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황진환 기자)
2016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놓고 '1만 원(시급)으로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5580원(2015년도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는 경영계가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노동계의 요구하는 최저임금 1만 원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80% 가까이 인상된 금액이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위기감이 아주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3월 전국 중소기업 429개 업체를 설문조사한 결과다.
'최저임금이 고율 인상될 경우 대응책'을 묻는 항목에 '신규채용 축소' 29.9%, '감원' 25.5% 등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반응이 55.4%였다.
경영악화로 아예 사업을 종료해야 한다는 응답도 14.5%나 나왔고, 7.2%의 중소기업은 대응책으로 '임금삭감'을 들었다.
'고율 인상'의 '고율' 정도와 관련해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21일 "구체적으로 묻지는 않았지만,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도는 정도로 이해하면 될 거 같다"고 설명했다.
예년 수준은 7% 정도를 뜻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뤄진 두 차례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4년 7.2%, 2015년 7.1%였다.
그런데 지난 3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내년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해 최저임금 논란이 급속하게 가열됐다.
최경환 부총리 발언은 '현재의 경기 불황 타개를 위해서는 노동자 임금을 적정 수준으로 인상해 소비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중소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극도로 민감한 이유는 최저임금이 상여금과 연장근로수당 등 각종 수당 산정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RELNEWS:right}기본급만을 규정한 최저임금 외에 노동자들에게 제공하는 상여금과 각종 수당까지 고려하면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은 과도하고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소기업 67.3%가 "명목상 최저임금액은 월 116만 원이지만, 실제 부담하는 인건비는 월 160만 원을 넘는다"고 밝혔다.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충격 완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정부의 세제 혜택 및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를 가장 많이 꼽았다(32.5%).
이어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22.5%), '최저임금 결정 주기(현재 1년) 변경'(21.0%) 등의 순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 수준을 높이자'는 것은 '영세 자영업자 호주머니를 털어 저임금 근로자를 부양하자'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