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1차회의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계속된 선거에서의 패배와 계파주의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재민 혁신위원회'가 12일 첫 회의를 열었다.
혁신위는 앞으로 100여일 동안 다가올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한 당 혁신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일을 맡게 된다.
김상곤 위원장을 포함한 혁신위원 11명은 이날 오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실천선언문을 낭독하고 서명했다.
선언문에는 당원과 국민의 힘을 바탕으로 혁신위원 개인의 이익은 내려 놓은 채 헌신한다는 점과 투명하고 공정한 혁신안을 만드는 내용 등의 각오를 담아냈다.
◇ 조국 "새정치연합 천천히 죽는 길만 남아"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1차회의에서 조국 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혁신위원들은 돌아가면서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담아왔던 당에 대한 불만과 현재 당의 안타까운 현실들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조국 서울대 교수는 평생에 처음으로 특정 정당에서의 직함을 맡게 됐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새정치연합은 김대중·노무현· 김근태를 잇는 정당으로 우리사회 진보 개혁세력의 지위와 역할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현재의 모습은 새정치연합이 천천히 죽는 길만 남아있다. 이런 모습의 정당에 누가 국가권력을 맡기겠나"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반복돼도 기득권 고수와 선거 패배, 내부 분열에 익숙한 정당, 폐쇄적이고 늙은 정당, 만년 2등에 만족하는 정당에 국민은 마음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혁신이 실패하면 총·대선 결과는 불문가지"라며 "그 결과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하에서 계속되고 있는 민생파탄과 민주주의 후퇴가 더 심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혁신위원들 쓴소리… '친노·486 편파 구성' 비판에 '울컥'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1차회의에 참석한 이동학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윤성호 기자)
최연소 혁신위원으로 청년 몫으로 포함된 이동학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그동안 당에서 온 문자들을 분석해보니 3가지로 요약된다. '해달라, 와달라, 봐달라'였다"라며 "당원들은 전당대회같은 선거 때 동원되는 인형이 된다. 선거 끝나면 허수아비 인형으로 바뀐다. 어떻게 당에 애정을 갖겠나"라고 질타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어 "당원들에 뿌리를 둔 정당을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혁신위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인 우원식 의원은 "민생 대위기의 시대다. 무능한 집권 세력을 내년에 반드시 심판하고 대선에서 교체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국민 속에서 다시금 좌도 우도 아닌 아래로 가는 현장형 정당을 만드는 것이 제 평생 소신이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정수 확대를 주장해온 진보적 정치학자인 한림대 최태욱 교수는 "기득권 타파는 제도개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라며 "기득권 타파를 위해서는 공천제도 민주화·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점유율이 보장되는 새 선거 도입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못해도 2등'이라는 문제많은 기득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