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모집 과정에 관해 명백하게 강제연행이 있었다고 9일 밝혔다.
그는 이날 일본 도쿄도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와의 대담에서 일본군이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 여성을 위안부로 삼은 사건을 거론하며 "군이 명백하게 강제적으로 데려가서 위안부로서 일을 시킨 사례"라고 말했다.
고노 전 장관은 이는 네덜란드 측의 조사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났고 네덜란드 정부도 인정하는 것이라며 부정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는 BC급 전범재판 등에서 인도네시아의 위안소에 관여한 옛 일본군이 처벌받았으므로 이제 끝난 일이라고 하는 일각의 주장에 관해 "그렇다고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는 절대 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고노 전 장관은 고노담화 발표 당시 목덜미를 잡고 끌고 간 사례 등을 보여주는 문서를 발견한 것은 아니라서 결국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대체로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행해졌다'고 기술했으나 강제성을 부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부 동원 방식에 관해 "감언에 의하거나 거짓말을 해서 모았다. 다른 곳에서 일한다고 하고 모집한 것도 있을 것이다. 최근 아베 총리의 얘기처럼 인신매매의 사례도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결국 본인의 의사에 반해서 모은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위안부를 모으고 나서 매우 강제적으로 일을 시켰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군이 이동하면 군이 준비한 차에 타고 이동했다. 완전히 군의 관리에 의한 것이고 이를 보면 명확하게 강제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고노 전 장관은 고노담화가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당시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조사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나서 이뤄진 조사에 기반한 것이고 고노담화 본문에 한반도 출신을 따로 언급하기도 해 고노담화 자체가 한국에 국한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도 있으나 군 위안부 문제 전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노 전 관방장관은 1993년 8월 4일 일본군 위안부 동원이 '군의 요청을 받은 업자가 주로 맡았으나 그런 경우에도 감언(甘言),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해 모집된 사례가 많았으며 더욱이 관헌(官憲)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는 내용의 고노담화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