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의료진 가운데 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 의료진인 35번(38) 환자와 원내 이송요원에 이어 또다른 의료진 감염 사례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4일 브리핑을 통해 전날인 13일 확진 발표가 났던 138번(37) 환자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라고 밝혔다.
당초 보건당국은 전날 138번 환자의 확진 사실을 발표할 때는 "삼성서울병원 관련 환자"라고만 밝히며 역학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날 발표에 따르면 138번 환자는 지난달 27일 14번(35) 환자가 응급실에 머무를 당시 응급실 진료 1구역인 중앙 구역에서 근무한 의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당시 응급실 근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접촉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138번 환자는 이후 비격리 상태에서 진료를 보는 등 일상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돼, 추가 감염 우려도 확산될 전망이다.
의사인 138번 환자가 비격리된 이유에 대해, 정은경 질병예방센터장은 "삼성서울병원 접촉자와 관련한 명단을 작성했을 때, 14번 환자와의 거리가 얼마나 긴밀한지 등은 적용해 긴밀 접촉자, 밀접 접촉자를 150여 명 별도로 분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분들은 전체적인 접촉자로서 능동 감시대상자로 분류해 관리를 시작했었다"면서 "(138번 환자도) 아마 그런 위험도 분류에 따라 조치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어떻게 위험도가 평가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 접촉자와 관련한 명단은 지난달 29일 파악된 것을 끝으로, 이후 당국이 새롭게 확보한 명단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38번 환자가 몇 명 정도의 환자를 접촉했는지와 관련해서는 "다른 환자들을 어느 정도 (진료) 봤는지에 대해서 조사와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만 말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38번 환자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발열 증세가 보였고 그 이후 자가 격리됐다가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원내 이송요원인 137번(55) 환자에 의한 메르스 전파 우려도 매우 큰 상황이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137번 환자는 지난달 27~29일 14번 환자가 있던 응급실에 머물렀고, 지난 2일 증상이 시작됐지만 그 뒤로 1주일간 관리망에서 빠진 채 일상적으로 근무했다.
이 기간 137번 환자가 직접 이송한 인원만 76명에 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인원은 4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RELNEWS:right}
삼성서울병원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접촉자들을 1인 입원실 격리 및 자가 격리 중이며, 메르스 총력 대응을 위해 외래 진료와 입원 및 응급환자 진료 등을 제한하는 '부분 폐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 사설 구급대 소속 구급요원들 2명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3번(70) 환자와 145번(37) 환자는 지난 5일과 6일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을 거쳐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진 76번(77·여) 환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다가 메르스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들은 76번 환자가 메르스 의심환자인 줄 모르고 이송했기 때문에 장갑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