 들어주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성 전 회장이 각종 부탁을 들어주지 않자 억울한 마음에 자신을 지목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 평소 민감한 문제를 부탁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에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대선자금 2억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이 있는 김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고 복도나 사무실에서 마주친 적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4월 9일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 당시 현금 2억원을 캠프 조직총괄 본부장을 맡았던 홍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은 당시 "(2012년 대선 당시) 같이 사무실을 쓰고 어울려다니고 했다. 제가 한 2억 정도 이렇게 줘서. 조직을 관리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 개인적으로 먹을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해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 제기됐다. {RELNEWS:right}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지검장)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제외한 리스트 속 6명을 상대로 서면질의서를 요구해 답변서를 받았으며, 이를 검토한 뒤 홍 의원의 소환을 결정했다.
검찰은 이날 미리 받은 서면 답변서 등을 토대로 홍 의원에게 성 전 회장으로부터 2억원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대선 과정에 부적절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의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상황에서 홍 의원의 이번 소환이 의혹 해소 차원의 단순한 소명에 그칠지, 범죄 혐의 포착의 단초가 될 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